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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순창 강천산, 병풍 같은 절벽에 가을색을 수놓다

by 혜강(惠江) 2010. 11. 18.

  

순창  강천산

 

풍 같은 절벽에 수놓인 가을色… 신비롭기까지 하네

 

글=한필석 월간山 기자사진·허재성 영상미디어 기자

 

 

 

 

(위) 단풍 빛에 화사하게 빛나는 강천사계곡. 단풍에 물든 계곡을 가로지른  나무다리를 건너는 탐승객마저도 붉게 물들었다.

 

 

  계곡가 돗자리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박수를 쳐가며 목청껏 노래를 불러댔다. 흥에 겨운 할머니는 엉거주춤 앉아 있는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운 뒤 양손을 마주 잡고서 어깨춤을 췄다.

  순창 강천산(剛泉山·571.9m)은 가는 세월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특히 2.5㎞ 길이의 강천사계곡은 이 계절이면 딴 세상이 펼쳐진다. 나뭇잎마다 울긋불긋 단장하고, 골 양옆에 솟구친 기암절벽은 화사한 가을빛에 물들며 신비로움이 한결 더해진다. 거기에 파란 하늘까지 더해져 절정의 가을 경치를 그려낸다.

  강천사계곡은 산보다 사람들로 더욱 빛났다. 산을 빠져나오는 이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얼굴이 활짝 펴졌다. 산은 온통 추색(秋色)에 젖어 있었다.

 

 

 

  단풍 빛에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강천사계곡 구름다리 일원.

 


  병풍바위가 시작이었다. 돌병풍 같은 바위절벽에 걸쳐진 두 줄기 폭포수는 가벼이 부는 바람에도 가을빛에 젖어든 숲을 향해 물보라를 흩뿌리고, 옥빛 계류에는 단풍잎과 낙엽이 두둥실 떠다니며 가을을 즐기고 있다. 그 풍광에, 그 빛에 깊은 주름까지도 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골 양옆에 솟구친 수십 길 바위벼랑 역시 붉게 물들어 있고,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고즈넉한 풍광으로 깊어가는 가을을 구가하고 있었다. 한발한발 오르는 사이 목탁 소리, 염불 소리가 은은하게 골을 울렸다.

  강천문(剛泉門)을 들어서는 순간 몽롱해졌다. 오후 햇살 아래 산사는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이 어우러져 수채화풍의 선경을 이루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을 달래며 강천사를 빠져나와 좁디좁은 협곡으로 들어서자 철다리가 하늘을 가로질러 있고, 그 철다리 위로 수많은 이들이 신선봉으로 향하고 있다. 신선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가을이 되자 더욱 심해지는가 보다.

 

 

 

 

  현수교 밑을 지나자 골짜기가 널찍해지면서 거대한 절벽에서 세 가닥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구장군폭포다. 옛날 전쟁에서 패한 아홉 장수가 절벽 위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려다 죽더라도 한 번 더 싸워보자는 비장한 결의를 다지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전설이 흐른다. 기암절벽에서는 설악산 토왕폭과 대승폭 그리고 실폭과 같은 웅장하면서도 신비감 넘치는 폭포수 세 가닥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구장군폭포의 풍광에 넋을 잃고 있다 '이러다 해 떨어지기 전 산정에 못 오르지' 싶어 서둘렀다. 선녀계곡으로 들어서자 강천사 계곡의 화려함과 탐승객들의 환호성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고요함이 대신한다. 탐승객들의 옷차림도 뭔가 다르다. 심산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역시 마음가짐과 채비가 달랐다.

  골짜기를 벗어나 사면에 접어들자 산등성이 위로 산성산(山城山·603m) 정상 연대봉과 북바위가 빤히 바라다보인다. 동문 갈림목을 지나 한달음에 북바위 기암절벽 위에 올라섰다. 눈을 찌를 듯 따가운 햇살을 손으로 가리며 산 아래를 바라다보았다. 담양호는 석양에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혹시 싶어 돌아섰다. 발아래 강천사계곡 역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함께 오른 이들을 마주하자 눈동자마다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행·수·첩

 

 

 

산행 길잡이

 

  한국 첫 군립공원인 강천산은 산성산~시루봉(515m)~광덕산(578m)~옥호봉(415m)으로 이어지면서 험준하면서도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들 능선으로 둘러싸인 강천사계곡은 골 양쪽이 거대한 기암절벽을 이룬 데다 1981년 공원 지정 이후 심어진 단풍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울창하게 자라나 숲 분위기가 뛰어나다. 여기에 병풍바위, 구장군바위, 북바위 등 기암과 폭포가 많아 등산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강천산이 인기를 끄는 데는 강천사 위쪽 협곡을 가로지른 현수교도 큰 몫을 한다. 전장 75m, 높이 50m의 현수교는 스릴과 함께 강천사계곡과 산성산 일원의 멋진 조망까지 선사한다. 주 산행 목표인 산성산 정상부 능선과 주능선에는 등날을 따라 삼한시대 혹은 고려 때 산성으로 추정되는 금성산성이 있다.

  이번 주말 절정의 가을을 맞을 강천산은 명산답게 등산로가 골짜기와 능선을 따라 여러 가닥 나 있다. 가벼운 탐승 코스로는 매표소~병풍바위~강천사~현수교~신선봉 왕복 코스(난이도는 ★★★★★ 기준 ★★, 약 5.1㎞·3시간30분)나 매표소~강천사~구장군폭포 왕복코스(★·약 5.5㎞·1시간30분)가 적당하다. 가벼운 산행 코스로는 매표소~강천사~구장군폭포~북바위~연대봉~송낙바위-구장군폭포 코스(★★★·왕복 약 9㎞·3시간30분)가 알맞다. 준족이라면 강천산과 산성산~광덕산을 잇는 능선 종주 산행을 시도해볼 만하다. 약 7시간 ★★★★. 광덕산에서 옥호봉까지 잇고 주차장으로 내려서려면 하루 꼬박 잡아야 한다.

  구장군폭포~제2강천호수~송락바위 구간은 2010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저수지 공사로 산행이 금지돼 있다. 군립공원입장료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어린이 400원. (063)650-1672.

 

 



◆서울→순창=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09:30, 10:30, 13:30, 14:45, 16:10 출발. 3시간20분, 1만6000원.

순창→강천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간격(06:40~18:50) 운행하는 군내버스나 1일 12회 운행하는 직행버스(09:10~17:30) 이용. 약 15분, 군내버스 1000원, 직행버스 1200원. (063)653-2186.

광주→강천산 유스퀘어터미널에서 1일 12회(07:50~16:20) 출발. 1시간20분, 5400원.

드라이브코스 호남고속도로 정읍IC에서 나와 정읍→21번 국도→쌍치→월정초등교 삼거리→강천산 입구나 88올림픽고속도로로 순창IC에서 나와 순창읍내에서 24번 국도 타고 담양 방향 약 1㎞→백산 삼거리→우회전 792번 지방도로→강천산 입구)에서 접근


◆관광단지 내의 붐모텔(061-653-4728)은 시설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2인 1실 6만~7만원(비수기 3만원). 강천각호텔(652-9920)은 식당과 커피숍을 겸하고 있다. 4인실 5만원(비수기 3만원). 단지 내에 토속음식점이 여럿 있다. 복천식당(063-653-9222), 강천골한정식(653-2900).

순창은 태조 이성계가 극찬했다는 고추장뿐만 아니라 맛깔스런 한정식으로도 이름난 고장이다. 읍내의 옥천골(653-1008·1인분 1만원), 남원집(653-2376·2만원), 가람한정식(653-4288·1만원), 민속집(653-8880·1만원), 새집(653-2271·1만2000원), 청사초롱(653-0808·1만~1만3000원)은 모두 이름난 한정식집이다.

읍내 부근 순창고추장특산단지는 고추장 명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40여 고추장명가들은 전시판매장과 함께 마당에 각종 장과 장아찌를 담아놓은 단지를 빼곡히 진열해놓아 진풍경을 연출한다. 장류체험관에서는 숙박과 함께 고추장 제조 과정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문의 및 예약 (063)650-5422. 

 

<출처> 2010. 11. 11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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