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명소
혼자 보기 아까운 산수유 명소 소개
스포츠 조선 = 김형우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으되 봄이 온 것 같지가 않다. 이즈음 날씨가 그렇다. 하지만 따스한 봄기운을 타고 남녘의 화신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들고 있다. 남도에는 이미 매화가 절정을 이루고, 노란 꽃 사태를 연출하는 산수유 또한 춘정을 이기지 못해 북상을 거듭하고 있다. 노란 자태가 개나리 못지않은 산수유는 봄날에는 화사한 기운을, 가을에는 곱디고운 빨간 열매로 계절의 서정을 흠뻑 전해주는 매혹적인 봄꽃이다.
산수유 꽃은 한두 그루피기보다는 수백, 수천그루씩 군락을 이뤄 온 마을을 노랗게 채색해 더 볼만하다. 3월 하순 현재 국내 대표적 산수유 명소 전남 구례는 꽃구경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경북 의성 화전리는 노란빛깔이 곱게 내려앉기 시작했다. 또 수도권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는 양지녘을 중심으로 노란 꽃봉오리가 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재촉하고 있다.
봄은 지금 북상중… 꽃사태 속으로 빠져볼까나~ |
▶산동면 상위마을(전남 구례)=국내 대표적 산수유 군락지이다. 개화 시기도 빨라 이번 주 산수유 축제(18~21일)가 펼쳐진다. 올봄 구례 산수유꽃은 군락지의 길목 격인 반곡마을과 상관마을에서 맨 먼저 자태를 선보였다. 3월 중순 이들 지역에는 산수유꽃이 만발해 지리산의 화사한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반에 널리 알려진 상위마을은 아직 꽃이 덜 피었다. 때문에 이달 중순 반곡-상관마을의 꽃 사태가 하순으로 접어들며 상위-현천-개천마을로 번져 나갈 전망이다. 전북 남원에서 밤재터널을 지나면 구례 땅이다. 3월 하순 구례 산동 땅은 발길 닿는 곳마다 노란 산수유꽃 물결이 펼쳐진다.
산수유나무는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 되는 해발 300~400m 정도의 분지나 산비탈에서 잘 자란다. 지리산 자락 산동면 일원은 산수유나무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산동면에서도 위안리는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꼽힌다. 그중 만복대 기슭에 자리한 상위마을이 대표적인 산수유마을이다. 상위마을 산수유 재배단지에서 생산된 열매는 국내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수확이 좋다.
상위마을엔 수령 300년 이상 된 산수유들이 마을과 계곡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장관을 이룬다. 비좁은 농로길을 따라 가야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은 돌담이 있어 더 정겹다. 봄볕 아래 일제히 꽃망울을 틔우기라도 하면 마치 노란 구름이 내려앉기라도 한듯 화사하다. 이른 아침엔 몽환적 분위기도 연출된다. 안개가 낮게 깔린 아침, 지붕과 돌담길 사이를 물들인 노란 꽃잎은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전주 IC~17번 국도 남원~19번 국도 구례 산동~상위마을
▶백사면 도립리(경기 이천)=이천 도립리 산수유마을은 구례 산동과 더불어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꼽힌다. 따스한 봄날 남녘까지의 꽃구경이 힘들다면 서울 인근 산수유마을의 대명사격인 도립리로 봄 소풍을 떠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천에서 가장 높은 원적산(634m) 아래 자리한 영원사를 향해 가는 길은 송말리에서 부터 도립리를 거쳐 경사리에 이르기까지 산수유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 원적산 자락을 향해 조금 더 가다 보면 이내 주변 풍경을 노란색으로 물들인 산수유꽃 군락과 마주친다.
구례 쪽 산수유마을이 동네 전체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면 도립리는 노란꽃 천지 속으로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마을 안 고샅길로 접어들면 돌담장 너머에도, 밭두덩 사이에도 노랗게 물든 산수유 길이 펼쳐진다. 때문에 휴일엔 화구를 펼쳐 그림을 그리는 상춘객도 눈에 띈다.
도립리 산수유나무는 100~500년 수령의 자생군락지로 3월말~4월 중순에는 꽃 사태를, 가을이면 곱고 빨간 산수유 열매를 맺는다. 도립리 산수유 감상 포인트 중 하나는 마을 중간쯤을 비켜 흐르는 작은 개울. 쪽빛 하늘을 담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개울가 둔덕을 뒤덮은 파릇파릇 새싹은 싱그러운 봄내음을 발산한다. 아담한 농가와 키 낮은 담장도 고향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운치 있는 골목길. 그 길을 살짝 비켜나면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아름드리 산수유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천백사 산수유마을에서는 4월 2~4일까지 3일 동안 '오감만족! 추억 만들기'라는 주제로 '제11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이곳 산수유마을은 3월 중순 현재 막 꽃몽오리가 맺히기 시작했고, 양지바른 곳은 이번 주말(20일) 부터 노란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해 축제기간동안 노란 꽃사태를 펼칠 전망이다.
◇가는 길=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3번국도~이천 신둔면 남정사거리~경사리~도립리~송말리/ 영동고속도로 덕평IC~42번 국도~이천시내~이포대교방면 70번 지방도~백사면 현방리~반룡송~송말리~도립리 산수유 마을
▶봉성면'띠띠미' 마을(경북 봉화)=경상북도의 대표적 오지인 봉화군은 4월에도 눈이 내리는 곳이다. 때문에 봄소식 또한 늦다. 주변 고장에 남녘의 화신이 상륙해 한바탕 잔치를 펼치고 나면 그제야 노란 산수유와 버들강아지가 봄소식을 전한다. 봉화의 화사한 봄기운을 맨 먼저 알리는 것은 산수유 꽃이다. 흔히들 구례와 이천, 의성 등을 국내 최대의 산수유꽃 감상지로 얘기하지만 봉화에도 이에 못지않은 명소가 있다. 봉성면 동양(두동)리 일명 '띠띠미 마을'이다. 이 동네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아름드리 산수유 수천 그루가 마을 곳곳에 박혀 노란 색채의 마법을 펼친다.
봉화읍에서 울진-태백 방향 4km 정도를 달리다 왼쪽 산 능선을 따라 들어서면 노란 별천지가 펼쳐진다. 띠띠미 마을이다. 이곳은 병자호란 때 남양 홍씨가 피난와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마을의 뒤편이 꽉 막혔다고 해서 '두동'이라고도 하고, 따라 부르기 쉽게 '띠띠미'로도 부르게 됐다. 고풍스런 분위기의 한옥이 곳곳에 자리한 가운데 마을 고샅길을 따라 산수유나무가 이어져 격을 더한다.
특히 마을에서 생산되는 산수유는 자양강장제로서의 약효가 뛰어나 한약재, 건강식품 시장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는 게 주민들의 자랑이다. 띠띠미의 산수유꽃은 3월 하순 꽃몽오리가 맺히기 시작해 4월 초순 고운 자태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산수유꽃 만개 시기에 맞춰 시낭송대회를 여는데 올해는 4월 3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가는 길=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영주 IC~36번국도 따라 30분 봉화읍~봉성면~두동리
▶화전리(경북 의성)=흔히들 전남 구례와 경기도 이천을 대표적 산수유꽃 감상지로 들지만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숲실마을 또한 이에 못지않은 기행지이다. 3만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생장하고, 전국 산수유 열매 생산량의 38% 이상을 차지하는 숲실 마을은 3월말이면 마을 전체가 온통 노란 물감을 칠해놓은 듯 산수유꽃이 만발한다. 개화시기에 고향마을을 연상케 하는 고즈넉한 마을 고샅길을 거닐자면 호젓한 꽃감상에 푹 젖어 들게 된다.
산촌의 순수를 간직한 화전리는 의성읍내에서 지척(승용차로 15분여 거리)으로 10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마을이다. 마을 어귀는 화전 2리, 안으로 더 올라가면 정감 넘치는 화전 3리 '숲실마을'이 나선다. 깊은 골을 따라 집들이 점점이 이어지는데, 개울가에는 아름드리 산수유나무가 노란 띠를 이루고 서 있다.
화전리 산수유 꽃 감상 포인트로는 마을 고샅길과 저수지. 옛 담장 너머로 만발한 산수유가 고향마을의 향수를 자극한다. 또 마을 맨 꼭대기에 자리한 저수지에는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산수유 꽃이 피어 있는데, 쪽빛 하늘을 담은 호수가 노랗게 물들어 있는 모습도 한 폭의 수채화에 다름없다. 특히 인적 드문 호젓한 호반을 느릿느릿 거니는 것만으로도 봄날의 서정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화전리 산수유 꽃은 구례 보다는 개화가 늦다. 3월 중순 방긋 솟아오른 노란 꽃몽오리가 주말(20일)이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해 3월말부터는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산수유축제는 오는 20일부터 4월4일까지 펼쳐지며, 27~28일 메인행사가 개최된다.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남안동 IC~안동 방면 5번국도~의성읍~912번 지방도~신감 삼거리 우회전~오상 삼거리 좌회전~신리 지나 화전3리~좌회전 화전2리 '숲실 마을'.
<출처> 2010. 3. 18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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