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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탈리아

이탈리아 여행 : 프로토피노, 시칠리아, 베네치아 등

by 혜강(惠江) 2009. 10. 28.

 

이탈리아 여행

 

너무나 많은 볼거리로 여행자를 지치게 만드는 순례길 

 

 -  프로토피노, 시칠리아, 베네치아 등 

 

 

글·사진 김원섭 여행사진작가

 

 

 

▲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포르토피노 해안과 부호들의 별장. 공공해변에서는 누구나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전 세계 명사들에게 사랑받는 포르토피노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 이탈리아. 북서쪽의 리구리아해부터 서쪽의 티레니아해, 남쪽의 이오니아해, 동쪽의 아드리아해까지 맑고 푸른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세계의 부호들이 즐겨 찾는 리구리아해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포르토피노(Portofino)를 시작으로, 마피아로 잘 알려진 시칠리아 섬의 타오르미나를 거쳐 아드리아해 북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신비로운 해상도시 베네치아에 이르는 이탈리아 해안도시 기행을 다녀왔다.

 

  아름다웠다. 많은 바다를 보았지만 단번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포르토피노의 멋진 해안 풍경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의 명사들에게 사랑받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돌고래가 많이 살아 ‘돌고래의 만’이라 불리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다 1950년대 초부터 유명한 영화배우, 작가, 예술가들이 머물기 시작하면서 고급 휴양지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작은 도시에 들어서자 그 명성을 말해주듯 부호들의 별장, 스타들이 즐겨 찾는 고급 호텔, 레스토랑, 명품숍이 늘어서 있었다. 몇 년 전 로드 스튜어트가 비밀스런 결혼식을 올렸고, 영화 ‘오션스 13’의 주연 배우들이 이곳에서 함께 휴가를 즐겼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럭셔리 휴양지다. 그렇다고 번화한 도시 풍경을 상상하면 안 된다. 인정 많은 사람들, 집과 집으로 연결되는 굽이진 좁은 골목, 해안과 숲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 건물들이 서로 잘 어울려 소박하지만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지도

 

  포르토피노에 들어섰다면 먼저 전망대 역할을 하는 브라운성에 올라 보자. 마르티리 델 올리베타 광장(Piazza Martiri dell Olivetta)에서 파란색 차양을 한 델피노 레스토랑 옆으로 나 있는 작은 골목길을 따라가 보자. 천천히 걸어서 20분 가량 올라가면 나즈막한 산 정상에 우뚝 솟은 브라운성에 다다른다. 이 성은 16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내부는 당시에 그려진 성화와 그 동안 이곳을 찾은 명사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꾸며놓았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소피아 로렌, 그레이스 켈리, 험프리 보거트 등 명사들의 사진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성벽 전망대에 서면 포르토피노 항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요트, 해안 절벽 위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서 있는 별장, 원색으로 단장된 멋진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말 그대로 압권이다. 이곳에 서면 누구나 그림같이 아름다운 포르토피노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 브라운성 전망대에서 본 포르토피노.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아래로 내려와 알 파로(Al Paro) 등대 이정표를 따라 20여 분 걸어가면 하얀색 칠을 한 등대가 나온다. 세상의 끝에서 만나는 등대, 거친 바람과 파도를 견디며 묵묵히 서 있는 등대 아래에 서면 인디고 블루로 끝없이 펼쳐지는 리구리아 바다를 만날 수 있다.

 

 포르토피노의 중심은 단연 마르티리 델 올리베타 광장이다. 바다로 말굽처럼 뻗어 있는 광장 주위로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들이 들어서 있고 구치, 에르메스, 루이뷔통, 불가리 등 명품숍들이 수수한 차림으로 들어서 있다. 산 마르티노 교회가 보이는 도로를 따라가면 누구나 수영복만 있으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수정같이 맑은 바다가 펼쳐지는 작은 해변이 나온다.

 

 

 

 

그리스 극장 유적이 있는 타오르미나

 

 

  마피아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 경상북도보다 조금 큰 화산섬 시칠리아. 이 큰 섬의 관문 메시나에서 버스로 1시간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아름다운 해안도시 타오르미나가 있다. 이 도시는 해발고도 206m 산 중턱에 있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도시다. 동쪽으로는 이오니아해가, 남쪽으로는 해발 3,340m의 에트나 화산이 우뚝 솟아 있다.

 

 시내 북서쪽 해안 절벽 위에 있는 그리스 극장 유적지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이오니아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이 영화 ‘그랑 블루’의 무대가 된 도시다. 그랑 블루에서 눈이 시리도록 푸르게 다가왔던 바다와 강렬한 햇살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환희를 불러일으킨다.

 

 

▲포르토피노의 중심부 마르티리 델 올리베타 광장. 주변에 고급 식당, 갤러리, 명품숍이 많다.

 

 

  도시를 둘러보는 기점은 두오모(대성당)다. 대성당은 작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을 갖춘 곳이었다. 청동 부조로 장식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름다운 성화(聖畵)로 꾸며진 내부가 펼쳐지는데, 지친 여행자들이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두오모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레스토랑, 상점, 호텔들이 늘어서 있는 움베르토 1세 거리다. 그 사이 사이 바다와 산 쪽으로 난 작은 골목에는 어김없이 멋진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두오모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큰 광장과 푸른 이오니아해를 조망할 수 있는 ‘4월 9일 광장’이다. 이 광장은 바다 쪽으로 확 트여 있어 전망대 구실을 한다. 광장은 작은 교회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거리의 악사들이 멋진 기타 연주로 여행자들을 흥겹게 만드는 곳이다. 광장 한 편에 있는 카페에서 에메랄드빛 이오니아해를 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금세 여행자를 행복하게 해준다.

 

  다시 북동쪽으로 난 길을 10여 분 걸어가면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광장이다. 이곳에서 남동쪽으로 5분쯤 걷자 기원전 3세기에 만들어진 그리스 극장이 나타난다. 푸른 이오니아해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절벽 위의 야외극장이다. 가장 큰 지름이 109m로 웅장한 극장은 군데군데 허물어졌지만, 2300년 전에 지어졌다고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다. 지금도 여름밤이면 이곳에서 발레와 연극, 음악회 등이 열려 수많은 사람을 열광시킨다.

 

  극장 터 동쪽 전망대로 가면 타오르미나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붉은색 뷰겐빌리아와 하비야커스꽃이 만발한 시내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쾌청한 날이면 시내 뒤쪽으로 우뚝 솟은 에트나 화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라 산 정상의 분화구에서는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시내의 명소를 둘러봤다면, 메인스트리트 위아래로 나 있는 작은 골목길을 걸어 보자. 작은 도시라 고샅길을 따라 둘러봐도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바다를 배경으로 소박하지만 꽃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집들과 이곳 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히 볼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해상도시 베네치아 

 

  아드리아해에 수백만 개의 말뚝을 세우고 석축을 쌓아 만든 해상도시 베네치아는 신비스러운 도시다. 해안가에 살던 사람들이 6세기경 침입자들을 피해 석호(潟湖) 안의 작은 섬으로 옮겨 가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지구촌 최고의 명소 베네치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석호는 하구에 면한 만이 해수면의 상승으로 바다와 분리되어 만들어진 얕은 호수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수심이 얕은 석호에 석축을 쌓고 흙을 채워 삶의 터전을 일군 것이다.

 

 

                                                             ▲ 베네치아의 상징 곤돌라 뒤로 ‘탄식의 다리’가 보인다. 

 

 

  118개의 섬과 150여 개의 크고 작은 운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수많은 다리, 세레나데를 부르며 노를 젓는 곤돌라 사공,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신비로운 한 폭의 그림이다. 광장 건축의 표본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산 마르코 광장과 대성당, 늘 활기 넘치는 레알토 다리 등의 명소와 이곳 사람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수산시장으로 베네치아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베네치아 여행의 시작은 산 마르코 광장이다.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대성당을 중심으로 두칼레 궁전과 코레르 박물관,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종탑이 있는 곳으로 언제나 수많은 여행자로 붐빈다. 광장에 도착하면 우선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종탑에 올라 보자. 광장과 베네치아 시내는 물론 인근 섬까지 신비스럽게 다가오는 조망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산마르코 광장을 살펴보면 대성당 쪽으로 ㄷ자 모양으로 뻗어 있고 다시 바다 쪽으로 확 트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광장이 사각형이거나 원형을 이룬 반면 한쪽은 아드리아해에 면해 있는 독특한 모양임을 발견하게 된다.

 

 

▲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리알토 다리. 베네치아에서 제일 큰 다리다.

 

 

  광장 앞의 산 마르코 대성당은 11세기에 공사를 시작해 15세기에 완성된 대성당으로 828년 성 마르코의 유골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도시의 수호성인으로 모시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이다. 동양풍의 정면 아치와 양파 모양의 둥근 지붕이 인상적이며, 벽면은 황금색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는 등 웅장함과 뛰어난 예술성을 두루 갖춘 건축물로 유명하다.

 

  바로 옆의 두칼레 궁전도 둘러봐야 할 명소다. 베네치아 역대 총독의 관저였던 곳으로 베네치아파 화가인 티치아노와 틴토레토의 명작과 화려한 천장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뒤로 감옥으로 이어지는 탄식의 다리와 궁전의 동쪽 모퉁이를 장식하고 있는 ‘만취한 노아’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 베네치아 산타마리아데이프라리교회의 아름다운 성화.

 

  산 마르코 광장과 더불어 이곳의 또 다른 명소는 레알토 다리다. 돌로 된 이 다리는 1591년 세 번째로 만들어졌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좁은 골목길을 걸어와 이 다리를 건너면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른 아침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수산시장이 있고, 작은 골목에 들어선 노천카페에서 진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중 교통수단인 ‘바포레토’라는 수상버스를 타고 운하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토마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을 10여 분 걸어가면 아름다운 산타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교회가 나온다. 14~15세기 프란체스코회 교회로 세워진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베네치아 회화의 거장 티치아노의 걸작 ‘성모 승천’을 비롯해 도나텔로의 ‘세례자 요한’ 등 주옥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타오르미나 움베르토 1세 거리에서 흥겹게 연주하는 악사. 

 

 

  인정 많은 사람들, 아름다운 바다와 푸른 숲이 잘 어우러진 휴양도시 포르토피노. 영화 ‘그랑블루’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 너무나 많은 볼거리로 여행자를 지치게 만들었던 베네치아를 돌아보는 내내 행복했다.

 

 

여행 Tip

 

교통 대한항공 직항편이 매주 수·금·일요일에 로마로, 수·일요일에 밀라노로 운항한다. 이 외에 KLM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이 경유편을 운항하고 있다. 12시간 정도 걸린다.

 

포르토피노는 이탈리아 북서쪽 동리비에라해안에 자리잡고 있다. 밀라노에서 IC(Intercity:특급열차)로 2시간, 제노바에서 IC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산타 마르게리타 리구레역에서 82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약 25분 소요)

 

타오르미나는 시칠리아섬 북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팔레르모에서 버스로 2시간40분, 메시나에서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철도는 카타니아에서 타오르미나역까지 50분 정도 걸린다. 열차역은 해안가에 있고, 언덕 중턱에 자리잡은 시내까지는 택시로 10분 정도 걸린다.

 

베네치아로 가는 이탈리아 국내선 비행기는 로마·밀라노·나폴리에서 취항하고 있으며, 열차를 이용할 경우 밀라노에서 IC로 2시간50분, 로마에서 국제특급열차인 ES를 이용하면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수상도시인 베네치아의 대중교통은 수상버스인 바포레토다. 12시간권(14유로), 24시간권(16유로)을 끊으면 전 구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기후 이탈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여름에는 우리나라보다 더 덥고, 겨울에도 온난하나 비가 자주 내린다. 3월부터 10월까지 여행하기에 좋다.

주의 이탈리아는 치안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지만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린다. 소지품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 현금자동화기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

 

 

 

 

<출처> 2009. 4 / 월간산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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