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한반도의 중심' 충주를 찾아서
충주 | 글·사진 이우석기자
'세상의 중원에서 사랑을 외치다'
중원(中原). 바로 충청북도 충주의 옛지명이다. 중원의 의미는 '넓은 벌의 정중앙'이란 뜻이며, 그 안에는 수많은 이들이 중앙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경쟁'을 벌이는 곳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실제 충주는 삼국시대부터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비옥한 토양에 깨끗한 산과 물(남한강)이 지나는 탐스런 땅인 까닭에 누구나 군침을 흘려온 지역이기도 했다.
남하정책을 쓴 고구려 장수왕이 충주땅, 즉 중원을 차지한 후 그 기념으로 세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원고구려비(국보 제205호)와 신라가 세운 중원탑평리칠층석탑(국보 제6호)이 한 곳에서 저마다 우뚝 버티고 선 모습은 바로 그 역사의 흔적을 대변하고 있는 유적이다.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살아온 충주는 그 산수(山水)가 수려하기 그지없다. 여전히 따가운 햇살이 가득한 초가을날 찾은 충주, 남한강이 굽이치는 아래 전반적으로 평평한 너른 들과 유난히 앙칼진 산세는 '중원'다운 편안함과 당당한 위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중원의 자연
사실 충주여행에 있어 '충주호 유람선'을 먼저 떠올린다면, 앞으로 시간날 때면 좀더 부지런히 국내 방방곡곡을 돌아봐야 할 사람이다. 장회·청풍나루와 옥순봉, 구담봉 등 충주호의 대부분 명승들은 충주와는 살짝 비껴난 제천·단양에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거 왜 단양팔경이라 부르지 않던가? 대신 충주에는 다부진 산세를 자랑하는 수주팔봉(살미면)이 있다.
남한강 지류 달천강변을 따라 난 3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시원한 강변에서 세월을 낚고 있는 낚시꾼 몇몇이 보인다. 여름철 피서지로 수많은 인파를 불러들였을 이곳은 바로 수주팔봉이 있는 곳. 지금은 폭포소리만이 시원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고느넉한 산그림자 속에서 삶의 여유를 어망속에, 혹은 머릿 속에 담아가기 좋다.
실제로 보면 자그마하지만(493m) 칼날처럼 튀어오른 험준한 암봉(岩峰) 곁에서 떨어지는 낮은 폭포로 강물과 연결된 괴산. 강변에 서서 유유히 흐르는 물가에 우뚝 선 수주팔봉을 바라보자면, 언젠가 세상을 다 가지고 중원에 우뚝 섰을 대장부의 기백이 전해오는 듯하다. 여느 유명 관광지처럼 안내글이며 오르는 관람데크도 없지만, 그 위용만큼은 결코 남루하지 않다.
◇ 중원의 역사유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충주는 삼국의 역사가 여전히 살아 숨쉬는 도시다. 신라 경주와 백제의 공주·부여, 고려의 개성이 수도로서 주류(主流)들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면 충주는 그네들이 그토록 갖고싶었던 땅, 당시 영토의 중원으로서 상징적인 땅이기에 소중한 발자취를 남겼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문자가 발견되기 전부터 선사인들이 남긴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조동리 선사유적지에는 청동기 집터와 토기 등이 보관된 선사유적박물관이 있다.교과서에서 배웠던 빗살무늬토기를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조선 명장 임경업 장군의 위패가 모셔진 충렬사와 금봉선원이 있는 석종사 등 이름난 절집까지 둘러보면, 왜 충청도란 이름이 충주와 청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는지 옛 도시의 위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신라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彈琴臺)는 시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으로 변모해 있다. 반대편에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마애불(중원 창동 마애불)이 바위에 새겨져있다. 헬레니즘 영향을 받은 세련된 곱상한 부처님이 아닌 투박한 얼굴표정이 친근하게 강을 굽어보고 있다. 해질녘 마애불을 등에 지고 역사의 강을 굽어보고 있으면 이 땅의 화려했던 영화가 흘러가는 물결위로 겹쳐서 보인다.
◇ '충주, 쉼표'
요즈음 충주여행의 압권은 바로 휴양에 있다.귀성길 지친 몸을 이름난 온천에 살짝 데치면(?) 비로소 차가운 가을을 맞을 채비를 제대로 한 셈이다. 약 1000년 전부터 이미 효능좋은 온천으로 유명했던 충주 수안보는 국내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수로 조선왕조실록, 동국여지승람, 여지도 등 고서마다 기록됐을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1885년 일본인에 의해 노천식 욕조가 생기면서 수안보온천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지하 250m에서 용출되는 산도 8.3의 약알카리성 단순유황리튬천(용출수온 53℃)으로, 칼슘,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을 함유해 피부병, 위장병, 부인병, 신경통, 치과질환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안보에 접어들면 일본 온천마을을 연상시키듯 여기 저기 온천장들이 줄을 잇는다. 호텔과 콘도 등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으며, 온천 성수기인 겨울에는 스키장도 운영해 충청권에서 인기가 높다.
오랜된 관광지가 그렇듯 마을에는 놀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충주는 유황천인 문강온천과 탄산천인 앙성온천 등 다양한 종류의 온천휴양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물좋은(?) 곳으로 소문났다. 수안보 중심에 자리잡은 수안보상록호텔은 일요일 투숙객에 한해 숙박과 식사 2회(조·석식), 온천사우나 2회이용(2인 기준)을 묶어 8만3000원에 판매중이다.
※ 충주 여행정보 |
●가는길=충주는 글자 그대로 중원이라 전국 어디에서 출발해도 3시간이면 도착한다. 서울에서는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영동고속도~중부내륙고속도~충주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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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주무술대회 '고수들이 한 자리에' |
전세계 무술고수들이 중원에 모인다.'무술로 세계가 하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충주세계무술축제(www.martialarts.or.kr)가 28개국 51개 무술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충주 유엔평화공원부지에서 개최된다. 사바테(프랑스), 펜칵실라트(인도네시아), 아르니스(필리핀), 크라슈(우즈베키스탄), 블가리안캠포(불가리아) 등 세계 27개국의 무술이 총집합하는 이번 축제에는 대회 참가 무술인들로부터 각국의 전통무술을 배우는 진귀한 체험이 가능해 더욱 흥미진진하다.
보기만해도 재미있는 무술 공연관람만이 아닌, 직접 우리나라 전통무술인 택견을 배울 수 있는 무술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있으며, 송판 등을 격파해 보는 격파교실, 액션영화 스턴트맨으로부터 배우는 스턴트교실, 승마·활쏘기·군장 등 조선시대 무과시험인 무과전시(武科殿試)의 시험 종목을 체험해 보는 무과체험교실 등 다양한 무술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이밖에 전통탈 만들기, 솟대공예, 도자기 체험, 목검 만들기, 인절미 떡메 치기, 송편 빚기, 봉숭아꽃 물들이기, 천연염색, 솟대공예, 칠보공예 등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함께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가족단위 가을나들이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줄 예정. |
<출처> 2008. 9. 10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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