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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여행 종합

내금강, 천하절경 짙고 푸르른 '천년의 숲' 비경

by 혜강(惠江) 2007. 6. 9.

 

내금강 탐방 

 

천하절경 짙고 푸르른 '천년의 숲' 비경

 

 

내금강 '신비의 구름' 걷히다

 

 

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 만폭동 법기봉 자락에 마치 제비집처럼 걸려 있는 보덕암. 구리기둥 하나에 의지한 채 수백년 풍상을 거쳐 온 고려의 대표적 사찰 건축물이다.

 

 

 

 

 

 

금강의 속살 내금강이 열렸다. 내금강은 산세가 가파르고 굳건한 외금강과는 달리 부드러운 듯 아가자기한 절제미를 간직해 '여성'에 곧잘 비유되곤 한다. 특히 완만한 숲길을 따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담과 계류는 주변 절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또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 아름드리 전나무 숲 그늘을 따라 묘길상 까지 난 산길엔 장안사 표훈사 마하연 보덕암 삼신암 등 많은 사찰과 유적을 품고 있어 가히 천혜의 문화유산 트레킹 코스라 불리울 법하다. 짙푸른 신록의 청신한 기운이 가득한 천년의 숲,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가 곳곳에 걸려 있는 듯한 내금강의 속내를 일반 공개에 앞서 들여다보았다. 

 

 

 

  

 

              

  ▲ 삼불암

 

 

 

 

            

              

   ▲ 장안사터

 

 

 

 

            

                

▲ 표훈사 

 

  

 

            

             

▲ 전나무 숲길

 

              

 

             

              

▲ 만폭동 분설담

  

 

              

               

▲ 보덕암에서 본 만폭동.

 

  

                    온정령 106굽이 돌아 표훈사-묘길상까지

                    천하절경 짙고 푸르른 '천년의 숲' 비경

                    비포장 북녘마을 60년대 드라마 세트 온듯



▶ '길에도 등급이 있다' 내금강 가는 길

 

  '나는 천지창조를 목격하였다/ 신천지의 제막식을 보았다' 춘원 이광수가 '금강산유기'를 통해 내금강의 빼어난 경관을 묘사한 구절이다. 자칫 언어의 연금술사와도 같은 대문호의 표현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의 감흥이 과장된 것만은 아니었다.

  내금강을 찾아가는 길목, 온정령 106굽이를 돌아서며 드러나는 만물상이며, 장안사 터를 지나 표훈사까지 이어지는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 그리고 표훈사 보덕암을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고봉의 정취는 '이 땅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은 감탄을 절로 나게 했다.

  금강산은 크게 내-외-해금강 세 구역으로 나뉜다. 금강산을 남북으로 잇는 오봉산(1264m), 상등봉(1229m), 옥녀봉(1423m), 비로봉(1638m), 월출봉(1580m), 차일봉(1529m) 줄기를 경계로 서쪽 내륙의 금강군 일원을 내금강, 동해바다로 뻗어 내려간 고성-통천 쪽을 외금강과 해금강이라 부른다. 경사가 가파른 바다 쪽과는 달리 내금강은 상대적으로 완만해 편안한 느낌이다.

  분단 전 내금강 가는 길은 훨씬 수월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금강산행 열차를 타거나 화천-양구를 통해 내금강으로 향하는 육로를 이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성 쪽 국경을 넘어 외금강 온정각에서 만물상을 거쳐 온정령을 넘어 들어간다.

  온정리에서 내금강 표훈사 까지는 36km. 시멘트-비포장 길이 섞여 있고 온정령 고갯길이 굽이쳐 자동차로 1시간30여분을 달려야 한다. 하지만 곳곳의 자연 경관이며 분단 60여년 세월 속에 고착된 낯선 풍경은 지루함을 달래준다.

  비구름을 잔뜩 머금은 온정령을 지나는 동안은 도통 금강의 느낌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만물상 입구 한하계 계곡부터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온정령 고갯마루 온정령 터널을 지나 금강군에 들어서자 빗줄기도 잦아들었다. 마치 추억 속으로 빠져 들듯 비포장 굽이길이 정겹기만 하다. 단풍마을을 지나고 금강읍 시가지를 지나는 동안은 잠시 1960, 70년대 시대극을 위한 드라마 세트장을 찾은 느낌이다. 물을 댄 논에는 모내기에 바쁘고, 멧돼지 등 산짐승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밭두렁의 촘촘한 목책에서는 '먹고 사는 일'의 소중함이 절로 느껴진다. 철이령을 넘고 전나무 숲길을 지나면서 내금강의 아름다움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백천골 물길을 따라 이어진 도로는 장안사 터를 지나 표훈사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70여 동의 건물을 거느렸던 대찰 장안사 터는 잡풀만 무성했다. 쓸쓸히 서 있는 부도와 가람 기단만이 그곳이 절터였음을 암시해줄 뿐이다.

  그러나 표훈사까지의 숲길은 과연 '길에도 등급이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다. 천년을 버텨 온 아름드리 전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잘 생긴 금강소나무를 품은 기암절벽사이 계곡수며, 새소리가 어우러져 2.5km 진입로는 자연이 빚어낸 멋진 하모니를 연출한다.

 

 

              

    

 ▲ 백화암터 부도와 서산대사비

 

표훈사, 금강산 4대 사찰 풍치 한눈에…

 

 

금강대엔 감탄 문구 '암각글 경연장'보듯

만폭동 8담-묘길상 등 천혜 문화유산 즐비

 


▶ 문화유산의 보고 '내금강'



 

내금강 탐승의 본격 출발지는 표훈사다. 유점사 신계사 장안사와 함께 금강산 4대 사찰로 꼽히는 곳으로, 한국전쟁의 폭격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찰이다. 구름이 걸친 청학봉 오선봉 돈도봉 천일대 등 기암고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한눈에도 명찰의 풍치를 자랑한다. 절문으로 삼은 능파루를 지나 절마당에 이르면 반야보전이 좌우 명부전, 영산전을 날개로 달고 있다. 또 여느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어실각도 사찰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독실한 불자였던 세조가 심신 치료차 표훈사를 찾아 머문 숙소이다.

  가람을 살짝 비켜나면 내금강 만폭동을 향하는 쌍바위돌, 금강문이 나선다. 이 문을 지나자 만폭동 계곡수가 세찬 울음소리를 토해낸다.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은 같은 무지개 옥 같은 용의 초리'라 노래한 바로 그 계곡수다.

  만폭동 계곡이 활짝 열리는 곳에는 금강대가 우뚝 솟아있다. 금강대 주변은 봉래 양사언이 새겨 넣은 '봉래풍악 원화동천(蓬萊楓嶽 元化洞天)'의 글씨 이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글들이 새겨져 있다. 내금강 절경의 감동을 제 이름 석자나 '천하절경 금강산' 등 감탄 문구로 남겨, 마치 암각글씨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만폭동은 구담 비파담 벽파담 분설담 선담 진주담 화룡담 흑룡담 등 8개의 큰 담을 이루며 내금강의 속내를 드러낸다. 그중 분설담의 오른편 법기봉 자락에 걸출한 건축물 하나가 걸려 있다. 고려말 세웠다는 보덕암이다. 7.3m의 구리기둥에 의지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암자는 감탄에 앞서 보기에도 아찔하다. 보덕암은 만폭동 계곡의 전망 포인트에 다름없다. 절 뒷마당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향로봉, 소향로봉, 오봉산 등 만폭동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만폭동 8담 중 마지막인 화룡담을 지나 화개동에 이르면 내금강 관광의 마지막코스 묘길상이 나선다. 고려시대 불상 중 최고 명작이자 동방 최대의 마애불이라 하는 묘길상 마애불(높이 15m, 폭 9.4m)이다.

  비로봉이 지척이지만 여기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한다. 하산 길 표훈사 인근 백화암 터에서 서산대사 부도탑과 고려말 나옹대사의 전설이 담긴 삼불암을 둘러보는 것도 내금강의 빼놓을 수 없는 답사코스이다. 이 정도 여정이면 반나절이 걸린다.

 

 

 

내금강 여행팁
 

▶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홈페이지(

www.mtkumgang.com

)에서 온라인으로 내금강 관광예약을 받는다. 외금강호텔 숙박 기준 2박3일(주중) 요금이 42만원선(외금강은 39만원). 현대아산(02-3669-3000)

 

▶ 한국관광공사는 내금강 관광 시작에 맞춰 금강산에 면세점을 오픈했다. 온정각 동관 1층 255평 규모의 면세점에서는 명품 면세품 이외에도 북한 특산품 등을 판매한다.

 

 


 <출처> 2007.6.7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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