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대2 (시) 적석사 낙조대에서 / 남상학 적석사 낙조대에서* 남상학 얇은 구름 사이로 붉은 낙조 물들고 금빛 햇살에 반짝이는 섬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 그림자를 헤치고 고깃배 한 척 물살을 가르며 여운처럼 하루의 잔영(殘影)을 고물에 끌고 온다.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아름답다 했던가? 하루의 고단한 다리를 끌며 고만고만한 기대와 아쉬움을 떠나보낸 빈 하늘에 외로움 절로 깊어갈 때 아름다움으로 채색하는 소멸의 눈부심같이 바다가 끝난 자리에 언젠가 물살 환한 그리움으로 꿈은 다시 피어날까? 나는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하고 낙조대에 망연히 서 있었다. 손수건 한 장만큼 노을이 남을 때까지 섬들이 흔적 없이 바다를 품을 때까지. * 적석사 : 강화 내가면에 있는 사찰로, 사찰 위의 언덕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도록 낙조대를 만들어 놓았다. 2020. 1. 22. 강화, 이곳은 역사책이다. 강화(인천)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매서운 혹한으로 강화의 바다가 꽝꽝 얼어붙은 날이었다. 얼어붙은 바다의 수면이 물고기 비늘처럼 일어났고, 어선들도 얼음 바다에 갇힌 채 얼어붙었다. 강화 땅에서 혹독했던 것이 어찌 날씨뿐이었을까. 가까이 있어서 외려 잘 보이지 않는 곳이 .. 2018. 1.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