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재1 (시) 꽃재 / 남상학 꽃재 - 남상학 동대문 밖 왕십리 홍익동 언덕은 갖가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예부터 ‘꽃재’라 불렀다. 가시떨기 우거진 돌밭 눈물로 일궈 예쁜 꽃씨 뿌린 머나먼 세월 당신 사모하는 애절한 마음이 봄 뜨락에 하이얀 목련으로 피기도 하고 여름날 햇볕에선 해바라기로 피기도 하고 추운 날 빨간 동백 송이로 벌기도 하고 저마다 아름다움을 다투어 피는 꽃숲에 우리는 날마다 신나는 나비와 꿀벌 되어 홍익동(弘益洞)* 이름 그대로 하늘과 땅, 사람을 두루 아우르며 조화롭게 살았다. 새벽에는 푸른 종소리에 어둠의 날개 털고 맑은 이슬 머금어 미역을 감았지. 낮에는 훨훨 날아 단꿀을 여기저기 나누어 주다가 진액(津液)에 취하여 낮잠을 자고 깊은 밤엔 임 그리워 편지를 쓰다가 긴 밤 단꿈에 들기도 했지. 얼마나 아름다운가.. 2013. 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