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의 독백(獨白)1 꽃밭의 독백(獨白) / 서정주 꽃밭의 독백(獨白) - 시소(娑蘇) 단장 - 서정주 노래가 낫기는 그중 나아도 구름까지 갔다간 되돌아오고, 네 발굽을 쳐 달려간 말은 바닷가에 가 멎어 버렸다. 활로 잡은 산돼지, 매로 잡은 산새들에도 이제는 벌써 입맛을 잃었다. 꽃아, 아침마다 개벽하는 꽃아. 네가 좋기는 제일 좋아도, 물낯 바닥에 얼굴이나 비취는 헤엄도 모르는 아이와 같이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海溢)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1960)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사소 설화'(娑蘇說話)를 모티프로 인간 세계의 유한성과 인간 본질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원한 절대 세계를 갈망하는 구도적(求道的) 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시는 전통 설화를 창조.. 2020. 2.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