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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2

(수필) 보름달 / 김동리 보름달 - 김동리(金東里) 새벽달보다는 초승달이 나에게는 한결 친할 수 있다. 개나리, 복숭아, 살구꽃, 벚꽃들이 어우러질 무렵의 초승달이나 으스름달이란, 그 연연하고 맑은 봄밤의 혼령(魂靈)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소식(蘇軾)의 ‘봄 저녁 한 시각은 천 냥에 값하나니, 꽃에는 맑은 향기, 달에는 그늘(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陰)’이라고 한 시구(詩句) 그대로다. 어느 것이 달빛인지 어느 것이 꽃빛인지 분간할 수도 없이 서로 어리고 서려 있는 봄밤의 정취란 참으로 흘러가는 생명의 한스러움을 느끼게 할 뿐이다. 그러나 그렇단들 초승달로 보름달을 겨룰 수 있으랴. 그것은 안 되리라. 마침 어우러져 피어 있는 개나리, 복숭아, 벚꽃들이 아니라면, 그 연한 빛깔과 맑은 향기가 아니라면, 그 보드라운 숨결 같은.. 2008. 11. 24.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 - 글·사진 남상학 경주가 낳은 우리 문단의 두 거목(巨木). 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은 경주 출신으로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들이다. 이 두 분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이 경주 불국사 입구 맞은편(경주시 진현동 551-1)에 세워졌다. ‘동리․목월문학관’이라 명명한 건물 안에는 이 고향에서 성장한 두 문학인의 발자취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뜻있는 문인들을 중심으로 동리ㆍ목월기념사업회를 결성하고 이들이 경주시의 협력을 얻어 2006년 3월24일에 개관한 것이다. 지난 번 경주에 왔을 때 불국사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문학관 안내표지판을 본 터라 차는 불국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산책을.. 2008.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