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규1 야초(野草) / 김대규 야초(野草) - 김대규 돈 없으면 서울 가선 용변도 못 본다 오줌통이 퉁퉁 뿔어 가지고 시골로 내려오자마자 아무도 없는 들판에 서서 그걸 냅다 꺼내 들고 서울 쪽에다 한 바탕 싸댔다 이런 일로 해서 들판의 잡초들은 썩 잘 자란다 서울 가서 오줌 못 눈 시골 사람의 오줌통 뿔리는 그 힘 덕분으로 어떤 사람들은 앉아서 밥통만 탱탱 뿔린다 가끔씩 밥통이 터져나는 소리에 들판의 온갖 잡초들이 귀를 곤두세우곤 했다 - 시집 《흙의 노래》(1995) 수록 ◎시어 풀이 *용변(用便) : 대변이나 소변을 봄. *싸댔다 : ’똥이나 오줌을 눴다‘는 뜻의 속된 말 *뿔리는 : ’불리는‘의 사투리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서울이라는 비정한 공간을 대상으로 하여 사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작품으로, 농촌의 생명력.. 2020. 4.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