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천1 호젓한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들꽃 경북 김천 청암사 호젓한 비구니 도량 김천 청암사의 들꽃 글·사진 남상학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이 시는 백석이 쓴 ‘여승(女僧)’의 한 구절로 ‘여승에 대한 슬픈 인상’을 형상화한 것이다. 비구니 도량을 찾아가는 길에 머릿속에 떠올려 본 대목이다.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불령산·1317m) 깊은 자락에 자리 잡은 청암사(靑岩寺). 아름드리 나무들이 즐비하고 청류가 흘러내리는 계곡을 걸어 올랐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인지 파란 이끼를 가득 머금은 바위들, 깨끗하다 못해 존재의 유무를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투명한 계곡물, 파란 하늘을 모두 가려버린 잣나무와 소나무들이 낯선 이방.. 2007. 5.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