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내게로1 (시) 기어이 내게로 / 남상학 기어이 내게로 언제나 뒷짐을 지고 침묵하는 당신이 오늘은 뚜벅뚜벅 걸어오십니다. 하늘을 향하여 손을 펴고 기도하는 나무들은 새벽바람을 깨우며 일어서고 싱그런 바람은 꽃 한 송이 가슴에 달고 손짓하며 지나갑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개의 작은 별빛 같은 것 멀리 떠나지도 못하고 당신을 그리워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긴 세월 고뇌의 울음들이 은총의 별 무리로 빛나느니 오늘은 굳게 닫은 빗장을 풀고 기어이 내게로 돌아와 눈물을 씻기시는 태산(泰山) 같은 당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황홀한 고백인 것을 이제야 알 수 있습니다. 2020. 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