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끝에1 공사장 끝에 / 이시영 공사장 끝에 - 이시영 "지금 부숴 버릴까" "안돼, 오늘 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 "안돼, 오늘 밤은 오늘 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그래도 안돼……" 두런두런 인부들 목소리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루핑 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작은 발이 삐져나온 어린것들을 불빛인 듯 덮어주고는 가만히 일어나 앉아 칠흑*처럼 깜깜한 밖을 내다본다 - 《바람 속으로》(1986) 수록 ◎시어 풀이 *루핑 집 : 아스팔트 찌꺼기로 코팅한 두꺼운 종이로 지붕을 만들어 얹은 집. *칠흑 : 옻칠처럼 검고 광택이 있음. 또는 그런 빛깔.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산업화 · 도시화의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철거민의 비참한 삶과 이러한 폭력을 가해야 하는 철거반 인부의 상황을 극적 구성.. 2020. 8.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