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규1 별국 / 공광규 멸국 -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 시집 《소주병》 (2004) 수록 ◎시어 풀이 별국 : 별이 떠 있는 국 멀덕국 : 건더기는 없고 멀건 국물만 가득한 국(충청도 벙언) 사리(舍利·奢利) : 부처나 성자의 유골로 후세에는 화장한 뒤에 나오는 구슬 모양의 것을 일컬음. ▲이해와 감상 ‘별국’은 가난했던 절에 시절에 먹던, 변변한 건더기 하나 없던 멀덕국으로, 시적 화자인 ‘나’는 이러한.. 2020.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