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를 보며1 겨울나무를 보며 / 박재삼 겨울나무를 보며 - 박재삼 스물 안팎 때는 먼 수풀이 온통 산발을 하고 어지럽게 흔들어 갈피를 못 잡는 그리움에 살았다. 숨 가쁜 나무여 사랑이여. 이제 마흔 가까운 손등이 앙상한 때는 나무들도 전부 겨울나무 그것이 되어 잎사귀들을 떨어내고 부끄럼 없이 시원하게 벗을 것을 벗어 버렸다. 비로소 나는 탕에 들어앉아 그것들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기쁘게 다가오고 있는 것 같음을 부우연 노을 속 한 경치로써 조금씩 확인할 따름이다. ◎시어 풀이 산발(散髮) : 머리를 풀어 헤침. 또는 그 머리. 탕(湯) : 목욕탕이나 온천 등의 목욕하는 곳.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고뇌하던 젊은 시절과 중년의 삶을 ‘나무’라는 자연물에 대응시켜 노래하고 있는 서정시이다. 즉 화자인 ‘나’는 탕에 들어가 앉아 여름 나무와 겨.. 2020. 3.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