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노래1 겨울 노래 / 오세영 겨울 노래 - 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 그늘 지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이제는 간데없고 저녁마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지금은 온데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暴雪)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紅柿)*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蘭)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릴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 시집 《벼랑의 꿈》(1999) 수록 ◎시어 풀이 *문살 : 문짝의 뼈대가 되는 나무오리나 대오리. *진눈깨비 : 비가 섞여 내리는 눈. *홍시 : 흠뻑 익어 붉고 말랑말랑한 감. 연감. 연시 *치다 : 식물이 가지를 내 돋게 하다. 기르다. ▲이.. 2020. 7.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