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산호(居山好) 21 거산호(居山好) 2 / 김관식 거산호(居山好) 2 - 김관식 오늘, 북창을 열어 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 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 보옥(寶玉)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 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 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 그 품 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 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 아아(峨峨)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 네 품이 고향인 그리운 산아 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 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 꿈 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 - 《창작과 비평》”(1970) 장거리 : 장이 서는 거리, 세속적인 삶의 공간 수(壽)하는 : 오래 사는 보옥(寶玉) : 보석 아아(峨峨)라히 : 산이나 큰 바위가 험할 정도.. 2020.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