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풀1 개밥풀 / 이동순 개밥풀 - 이동순 아닌 밤중에 일어나 실눈을 뜨고 논귀*에서 킁킁거리며 맵도는 개밥풀 떠도는 발끝을 물밑에 닿으려 하나 미풍에도 저희끼리 밀리며 논귀에서 맴도는 개밥풀 방게 물장군들이 지나가도 결코 스크램을 푸는 일 없이 오히려 그들의 등을 타고 앉아 휘파람 불며 불며 저어가노라 볏집 사이로 빠지는 열기 음력 사월 무논*의 개밥풀의 함성* 논의 수확을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몸을 함부로 버리며 우리의 자유를 소중히 간직하더니 어느 날 큰비는 우리를 뿔뿔이 흩어놓았다 개밥풀은 이리저리 전복*되어 도처에서 그의 잎파랑이를 햇살에 널리우고 더러는 장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어디서나 휘몰리고 부딪치며 부서지는 개밥풀 개밥풀 장마 끝에 개밥풀 자욱한 볏집에 가려 하늘은 보이지 않고 논바닥을 파헤쳐도 우리에겐 그림.. 2020. 8.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