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江) 21 강(江) 2 / 박두진 강(江) 2 - 박두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날 강물은 숲에서 나와 흐르리. 비로소 채색되는 유유(悠悠)한 침묵 꽃으로 수장(水葬)하는 내일에의 날개짓 아, 흥건하게 강물은 꽃에 젖어 흐르리 무지개 피에 젖은 아침 숲 짐승 울음 일체의 죽은 것은 떠내려 가리 얼룽대는 배암 비눌 피발톱 독수리의, 이리 떼 비둘기 떼 깃죽지와 울대뼈의 피로 물든 일체는 바다로 가리. 비로소 햇살 아래 옷을 벗는 너의 전신(全身) 강이여. 강이여. 내일에의 피 몸짓 네가 하는 손짓을 잊을 수가 없어 강 흐름 핏무늬길 바다로 간다 - 《거미와 성좌》(1962) 얼룽대는 : ‘얼룽얼룽하다’, 크고 뚜렷한 무늬나 점 따위가 고르게 촘촘하다 죽지 : 새의 날개(깃)가 몸에 붙은 부분, 울대뼈 : 앞 목에 두드러져 나온 .. 2020. 3.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