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야기1 (시) 가을이야기 / 남상학 시(詩) 가을 이야기 - 남상학 바람 스치고 간 거리 노란 은행잎 떨어져 밟힐 때 콩알만 한 저녁 햇볕을 광주리 담아 이고 저만큼 앞장서서 걸어오는 아내여 흩어졌던 영혼의 비둘기 떼 모아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자. 한 생애 오랜 날 비워 둔 자리 내 육체의 상처를 싸매듯 반나절 남은 햇볕으로 흙벽돌 만들어 무너진 담을 쌓고 창을 바르고 부서진 울타리를 매만져 사립문을 세우자. 갈 바람결 차가운 날씨에 불 지피고 밤에는 덧문 닫아 등불 켜고 심지 다독여 가난한 마음에 향을 피우면 단비처럼 내리는 평화 물살처럼 흘러넘치는 우리들의 안식 빈방 사랑의 둥지에서 나누는 체온을 누가 알까, 끓는 물 한 주전자에 어리는 행복의 입김을 누가 알까, 아내여. 긴 밤 고독을 즐기며 지새는 가을이 겨울 지난 새벽 한 잎 동백.. 2020. 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