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1 가을에 / 정한모 가을에 -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작이는 미소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쥔 아기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낸 전설 속에 묻혀버리는 해저(海底) 같은 그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상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墜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의 기억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 2020. 3.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