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1 (시) 가을 아침 / 남상학 시(詩) 가을 아침 - 남상학 넓은 유리창 너머 투명한 하늘이 저벅저벅 걸어오고 아침 치약 냄새가 상큼하게 공중 높이 걸린다. 그 사이로 '치카치카' 상긋 이를 닦은 귀여운 서연이가 '할아버지, 좋은 아침' 한 마디 던지고서 손 흔들며 방긋 인사를 한다. 그러면 나는 이불을 털고 일어나 하얀 양파껍질을 한 겹씩 벗겨내듯 맵고 신 상큼한 냄새로 눈물로 얼룩진 창을 닦는다 멀리 북한산 계곡 물소리가 내 귓전에 와서 '쏴아' 아침 창문을 열면 이 가을, 내 참회의 기도는 너무도 산뜻하여 투명하고 새콤하다 남대천 물결 거슬러 솟구치는 빙어 떼 하얀 은빛이 유리창에서 부서진다. 2020. 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