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부활
인간 구원의 드라마, 성경의 클라이맥스
기민석 침례신학대 구약학 교수
인간의 원죄 해결을 위해 구약이 제시한 ‘율법’의 실패 후
신약은 예수의 대속이라는 ‘구원의 은혜’를 제시
▲세바스티아노 리치의 18세기 작품 '부활'.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것이 성경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대목은 예수의 죽음, 그리고 부활이다.
버나드 앤더슨은 미국 프린스턴대학에서 오래도록 강의하셨던 저명한 성서학자다. 타계하신 분이지만, 나는 학교에서 성서를 가르칠 때마다 이분은 한국의 신학교를 위해 태어나신 분이라고 소개한다. 성서에 대한 학문적 시각과 신앙적 성찰을 잘 균형 잡아 알려 주시기 때문이다. 이 온건한 학자께서 성서를 말할 때마다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 있다. 성서는 하나의 ‘드라마’라는 것이다.
성서 읽기의 어려움
성서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신앙적 열기에 도전도 하지만, 완독에 실패하기 일쑤고 완독해도 곳곳의 의미를 쉽게 간파하기는 어렵다. 성서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 책일까?
개신교 성서는 66권의 개별적 책이 집결해 있는 하나의 전집이다. 각 책의 내용이 매우 개별적이고 순서도 꼭 시간 순은 아니어서, 어느 독자든지 익숙하지 않은 읽기를 해야만 한다. 많은 신앙인이 성경을 읽어 보기도 전에 교회로부터 성경에 대한 정보를 쉽게 습득하기에, 처음에는 자신만만하게 도전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직접 읽기 시작하면 진땀이 난다.
우선, 성경은 꽤 두껍다. 성경 안의 책들은 저자들이 제각각이고, 저술 시기도 서로 간에 큰 간격이 있다. 견해차가 있기는 하지만, 적게는 400년에서 많게는 1,000년간의 시간에 걸쳐 형성되고 발달한 책이 성경이다.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었다 보니, 그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책마다 다르기도 하다.
기독교 성서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나뉘어 있다. 구약성경은 본래 유대교인들의 경전이었다. 이 유대교로부터 예수가 출현하였고, 급격한 복음전파로 인해 기독교가 탄생하였다. 예수도, 바울도, 초기 예수 운동가들도 대부분 유대교인이었다. 이들은 자기들이 보던 유대교 경전을, 예수 이전의 약속이라 생각하여 ‘구약’이라 불렀다. 예수 운동 이후 저작된 그들의 문헌을 새로운 약속이라 보고 ‘신약’이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이 둘을 하나로 엮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많은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는, 서점에 기독교 성경뿐만 아니라 유대교 성경도 같이 진열되어 있다. 유대인들의 성경을 사게 되면, 신약이 없어 예수의 가르침을 읽을 수 없다. 하지만 구별하기 어렵지 않다. 유대인들의 성경은 ‘타나크(Tanakh)’라고 책 이름이 적혀 있을 것이다. 유대인의 타나크도 개신교의 구약성경과 내용은 똑같다. 다만 책의 배열 순서가 좀 다를 뿐이다. 구약과 신약은 서로 언어도 다르다.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헬라어로 기록되었는데 각 언어가 속해 있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실’낙원에서 ‘득’낙원으로
이 방대한 분량과 다양한 내용이 뒤섞인 성경을, 앤더슨은 하나의 드라마라고 말한다. 단순화의 오류도 있겠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성서를 알기 쉽도록 접근하게 한다. 평소에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드라마는 늘 어떤 문제로 시작한다. 사랑하는데 집안이 반대하거나, 불치의 병에 걸려 애태우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는 마지막에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결혼에 성공하는 해피엔딩이기도 하고, 주인공이 세상을 떠나는 눈물의 종결이기도 하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문제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클라이맥스가 항상 극적으로 등장한다. 시청률이 최고조에 이르러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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