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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천리포수목원, 불칸의 유혹과 노란목련의 미소에 취하는 하루

by 혜강(惠江) 2018. 4. 17.



천리포수목원


불칸의 유혹과 노란목련의 미소에 취하는 하루


천리포수목원 목련 축제 4월 20~29일



글 김현미 기자 , 사진 김형우 기자




잎의 안팎이 모두 붉은 불칸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로 시작되는 박목월 시, 김순애 곡 ‘사월의 노래’를 흥얼거릴 즈음 천리포수목원에 다다른다. 하지만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이들은 안다.

  이곳에는 ‘목련꽃 그늘’이 없다는 것을.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대부분 성장한 나무에 인위적인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생겨난 대로 자라는 대로 내버려 둔다. 그러다보니 나무 밑동에서부터 뻗은 가지에 잎이 달리면 지면에 닿을 만큼 축 늘어지곤 한다. 그 덕분에 관람자에겐 좋은 점도 있다.

  목련처럼 키 큰 나무에 달린 꽃을 자세히 보려면 고개를 쳐들고 발끝까지 세워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바로 눈높이에서 꽃대까지 다 볼 수 있다. 고개를 숙여 코를 꽃 가까이 묻고 향기에 취하는 호사도 누린다. 꽃그늘 대신 꽃향기다.  


꽃그늘 대신 꽃향기    

  천리포수목원에서 4월 20일부터 열흘간 ‘목련 빛 내 인생’을 주제로 한 봄꽃 축제가 열린다. 평년보다 매서웠던 꽃샘추위와 돌풍을 이겨내고 꽃봉오리를 맺은 목련들이 몸단장을 끝내고 관람객을 기다린다. 냉해로 더러 상처 입은 꽃봉오리가 눈에 띄지만 그래도 긴 겨울을 버티고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천리포수목원은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중국산 백목련 외에 짙은 적색의 꽃잎이 활화산처럼 타오른다 해서 불칸이라 불리는 적목련, 여러 갈래로 갈라진 꽃잎이 발레리나의 치마처럼 하늘거리는 별목련, 흰색과 핑크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콜럼너핑크, 단아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갖춘 노란목련 등 700여 종의 목련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목련 서식지다. 천여 그루의 목련 나무에서 수천 개의 꽃송이가 초봄부터 여름까지 여기저기서 피고 지는 모습 자체가 장관이다.  

  올해는 늦추위가 찾아와 목련 축제 개막일이 예년보다 늦은 4월 22일로 정해졌다. 수목원 측은 목련마다 개화 시기가 제각각인 데다 기후까지 변덕스러워 해마다 축제 시기를 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올해 목련 축제에서 어느 목련이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낼지는 하늘만이 아는 일일지도. 지난 2월 천리포수목원의 제7대 원장으로 부임한 김용식 원장은 “목련 축제를 통해 일반적인 백목련, 자목련뿐만 아니라 노란색, 분홍색 등 천리포수목원이 보유한 다양한 목련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바란다”고 했다. 천리포수목원은 1997년 세계목련학회 총회를 개최한 바 있고, 2020년 총회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축제 기간 ‘비밀의 숲’이 열린다  



불칸



  올해로 3회째인 천리포수목원의 목련 축제는 매년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소문난 봄꽃 축제다. 특히 축제 기간에는 4월 21일, 22일, 28일, 29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사전 예약자(최대 30명)에 한해 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천리포수목원의 비공개 지역 중 하나인 목련원에 입장할 수 있다.  

  또 민병갈기념관 1층 밀러가든 갤러리에서는 수목원 설립자인 고 민병갈(미국명: Carl Ferris miller) 박사가 사랑한 목련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민병갈 박사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매일 아침 ‘굿모닝, 맘’ 하며 문안 인사를 드렸다는 큰별목련 ‘라즈베리 펀’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향을 떠나 57년간 이 땅에 홀로 살며 이곳에 묻힌 한 남자의 삶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축제 정보: 천리포수목원 www.chollipo.org     


큰별목련 빅버사 



실린드리카 


▲ 노란 목련



스트로베리크림 



큰별목련 닐 맥케잔


트레브홀맨 



▲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큰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는 고 민병갈 설립자의 흉상



<출처> 2018. 4. 13 / 신동아 5월호



<보충자료> ----------------------------------------------------------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 전화 : 041-672-9982


  태안반도의 끝자락인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태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천리포수목원은 민간수목원으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들여온 도입종까지 약 14000여 종류의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곳은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故 민병갈 (미국명: Carl Ferris Miller)설립자가 40여년 동안 정성을 쏟아 일궈낸 우리나라 1세대 수목원이다. 1962년 부지를 매입하고 1970년부터 본격적인 나무심기를 시작한 수목원은 교육 및 종다양성 확보와 보전을 목적으로 관련분야 전문가, 후원회원 등 제한적으로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가 2009년에 일부지역이 일반에 공개되었다. 전체 면적이 17만평에 이르는 수목원은 호랑가시나무, 목련, 동백나무, 단풍나무, 무궁화 5속을 중심으로 13,200여 품종의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물자원이 식재되어 있다.


  故 민병갈 설립자는 식물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한 사람도 아니고 또한 외국인이지만 평생 동안 자신의 전 재산을 들여 민둥산의 박토를 일궈 지금의 수목원을 만들었다. 그러한 숭고한 정신과 철학으로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으며, 산림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여받고,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되었다.


<요금>

12월 ~3월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 아동 4000원, 특별할인 5000원

4월 ~ 11월  성인 9000원, 청소년 6000원, 아동 5000원, 특별할인 6000원


무료입장 - 1~3급 장애인, 36개월 미만 유아

특별할인 - 65세이상, 국가유공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4~5급 장애인, 1~3급 장애인보호자

단체할인 - 성인 30인 이상 : 1,000원 할인

지역할인 - 태안주민 : 50%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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