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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집트, 아프리카

인도양 세이셸, 비현실적 바다·화강암섬의 거대한 위용…

by 혜강(惠江) 2018. 4. 4.

 

인도양 세이셸

 

비현실적 바다·화강암섬의 거대한 위용…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곳

 

 

 

세이셸 프랄린·라디그= 트래블조선 유영훈 기자

 

 

 

  세이셸의 자연경관은 굳이 이것저것 가릴 것이 없다. 어디서건 그저 고개만 돌리면 세계 유력 언론의 찬사에 대해 금방 수긍할 수 있다. 작은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인공의 소음은 사라지고 날 것의 소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태초의 풍경'은 완성됐다. 

 

 

곤드와나 대륙의 흔적… 시간이 멈춘 섬, 라디그
성경 속 에덴동산의 재림, 프랄린

 

 

 

▲ 라디그의 앙스 수스 다정 해변. 세이셸을 대표하는 가장 포토제닉한 해변이다./유영훈 기자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위 앙스 수스 다정… 거대한 화강암이 만든 압도적인 풍경
에덴의 전설이 서린 발레 드 메 국립공원… 세계서 가장 섹시한 열매 '코코 드 메르'


 

  각국의 관광지를 여행하다 보면 숱한 과장을 만난다. 특별함이 없는 곳에 허황된 선전 문구를 달고 스토리를 가미해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영국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해변… 세이셸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를 처음 들었을 때도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다. 그냥 휴양지에 붙이는 일반적인 선전 문구 정도로 가볍게 치부했다. 

 

  그러나 세이셸은 결과적으로 그 반대였다. 이전의 내가 수없이 봤던 바다, 구름, 하늘과는 아주 달랐다. 이 작은 섬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우리 땅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불가사의이자 위대한 자연의 유산을 경험했다. 이런 감동 때문이었을까. 수도가 있는 마헤 섬에서 프랄린 섬으로, 다시 라디그 섬으로 넘어갈 때마다 바다의 색은 더 찬란하게 변했다.

 

 세이셸의 자연경관은 굳이 이것저것 가릴 것이 없다. 어디서건 그저 고개만 돌리면 세계 유력 언론의 찬사에 대해 금방 수긍할 수 있다. 이곳의 사람들은 아무런 의도 없이 본 모습 그대로 순수하고 친절하며 자연 또한 훼손되지 않은 태초의 빛을 간직하고 있다.

 

 

◆ 아름답고 독특한 풍광, 라디그

 

 

  주도(主島) 마헤를 떠난 고속 페리가 프랄린 섬을 거쳐 관광객을 세이셸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라디그(La Digue)에 풀어놓았다. 세이셸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섬과 섬 사이를 경비행기나 배로 이동해야 한다. 라디그는 면적이 10㎢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선착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2~3시간이면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세이셸의 41개 화강암 섬 가운데 가장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으로 세상에서 아름다운 해변은 모두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가는 곳마다 빼어난 절경을 뽐낸다.

 

 

 

라디그 섬 앙스 수스 다정에 석양이 내리고 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이 해변은 회색빛 화강암과 푸르게 우거진 야자수가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인오션 M&C

 

 

  세이셸을 전 세계에 알린 이 한 장의 사진. 영국 BBC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위로 선정한 앙스 수스 다정(Anse Source d’Ardent)이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핑크빛과 회색빛을 오가는 해변의 거대한 화강암들은 어느 각도에서도 압도적 풍경을 뽐낸다. 

 

수억 년 파도에 산호가 부서져 만들어진 고운 모래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빛까지 더해져 이곳이 지구인지 헷갈릴 정도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대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인간은 고작 작은 점 하나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 라디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자전거다. 주인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주로 자전거를 이용한다.  

 


  라디그 여행은 목적지가 따로 없다. 지도 한 장과 자전거만 있으면 충분하다. 길 닿는 대로 가다가 마음에 드는 해변이 있으면 물에 들어갔다 나와서 다른 곳으로 떠나면 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중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인도양의 절경이 나타났다. 맨발로 고운 모래의 질감을 즐기면서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렀다. 라디그 섬 어디를 가도 청명한 태양빛과 코발트빛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셔터만 누르면 작품 사진이 된다.



  해변으로 가기 전에 섬 중앙에 있는 자이언트 거북 무리를 만나는 일도 흥미롭다. 멸종 보호 동물로 지정된 자이언트 거북은 다 자라면 무게가 300㎏이 넘는다. 평균 수명은 100~300살이다.


  작은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인공의 소음은 사라지고 파도 소리, 바람 소리, 새 소리 등 날 것의 소리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몸도 마음도 가장 가벼워진 상태에서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해가 뜨고 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것 같다. 그렇게 느릿느릿 시간은 갔고 '태초의 풍경'은 완성됐다.

 

 

◆ 에덴의 재림, 프랄린


프랄린(Praslin)은 세이셸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주도 마헤에서 북동쪽으로 45km가량 떨어졌다. 경비행기로 15분 또는 고속 페리로 50분 정도 걸리는 이 섬의 백미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발레 드 메(Vallee De Mai) 국립공원이다. '5월의 계곡'이라는 뜻으로 세이셸의 상징이 된 코코 드 메르(Coco de Mer) 나무 6,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문화유산이자 국립공원인 발레 드 메는 6,000여 그루의 코코 드 메르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태초의 정글과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세이셸에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코 드 메르의 열매는 무게만 25kg이 넘는다. 코코넛 나무의 일종으로 암·수가 구별되어 있으며 각각의 생김새가 암나무의 열매는 여성의 엉덩이를, 수나무의 열매는 남성의 성기를 빼닮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라는 별칭이 붙었다. 수명이 200~400년으로 열매가 맺히는 데만 10여 년이 걸린다. 코코 드 메르 외에도 6종의 세이셸 토종 야자수가 자라고 있다.  

 

  18세기 당시 숲의 최초 발견자인 영국 고든 장군이 성경 속에 나오는 천국인 에덴동산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을 만큼 나무의 높이가 24~35m에 달하는 원시림의 위용이 대단하다. 1억5천만 년 전 곤드와나 대륙 시기부터 형성된 거대한 야자수와 희귀식물로 울창한 정글 같은 숲은 어둡고 축축하다. 높은 야자수가 울창하게 분포해 있어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인데 금방이라도 나무들 사이로 영화 '아바타'의 여전사 네이티리가 나타날 것만 같다.

 

  프랄린 역시 해변을 놓칠 수 없다. 섬 북서쪽에 있는 해변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른바 있는 앙스 라지오(Anse Lazio)는 투명한 물빛과 초승달 모양의 넓고 긴 해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여행 전문지에서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뽑힌 바 있다. 

 

 

 

 

     

◆ 여행수첩

 

가는 길

 

    인천-세이셸 직항편은 없다. 보통 아부다비나 두바이를 거쳐 간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두바이-세이셸을 주 14회, 에티하드 항공은 아부다비-세이셸을 주 12회 운항한다.

 

주의점

 

1. 화폐는 세이셸 루피(SCR). 1루피는 한화로 약 80원이며 유로, 달러, 신용카드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관광지에서 유로와 달러를 받지 않는 곳이 있으니 약간의 루피는 환전하는 것이 좋다.

2. 앙스 수스 다정은 사유지다.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유니온 이스테이트(L'Union Estate)를 지나야 한다. 입장료는 115 세이셸루피(약 9200원).

3. 발레 드 메 공원의 입장료는 성인 350세이셸루피(약 2만8000원). 대략 1시간 3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4. 마헤 주변 섬 여행은 페리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마헤에서 라디그로 곧장 갈 수는 없고 프랄린을 경유해야 한다.

 

 

 

▲ 라디그에 있는 앙스 수스 다정 , 바다와 하늘이 세상의 푸른 색을 모아놓은 듯 눈시리다.

 

▲ 유니온 이스테이트 내 자이언트 거북 서식지에는 수십 마리의 거북이 울타리 안에 있다.

 

▲ 앙스 수스 다정에는 집채 만한 화강암이 해변 곳곳에 놓여 있다.

 

▲ 앙스 수스 다정, 투명한 물빛과 부드러운 모래, 수많은 기암괴석이 특별한 조화를 이룬다.

 

▲ 코코 드 메르, 좌측이 수열매, 우측이 암열매이다.

 

▲ 프랄린 섬 파라다이스 썬호텔 앞 해변,  백사장의 모래는 곱고 파란 바다는 따뜻했다.  

      
 
 

 

 

트래블조선 유영훈 기자

 

 

<출처> 2018. 4. 4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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