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맛집 정보/- 맛집

대구 서문시장 남양갈비찜, 소갈비로 시작해 돼지갈비찜으로 명성 높아져

by 혜강(惠江) 2018. 3. 21.



대구 서문시장 남양갈비찜


소갈비로 시작해 돼지갈비찜으로 명성 높아져


글 사진  이정훈(월간외식경영 외식콘텐츠마케팅연구소 실장)


갈비찜은 대구 서문시장의 명물이다. 서문시장 갈비찜은 간장과 설탕을 넣고 쪄낸 국물이 자박한 일반 갈비찜과 다르다. 국물이 거의 없고 고춧가루 양념을 해서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더구나 돼지갈비는 구이로는 많이 먹지만 찜으로 먹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곳에선 돼지갈비를 찜으로 조리한다.

 시장 안에 갈비찜 전문점이 몇 곳 있는데 1982년 개업한 <남양갈비찜>이 원조다. 이 집은 본래 냉면과 해물전골을 파는 대형 식당으로 출발했다. 1986년 서문시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점포 규모가 작아지면서 고깃집으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소갈비 중심의 갈빗집이었다. 당시 소갈비는 1인분에 3500원, 돼지갈비는 1500원씩이었다. 갈비를 먹으러 온 손님들 가운데 “기왕이면 갈비찜도 먹고 싶다”는 손님들이 많아 1987년부터 지금과 같은 양푼이 갈비찜을 시작했다.

 단골손님 가운데 소갈비 먹으러 오던 대학 교수들이 많았다. 교수들이 차츰 제자인 대학생들과 동행하는 경우가 잦았다. 나중에는 이 학생들이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 출입이 늘면서 주 메뉴였던 소갈비는 뒷전이 되고 돼지갈비찜이 전면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방송 등의 매체에서 갈비찜에 관심을 갖고 소개하면서 갈비찜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지금은 메뉴가 딱 두 가지다. 소갈비찜(1만3000원)과 돼지갈비찜(7000원). 여기에 공깃밥은 별도(1000원)다. 핏물을 뺀 갈비를 삶아 기름을 제거하고 간장 양념으로 밑간을 해둔다. 주문이 들어오면 갈비에 고춧가루와 마늘로 양념해 찜으로 만들어서 내간다.




매운 갈비 맛에 개운한 김치의 조합, 여운 남아 

  달달한 맛으로 먹는 보통 갈비찜과 달리 이 집 갈비찜의 매력은 매운 맛이다. 처음엔 매운 줄 모르고 먹는다. 먹으면서 서서히 매워진다. 다 먹고 일어설 때쯤 매운 맛이 본격적으로 느껴진다. 식당을 나서면서 어느새 땀이 삐질삐질 난 자신을 발견한다. 먹을 땐 몰랐는데 집에 도착할 때쯤 그 매운맛에 미련과 여운이 남는다. 아마 첫사랑의 느낌이 이럴지도 모르겠다. 그 매운맛의 정체는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이다. 양념용 고춧가루와 마늘이 매운 듯 맵지 않다. 입에 넣어보면 약간 단맛도 난다.

 갈비찜은 훌륭한 밥 반찬이자 술안주다. 양수겸장의 메뉴인 것이다. 반찬들이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모두 정성이 들어갔다. 나물들과 김치, 된장찌개가 맛있어 밥집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김치와 된장찌개 맛이 뛰어나다. 매운 갈비 맛과의 조화를 위해 김치를 비롯한 나머지 반찬들을 일부러 맵지 않고 심심하게 만들었다. 주인장에 따르면 예전 냉면집 시절부터 김치 맛 좋기로 유명했다고. 물김치 맛처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구수한 김치 맛은 지금도 여전하다. 김치는 갈비찜을 먹고 난 뒤의 매운 맛을 달래주는 구실을 톡톡히 해준다. 소갈비 국물과 멸치국물에 재래식 된장과 청국장을 풀어 끓인 된장찌개 역시 단골손님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술 먹은 다음날 찾아와 된장찌개 국물 마시는 손님이 적지 않다고.



 
             

  남은 갈비 양념에 남은 밥을 비벼먹어도 꿀맛이다. 밥과 갈비가 만나 감칠맛을 낸다. 매운 맛을 싫어하는 손님에겐 좀 순한 매운맛으로 조리해준다. 오후 늦은 시간대에 오는 손님들은 소주 한 병을 추가로 주문해 ‘소주를 안주 삼아’ 밥과 갈비를 맛있게 비운다.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워낙 많아 양념 맛은 물론, 가격도 8년 전 그대로라고 한다. 주인장 김영숙(69) 씨의 딸 전선영 씨가 15년째 부모님과 함께 갈비찜 맛을 이어가고 있다.


▲ 대구 중구 큰장로28길 25   053-255-4600



[출처] 2018. 3. 9 / 조선닷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