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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여행 종합

여름 한나절 여행, '한나절의 행복' 찾아 춘천으로, 파주로

by 혜강(惠江) 2017. 8. 5.

 

              여름 한나절 여행 

 

'한나절의 행복' 찾아… 춘천으로, 파주로

 

 

글·사진=최갑수·여행작가 

 

 

    애니메이션박물관·제이드가든…

   춘천, 지혜의숲·아트 뮤지엄·보광사… 파주
   실컷 놀았는데도 '저녁'

 


1 춘천 방문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의암호 카누 타기. 탁 트인 호수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속 오래 묵은 고민을 씻어준다. 2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대형 조각품과 수백개의 바람개비. ‘색종이 접어서 바람개비 만들자’는 동요를 절로 흥얼거리게 한다. 1 춘천 방문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의암호 카누 타기. 탁 트인 호수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속 오래 묵은 고민을 씻어준다. 2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대형 조각품과 수백개의 바람개비. ‘색종이 접어서 바람개비 만들자’는 동요를 절로 흥얼거리게 한다.


 

온 국민을 꽁꽁 묶어두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잠잠해졌다. 미뤄두었던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텔과 항공편 예약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이왕이면 메르스 한파를 녹이는 데도 일조할 겸 국내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겠다. 해가 길어진 여름이다. 서울에서 오전 7~8시에 출발해 여행지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노곤해진 몸을 누일 수 있는 곳, 춘천과 파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다.

 

'여름 춘천' 최고 인기 코스 의암호 카누

춘천은 가깝다.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2시간, 경춘선 전철을 탄다면 2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당일치기 여행지로는 최고다. 가볼 만한 곳도 많고 닭갈비며 막국수 등 맛있는 먹거리도 있다.


춘천 하면 떠오르는 곳이 공지천이다. 수변 산책로와 조각공원, 보트장 등이 갖춰져 있다. 자전거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주말이면 전철을 타고 자전거족도 많이 찾아온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공지천 오리배는 춘천을 찾은 데이트족의 필수 코스로 꼽혔다. 에티오피아 참전비 옆에 들어선 '이디오피아의 벳(집)'은 '그 시절' 경춘선을 타고 춘천을 찾았던 이들이 한 번쯤은 들렀던 곳이다. 당시만 해도 흔히 맛볼 수 없는 원두커피를 냈던 곳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원두커피 전문점이기도 하다. 1968년 문을 열었는데, 에티오피아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가 개관을 축하하며 에티오피아 황실 커피 생두를 외교 행랑을 통해 보냈다고 한다. 공지천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 춘천 여행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의암호 물레길이다. 카누를 타고 의암호 주변을 돌아본다. 노를 저으며 조용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다 보면 고즈넉한 여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카누는 북미 인디언들이 즐겨 타던 배. 카누가 한쪽에만 날이 달린 노를 사용하는 반면 카약은 양쪽에 날이 달린 노를 사용한다. 급류를 타지 않으니 카누가 뒤집힐 염려도 없다. 인디언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한 만큼 배우기도 쉽다. 15~20분 정도 교육을 받으면 전진과 후진, 방향 바꾸기가 가능하다.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송암레저타운에서 출발해 붕어섬을 거쳐 의암댐까지 다녀오는 약 3km 구간이 가장 일반적이다. 1시간 정도 걸린다. 다이내믹한 카약에 비해 카누는 한결 느리고 여유롭다. 노젓기를 하면 배는 고요히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노와 물이 부딪혀 만들어내는 소리가 수면 위에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부드럽게 수면을 미끄러지는 카누 위에 앉아 있으면 어느새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듯하다.

 



1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꾸민 ‘제이드 가든’ 2 벽초지문화수목원. 이름 그대로 푸른 풀과 못이 어우러진 곳이다. 100여종의 교목과 200여종의 관목 등 1400여종의 식물이 장관을 이룬다. 1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꾸민 ‘제이드 가든’ 2 벽초지문화수목원. 이름 그대로 푸른 풀과 못이 어우러진 곳이다. 100여종의 교목과 200여종의 관목 등 1400여종의 식물이 장관을 이룬다.


 
춘천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애니메이션박물관에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국내 유일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으로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원리, 제작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아트갤러리, 입체극장, 음향제작 체험실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황금박쥐, 로보트 태권V 시리즈 등 추억의 만화영화 소품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도 추천한다. 막국수를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 메밀의 생태, 막국수의 종류와 제조법, 역사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막국수 만들기 체험에도 도전해보자. 메밀 반죽에서부터 면 뽑기 및 삶기를 거쳐 시식까지 해볼 수 있다. 직접 만들어 먹는 맛이 유명식당에서 먹는 막국수 맛 못지않다.

연인과 함께 갔다면 제이드 가든을 지나칠 수 없다. '숲 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콘셉트로 꾸민 유럽풍 정원이다. 토스카나 양식으로 지은 방문객센터 뒤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다양한 식물을 자유롭게 심어놓은 영국식 보더 정원, 아름다운 분수 외 식물의 정형미가 잘 어우러진 이탈리안 가든, 수생식물원 등 주제별로 다양한 수목원이 꾸며져 있다. 드라마 '너는 펫' '사랑비' 등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저녁에는 구봉산 전망대 카페거리로 가보자. 춘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꼽히는 이곳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카페마다 테라스를 내놓고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춘천 시내의 아름다운 풍경은 춘천이 주는 특별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연인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 김유정 문학촌과 레일바이크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김유정역 맞은편 레일파크에 조성된 책 조형물. 오정희·전상국·김별아 등 강원도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사람보다 큰 키로 늘어서 있다. 김유정역 맞은편 레일파크에 조성된 책 조형물. 오정희·전상국·김별아 등 강원도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사람보다 큰 키로 늘어서 있다.


 
파주, 반나절만 짬을 내도 행복해지는 곳

어디론가 긴 여행을 떠나기 부담스러운 분들께, 한나절 아니, 반나절만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분들께 파주를 권해 드린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따라 1시간을 가면 닿는다. 헤이리,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출판단지, 보광사 등등 가볼 만한 곳이 꽤 있다.


처음 들를 곳은 헤이리 예술마을이다. 헤이리를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것. 산책을 하다 재미있는 건축물을 만나면 카메라에 담고 그러다 마주치는 미술관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이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카메라타'는 방송인 황인용씨가 LP와 턴테이블, 진공관 앰프 등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마련한 카페 겸 음악 감상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높은 천장은 클래식의 음을 한층 깊이 전해준다.

헤이리를 걷다 보면 '북하우스' 건물을 만난다. 그랜드 피아노를 닮은 외형이 춤사위를 연상시켜'춤추는 건물'이라고도 불린다. 출판사 한길사가 운영하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단층처럼 보이는데, 건물 속으로 들어가면 모두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북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2층의 나지막한 경사로를 산책하듯 걸으며 책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헤이리에는 놀이공간인 '딸기가 좋아' '영화박물관' 등 가족이 함께 가볼 만한 곳도 많다.


수백 개 바람개비 앞에서 아이와 함께 동요를

헤이리에서 나와 자유로를 계속 따라가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닿는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상(像)을 연상시키는 대형 조작품과 수백 개의 바람개비가 설치되어 있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곳답게 디카족들의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푸른 잔디 위에서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를 보자니 동요가 머릿속을 맴돈다.
 
 '색종이 접어서 바람개비 만들자/…/ 저 언덕 끝까지 돌리면서 갈 테야~'

평화누리공원 한쪽에 자그마한 놀이공원도 자리한다. 범퍼카며 회전목마, 바이킹 등이 갖춰져 있다.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할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재미를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출판단지에는 창비, 열린책들, 열화당 등 국내 300여 출판사가 모여 있다. 건물 대부분이 유명 현대 건축가의 작품. 특히 주목할 만한 건물 중 한 곳이 바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다.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만들어진 미술관으로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베루 시자의 작품이다. 물결 치는 듯한 독특한 외관, 기둥 하나 없이 유연하게 흘러가는 실내등이 보는 이를 감탄시킨다. '지혜의 숲'도 가보자.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무료도서관이다. 6.5m 높이의 책장에 15만권의 책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서가의 길이는 약 3.1㎞에 달한다. '권독사(勸讀士)'라는 자원봉사자가 상주해 있어 책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국내 대부분의 수목원은 산을 끼고 있지만, 벽초지문화수목원은 너른 들판에 펼쳐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탐방을 즐길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수목원은 산을 끼고 있지만, 벽초지문화수목원은 너른 들판에 펼쳐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여름의 진초록빛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광탄면에 자리한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글자 그대로 푸른 풀(碧草)과 못(池)이 어우러진 곳이다. 100여종의 교목과 200여종의 관목, 70여종의 수생식물 등 1400여종의 식물이 어우러져 자란다. 국내 대부분의 수목원이 산을 끼고 있는 반면 벽초지문화수목원은 들판에 위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탐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목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한가운데 자리한 호수 '벽초지'다. 연못가에는 수양버들이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고 수면 위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여름 햇빛을 받아내고 있다. 고요한 수면 위로 비치는 여름 풍경이 더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연못 한쪽에는 정자 '파련정'이 있고 그 앞으로 통나무 다리인 '무심교'가 지난다. 호수 가장자리에 기대어 있는 나룻배도 운치를 더한다.

고령산 기슭에 자리 잡은 '보광사'는 우리나라에 자리한 수많은 보광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찰이다. 894년(신라 진성여왕 8년) 왕명에 따라 도선국사가 비보사찰로 창건했다. 정교하고 화려하게 조각된 공포와 퇴색한 단청이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는 대웅전 앞에 서면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풍경 소리, 스님의 독경 소리가 어우러져 마음 한켠이 차분해진다.

보광사 근처의 용미리 석불(보물 제93호)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맛있는 집

춘천
은 막국수와 닭갈비의 고장. 샘밭막국수(033-242-1702), 남부막국수(033-256-7859), 유포리막국수(033-242-5168), 온의일점오닭갈비(033-253-8635), 우성닭갈비(033-254-0053) 등이 유명하다. 사농동에 자리한 평양냉면(033-254-3778)은 춘천시민이 아끼는 냉면집이다. 60년 역사를 자랑한다. 육수가 진하다.


파주 복두부집의 두부보쌈. 파주 복두부집의 두부보쌈.


 
파주 오두산막국수(031-941-5237)는 원래 유명한 집이었는데 허영만의 '식객'에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 집 막국수는 메밀 함유량이 매우 높다는 것이 특징. 녹두빈대떡도 맛있다. 뇌조리 국수집(031-946-2945)은 '갈쌈국수'로 유명하다. 잔치국수나 비빔국수를 불 향이 지그시 밴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다. 복두부집(031-945-8258)은 장단콩을 이용해 두부를 직접 만든다.
 


[그래픽] 경기 파주 / 강원 춘천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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