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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홍콩. 마카오

홍콩,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by 혜강(惠江) 2017. 2. 9.

 

홍콩

 

동서양 문화의 조화,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세계 음식의 전시장으로도 불리는 문화의 용광로

 

조선 트래블

 

 

▲코즈웨이 번화가 / 빅토리아 피크에서 보이는 홍콩의 야경

 

  '향기로운 항구' 라는 한자 이름을 가진 홍콩(Hong Kong, 香港). 오랜 격변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대륙과 도서 지역의 생활 양식이 혼합되고, 동서양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온 홍콩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려한 스카이라인, 고급 쇼핑몰의 우아한 겉모습과는 달리 골목 안쪽으로 한걸음만 들어서도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서민들의 푸근한 일상을 엿볼 수 있고, 클래식한 트램이 유유하게 시내를 달리는 매력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분위기에 매료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올드한 차찬텡이 여전히 건재하며, 세계 음식의 전시장으로도 불리는 문화의 용광로, 홍콩 속으로 들어가 보자.

 

홍콩섬 여행의 중심지 IFC 몰

 
 
 

 국제금융센터  

 

 홍콩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공항고속전철(AEL)을 타고 20분이면 홍콩역에 도착한다. 홍콩 국제금융센터(International Finance Centre)는 센트럴 방향으로 이어지는 육상 통로와 홍콩섬 페리 터미널 방향의 오버패스가 관통하는 교통의 요지다.

 5성급 호텔인 포시즌스(Four Seasons) 내부에는 딤섬 뷔페로 유명한 미슐랭 3스타 ‘룽킹힌(Lung King Heen)’과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카프리스(Caprice)’ 같은 최고급 레스토랑이, IFC 몰에는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 매장과 명품 매장, 깔끔한 식당가가 자리 잡고 있다. 지하 아케이드에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팀호완(Tim Ho Wan)’의 지점까지 있어 쇼핑과 식도락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핫 플레이스다.

 

홍콩의 미식 구역 소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홍콩섬의 북쪽, 552m 높이의 태평산(Victoria Peak, 太平山) 중턱까지 고층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구불구불한 산간도로와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미드레벨(Mid-Levels, 半山區)에 도착한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1993년 만들어진 것이 바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다. 약 800m 길이로 놓인 이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1994)'에 등장하며 더 유명해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영화 속 주인공이 여전히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가정집의 굳게 닫힌 창문이 스쳐 지나가고 번화가 건물 안 가게의 분주한 움직임도 고스란히 들여다보인다. 육교 아래로 보이는 청과상인의 알록달록한 과일 수레, 차와 사람이 뒤섞여 지나는 시장통의 생생한 풍경, 가벼운 차림으로 소호의 저녁을 즐기러 나온 이방인들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에스컬레이터의 중간 지점은 소호(SoHo, South of Hollywood Road)에 닿아 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세계 각국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발달한 미식 구역이다. 스톤튼(Staunton)과 엘긴(Elgin)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갤러리, 골동품점과 소품매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얼얼할 정도의 매운맛으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칠리 파가라(Chilli Fagara)’, 밀크티로 유명한 ‘란퐁유엔(Lan Fong Yuen, 蘭芳園)’ 본점, 에그타르트 전문점 ‘타이청(Tai Cheong) 베이커리’ 등 널리 알려진 가게가 많다. 특별한 목적 없이 거리를 걷다가 맥주 한 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편안함은 소호만의 매력이다.

 
 
 
국수 골목, 고프 스트리트
 

 

대표적인 다이파이동 '싱흥유엔'

 

  소호 북쪽 고프 스트리트(Gough Street, 歌賦街)의 ‘카우키 누들(Kau Kee, 九記牛?)’ 앞에는 저녁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소고기를 듬뿍 넣어 끓인 쌀국수와 걸쭉한 카레 국수 두 가지 메뉴만으로 9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사를 이어 온 가게는 영화배우 양조위의 단골가게로 알려지기도 했다. 

  바로 맞은편의 ‘싱흥유엔(Sing Heung Yuen, 勝香園)’은 이른 아침부터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소호의 또 다른 명물이다. 땅콩버터를 바른 바삭한 토스트와 중독성 있는 토마토 라면이 간판 메뉴로, 다이파이동(Dai Pai Dong, 大牌檔)이라 불리는 홍콩의 전통 노천식당의 명맥을 이어간다.

 
 
 
 
화려한 쇼핑가, 침사추이
 
 

침사추이에서 바라본 홍콩섬 전경

 
 

  빅토리아 항구는 홍콩섬과 주룽반도(Kowloon, 九龍)를 잇는 천연항으로, 홍콩이 국제 무역도시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침사추이(Tsim Sha Tsui, 尖沙嘴) 쪽의 산책로에서는 건너편 홍콩섬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이 정면으로 바라다보이며, 밤마다 화려한 레이저 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진다.

  페리 터미널과 연결된 하버시티는 하루 수십만 명의 유동 인구가 드나드는 홍콩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다. 게이트웨이 아케이드, 오션센터, 마르코 폴로 홍콩 호텔과 오션 터미널, 퍼시픽 클럽 안에 45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하버시티 2층 전망대에서도 건너편 홍콩섬 전경이 뚜렷하게 보인다.

  까르띠에, 티파니 같은 주얼리 매장이 많은 1881 헤리티지 앞의 작은 광장은 시즌마다 화려한 장식의 조형물이 전시되는 야외 미술관으로 홍콩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찾게 되는 포토존이다.

 올드 홍콩의 향수를 자극하는 차찬텡

 

 

'화양연화'속 주인공들이 커피를 마시던 테이블

 

   자찬텡(Cha Chaan Teng, 茶餐庭)은 1950~60년대의 홍콩 식당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다방과 경양식 레스토랑을 혼합한 형태인데, 마카로니 수프, 볶음국수, 땅콩버터를 바르거나 햄을 끼운 토스트, 밀크티 같은 메뉴를 주로 판다. ‘황금방울새’라는 뜻의 ‘골드핀치(金雀) 레스토랑’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 2000)'와 '2046(2004)'의 촬영 장소로도 알려졌다.

 
  오래된 금전등록기와 전표, 자질구레한 소품, 영화 속 주인공 양조위와 장만옥이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던 테이블도 그대로 남아 있어 영화팬들이 주로 찾는 명소다. 한편, 빛바랜 벽지와 그린톤의 타일 기둥이 조화를 이루는 ‘미도 카페(Mido Cafe, 美都餐室)’에서는 커피와 홍차, 우유를 절묘하게 섞은 원앙차(鴛鴦茶)를 맛보아야 한다. 더운 여름이라도 따끈한 차로 주문해 설탕 한 스푼 반쯤 넣어서 마시다 보면 쌉싸름한 첫맛과 달콤한 뒷맛이 어우러지며 그윽함을 선사한다.
 


홍콩의 특색 있는 재래시장

 
 

 ‘인파 가득하고 번성하는 지역’이라는 의미를 가진 몽콕 (Mong Kok, 旺角)은 실제로 유동 인구가 많아서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지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십여 개의 재래시장이 밀집된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이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Temple St. Night Market)이다.

  오후 늦은 시간부터 상인들이 장사 준비를 하느라 분주해지고, 저녁 무렵 조명이 켜지면 시장 전체에 활기가 넘친다. 크고 작은 기념품과 잡화, 장신구를 파는 매대 사이에서는 흥정이 이루어지고, 골목 중간마다 요깃거리를 파는 식당도 눈에 띈다. 스파이시 크랩은 홍콩의 특산물 중 하나인 ‘머드 크랩’을 고추기름에 마늘을 듬뿍 넣어 볶아낸 게 요리로, 현지인과 여행객이 뒤섞여 매콤한 크랩을 먹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한다.

  홍콩섬의 완차이(Wan Chai, 湾仔)에도 타이윤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재래시장 골목(Tai Yuen Street Market)이 있다. 생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주고, 특정 부위를 덩어리째 걸어놓은 푸줏간 골목의 진풍경과 함께 홍콩인들의 먹거리와 생활상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역동적인 장소다.

 
 
 
 
                                                                         홍콩 명물 스파이스 크랩 /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코즈웨이 베이의 반전 매력, 타이푼 셸터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 銅鑼灣)는 홍콩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소비문화 중심지로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소고 백화점, 타임스퀘어, 하이산 플레이스 등의 대형 쇼핑몰이 모여 있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다. 빅토리아 파크(Victoria Park)를 가로질러 육교를 건너면 코즈웨이 베이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타이푼 셸터(Typhoon Shelter)가 나온다.

 

  한자로 비펑탕(避風塘), 즉 과거 어선들이 태풍을 피하던 장소였던 타이푼 셸터는 수백 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는 선착장으로 변모했다. 저녁 무렵 타이푼 셸터를 찾아 짙은 오렌지 빛 감도는 남국의 노을을 감상하며 홍콩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해보자.

 
 
 
 
                                                        코즈웨이 베이를 지나는 트램 / 코즈웨이 베이의 타임스퀘어 쇼핑몰
 
 
 
 
· 글·사진 : 제이민(여행작가, 뉴욕주 변호사 '프렌즈 뉴욕, '미식의 도시 뉴욕' 저자)
· 기사 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
 
 
 

[출처] 2017.02.08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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