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들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맛
태백닭갈비와 태백한우
태백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맛보아야 할 음식이 태백닭갈비와 태백한우다.
이 두 가지 음식은 태백의 추억과 어우러졌을 때 한층 더 맛깔스러워진다.
본격적인 맛기행을 떠나기 전에 지난날 태백의 탄광산업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자.
광부들이 즐겨 먹었다는 태백닭갈비
태백의 광부가 되어 닭갈비를 먹어볼까
태백에는 일명 물닭갈비라고 불리는 닭갈비요리점이 많다. 양념한 닭고기에 육수를 부어 끓여 먹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볶아 먹는 춘천닭갈비에 비해 기름기가 적고 맛이 담백하다. 태백닭갈비는 탄광산업이 번성했던 시절 광부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다.
태백닭갈비는 국물을 자작하게 붓고 라면이나 국수, 떡, 우동사리를 넣어 먹는다.
얼큰한 국물이 있는 닭갈비에 소주 한잔. 그것은 태백 광부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이 요리법은 태백에서 식당을 하던 어느 아주머니가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탄광 근로자들은 하루 일과가 끝나면 삼삼오오 닭갈비집으로 찾아들었다. 석탄가루를 마셔 칼칼해진 목을 가라앉히는 데는 국물을 넣고 끓여낸 닭갈비가 제격이었다. 닭고기가 익을 때까지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도록 국물에 채소와 면을 곁들여 냈다.
태백닭갈비는 배추, 깻잎, 부추 등 각종 채소를 넣는다. 냉이를 넣으면 맛이 더욱 깔끔하다.
태백닭갈비에는 배추, 깻잎, 냉이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간다. 그중 향긋한 냉이가 여러모로 닭고기와 잘 어울린다. 태백 시내에 자리한 태백닭갈비집에서는 3월 초부터 5월까지 닭갈비에 태백 냉이를 쓴다고 한다. 겨우내 태백의 산과 들에서 자란 냉이가 들어가면 향도 좋고 맛도 좋아진다. 10월부터는 하우스에서 재배한 냉이를 쓴다고 한다.
태백닭갈비는 국물을 약간 섞은 밥을 철판에 볶아 먹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원조 닭갈비는 어디?
이제 태백닭갈비는 관광객들이 즐기는 단골 메뉴가 됐다. 원조는 황부자네 닭갈비, 김서방네 닭갈비집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30여 년 전부터 광부들에게 닭갈비를 팔아왔다. 닭갈비를 조리하는 방식은 같지만 음식점마다 양념을 재는 비법과 맛이 약간씩 다르다. 구수한 맛이 도는 집이 있는가 하면, 얼큰한 맛이 더하거나 덜한 집이 있다. 닭고기와 채소, 사리를 모두 건져 먹은 후 마무리로 닭갈비 국물을 넣고 철판에 밥을 볶아 먹는다. 이 또한 태백닭갈비의 별미다. 탄광산업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 태백시의 인구는 약 13만에 육박했다. 당시에 닭갈비집이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이 간다. 현재 태백 시내에서 닭갈비를 메뉴로 하는 음식점은 10여 곳에 이른다.
맛도 좋고 값도 저렴한 명품 태백한우
한우는 태백산 고원에서 약초를 먹고 자란다. 그래서인지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다. 한우의 등심만을 선별해 연탄불에 구워 먹는다. 태백한우는 태백의 향토음식이자 대표 먹거리이다. 태백한우는 호황을 누리던 탄광산업의 지난 시절을 반추하게 한다.
광부들은 탄광에서 일을 마친 후 돼지고기로 까끌까끌해진 목을 씻어내곤 했다. 삼겹살의 원조가 태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부들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광부들과는 달리 갱내에 직접 들어가지 않았던 관리자들은 주로 한우를 먹었다. 한우는 당시에도 귀하고 비쌌지만 석탄산업이 번창하던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나가던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다. 이들은 광업소 사원증만 있어도 식육점에서 언제든 한우를 외상으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청정 고원에서 자라는 태백한우는 육즙이 많고 육질이 부드럽다.
태백한우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값이 저렴하고 맛도 좋아 인기 있다.
태백에서 맛본 고소하고 부드러운 한우 맛은 기억에서 잘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태백 하면 한우 맛을 떠올리는 여행자가 많다. 태백의 한우는 귀네미마을 인근 청정 지역에서 주로 기르고 있다. 청정 고원지대에서 자란 한우가 좋은 육질을 선사하는 것이다. 태백한우는 맛도 일품이지만 가격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
한우를 먹은 후에는 연탄불 석쇠 위에 된장국이 올라온다.
탄광도시의 향수를 오래도록 간직할 듯 태백에서는 연탄불을 사이에 두고 빙 둘러앉아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 도란도란 애기를 나누며 한 점씩 나눠 먹는 분위기가 정겹다. 숯불은 꺼내는 즉시 열이 약해지는 반면, 연탄은 화력이 세고 오래도록 지속되기 때문에 고기 맛도 잘 살려준다고 한다. 생갈비살과 양념갈비살을 연탄불에 직접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연탄불 석쇠 위에서 된장국이 끓을 때 소면을 넣어 먹는다.
한우를 양껏 먹고 나면 연탄불 위로 된장뚝배기가 올라온다. 뜨거운 연탄불에 된장국이 끓기 시작하면 소면을 넣는다. 된장국에 말아 먹는 소면 맛도 별미다. 태백의 탄광 역사를 아련하게 더듬어가며 먹으면 훨씬 더 구수한 맛이 난다.
여행정보
문의 : 033-550-2828(태백시 관광안내소)
1.주변 음식점
황부자닭갈비 : 닭갈비 / 강원도 태백시 황지로 139-7 / 033-552-0999
고원한우실비 : 갈비살․안창살 / 강원도 태백시 번영로 344 / 033-552-4473
2.숙소
카스텔로리젠시호텔 : 강원도 태백시 연지로 6 / 033-553-2211
모텔이화 : 강원도 태백시 번영로 351-1 / 033-552-2116
글, 사진 : 권현지(여행작가)
<출천>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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