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단문(수필)

(수필) 덧칠을 벗겨낸 얼굴의 값 / 함영숙

by 혜강(惠江) 2014. 1. 11.

 

<수필>

 

덧칠을 벗겨낸 얼굴의 값

 

함영숙

 

 

  성형수술이 발달한 지금은 얼굴이나 신체 부위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배우처럼 고치는 사람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화장술이 발달하여 조금만 관심 가지고 화장하는 법을 익히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일때도 있다.

  자연스러운 모습 보다 더 예뻐 보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화장독으로 인하여 망가진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 시킬수 있을까? 또한 성형 수출한 후에 맘에 들지 않는다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 돌릴수 있을까?

  돈으로 여기저기 이곳저곳 고쳐 놓고 흉물스러운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아 다시 고치려 하다가 더욱 더 나빠진 것을 본다. 사람이 젊음 그대로 있다면 오죽 좋으랴! 허나 사람은 세월이 갈수록 늙어지게 마련인데. 돈으로 예쁘게 만드는 것도 한순간을 위한 것 뿐인데...

  램브란트가 28세때 그린 자화상이 있었다. 당시 이 그림이 팔리지 않아 제자들이 덧칠을 했다. 램브란트 자화상은 작자 미상의 전형적인 러시아 귀족의 초상화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 1930년 이 그림 속에 램브란트의 자화상이 숨어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1955 년에 전문가들의 정밀 분석 작업을 통해 덧칠한 부분을 완전히 제거했다. 덧칠한 모자를 벗겨내고, 덧칠한 머리도, 콧수염, 구렛나루도 제거했다. 또한 목걸이와 귀걸이도 벗겨 주었다. 덧칠한 부분을 다 벗겨 낸후 2003년 3월 복원된 그림을 암스테르담 램브란트 박물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날 30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램브란트 자화상은 경매에 부쳐졌다. 초상화를 매입한 미국인은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60세 노인으로 미국내 최대의 개인 미술품 소장가로 알려진 카지노 재벌이다. 그는  그 그림을 135억에 샀다. 팔리지 않아 덧칠한 그림을 300년만에 덧칠한 것을 모두 벗겨내고 나니 엄청난 갚으로 껑충 뛴 것이다.

  사람은 창조하신 분이 주신 그대로 부모님에게서 나온다. 자기 모습 그대로 살다 자기 값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람은 사는 동안 자신을 덧칠하여 성형하고 꾸미려 한다. 그렇게 삶을 살다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갈때 과연 얼마의 가치가 있을까? 육신의 가치도 생명있는 흙으로 돌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는 흙과의 가치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진대. 영혼이 세상에 나와 자연적 순수함을 잃고 덧칠한 영혼을 가지고 살지는 않는가! 덧칠한 삶 살기 버겨워 벗겨내려 할때 과연 원상복구 될수 있을까?

  아름답게 보이려는 욕심 때문에 성형수술 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순결을 지키는 것이 덧칠을 벗겨낸 앰브란트 초상화 135억보다 더 값진 것이 아닐까.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