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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신촌'과 '홍대' 사이 연남동에 숨은 맛집 가득

by 혜강(惠江) 2014. 1. 4.

 

아직도 '신촌' '홍대'만 가세요? 

 

 '신촌'과 '홍대'  사이 연남동에 숨은 맛집 가득

 

 

조선일보 변희원 기자

 

 

 

  시끄럽고 번잡하기로 따지자면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신촌'과 '홍대' 사이에 연남동이 있다. 기사식당이 몰려 있고, 화교(華僑)들이 많이 산다더라, 정도로 알려진 이곳은 지금껏 한 번도 화려하거나 시끄러웠던 적이 없다. 당연히 유행이 됐던 적도 없다. 언제나 그렇듯, 서울의 소중한 것들은 이런 곳에 콕콕 박혀 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이 몰려 있는 연남동 큰길에선 눈 감고 아무 데나 들어가도 평균 수준을 웃도는 중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그중 한 집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거미줄처럼 종횡으로 난 작은 골목들이 있다.

 

 

50보(步)도 안 되는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에 작고 소박한 카페와 식당 예닐곱 군데가 어깨를 맞대고 들어서 있다. 책 나온 동네 아주머니들이‘뭐 하는 곳인가’하며 문틈으로 살펴보다 결국 들어가고 만다.

 

 

 옛날 집들이 몰려 있는 이 골목을 한참 맴돌다 보면 쇠락한 재래시장인 '동진시장'이 나온다. 단출하고 적적하기로 따지자면 서울에서 3등 안에 들 만한 이곳에 옹기종기 얼굴을 내미는 식당들이 있다.

 

  하나에 5~6평이 넘지 않고, 열 명 이상 들어가면 몸이 부대끼는 곳. 제발 소문나지 않기를, 나만의 단골가게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도 생긴다.

 

 

<향미>

 

 

 

 

                      딤섬의 일종인 향미 '소룡포'

 

 

  연남동 중국집 중 워낙 잘 알려진 곳이라 소개를 해야 할지 망설였다. 하지만 최근 이 식당에 들렀다가 이곳 사장이 "배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난감해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아니, 감히 배달을 해 달라니!

 

  향미에서 딤섬의 일종인 소룡포를 시키면 사장과 직원들이 번갈아 와서 "빨리빨리 드세요"라고 재촉한다. 그래서 뜨겁고 달달한 육즙에 입천장이 데일 것을 알면서도 기어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룡포를 허겁지겁 한 입 베어 물고 만다.

 

  육즙에 까진 입천장은 보들보들한 껍질과 담백하게 간을 해서 빚은 고기소가 달래준다. 대만의 대표적 서민 음식인 돼지갈비튀김 덮밥, 닭튀김 덮밥과 우육면도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8-26. (02)333-2943

 

<하하>

 

 

 

               (왼쪽부터) 하하의 '돼지귀무침' / 하하 '왕만두'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훨씬 많이 들린다는 것만으로도 이 집의 정체성과 실력을 알 수 있다. 짜장면을 팔지 않는 이곳에선 중국 가정식 요리와 만두를 맛볼 수 있다. 언제 찾아가도 식당 한가운데서 만두를 빚고 있는데, 왕만두·군만두·찐만두 등 만두 종류에 따라 피??소가 다르다. 특히 두부와 건새우가 들어간 왕만두가 향긋하다.

 

  한 접시에 4000원씩 하는 '작은 요리류'는 '술을 부르는 요리'라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 특히 고소하고 약간 매콤한 기름에 오이와 함께 무친 '돼지귀무침'은 전국 포장마차에 속히 도입할 만하다. 파를 넣은 전병인 '총유병'도 한국의 뻥튀기처럼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계속 손이 간다.
연남동 229-12 (02)337-0211

 

<40키친>

 

                              

                                    *40키친의 '카베츠롤' (크림소스)

 

 

  말간 얼굴에 동그란 눈의 '누나'와 역시 말간 얼굴에 머리를 노란색으로 물들인 '남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곳 음식은 이 남매의 생김새를 닮았다. 캬베츠롤(양배추롤), 나폴리탄, 오뎅 나베 등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정갈하고 편안해서 계속 찾고 싶어진다. 특히 다진 소고기를 양배추로 감싸서 만든 캬베츠롤은 푸짐하고 부드러운 속과 아삭한 겉이 입안에서 같이 녹아든다.

 

  12명이 앉으면 자리가 다 차는데, 평일 저녁에도 자리 잡기 쉽지 않다. 가게 옆 '이심'이란 핸드드립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차례를 기다린다. 연남동 227-8 (02)324-4040

 

<카페 리브레>

 

  

                                 *카페 리브레에서 사용하는 커피 원두

 

 

  사장이 코스타리카·니카라과·온두라스·엘살바도르·콜롬비아·볼리비아·인도·브라질 등을 돌아다니며 찾은 원두와 커피를 파는 곳이다.

 

  커피의 메뉴는 에스프레소·카페라테·아메리카노·커피 등 네 가지. 각각 4000원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름과 더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을 달고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에 고개를 갸웃거린 이들이라면 찾아가볼 만하다.

 

  라이트 로스팅(원두를 가볍게 볶는 것)으로 원두 본래의 향과 신맛을 살린 커피가 입안의 감칠맛을 더해준다. 연남동 227―15. (02)334-0615.

 

<베무초 칸티나>

 

             

                                                  베무초 칸티나의 '치킨타코'

 

 

  베일에 싸인 듯 속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동진시장길에서 빨간색 차양으로 눈에 띄는 집이다. 멕시코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내놓는 멕시칸 요리와 술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특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매콤한 소스가 들어간 타코와 부리토 이외에도 치포틀레(멕시코 고추)참치, 모예떼(멕시코 전통빵), 빈수프 등이 있다.

 

  마가리타에 코로나 맥주를 병째 꽂아서 주는 코로나리타와 맥주에 라임 시럽을 넣은 칵테일 미첼라타 등은 양이 많아서 한 잔만으로도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다. 연남동 227-8. (02)324-8455

 

<히메지>

 

 

                                     히메지의 '카레라이스'와 '카레우동' / 히메지 풍경

 

 

  소박한 식당들이 몰려 있는 동진시장 골목에서도 '단출함'으로는 단연 으뜸인 곳이다. 자전거가 세워진 나무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혼자 앉기에 민망하지 않은 바와 좌식 탁자가 있다. 메뉴도 카레라이스, 카레 우동, 간장국수, 유부국수, 연두부 등이 전부다.

강황에 볶은 고슬고슬한 밥을 감자 두툼하게 썰어 넣은 부드러운 카레??푹 떠서 먹으면 따뜻한 기운이 위장을 감싼다.

 

  히메지는 사장의 친척이 사는 일본의 한 지명이다. "도시처럼 번잡하지도 않으면서 마냥 시골 같지도 않아요." 가보진 않았지만, 그곳은 분명 연남동과 많이 닮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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