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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인천 노포, 인천 시민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들

by 혜강(惠江) 2013. 12. 29.

 

인천 노포

 

인천 시민이 사랑하는 오래된 식당들

 

 

 

  언제 찾아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밥집과 술집, 참 든든하다. 그곳엔 익숙한 맛과 편안한 분위기가 있고, 오랜 세월 쌓여온 이야기와 사연이 흐른다. 전국구 맛집은 아니지만 지역민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인천의 오래된 식당들을 찾았다. 전철로 쉽게 다녀올 수 있는 데다 차이나타운과 근대문화유산, 신포국제시장, 아트플랫폼 등 볼거리도 심심치 않아 당일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50년 역사의 백반집, ‘명월집’ 김치찌개

 



 명월집, 백반 하나로 50여 년 이어온 소박한 밥집

 

 

  국철 1호선 인천역과 동인천역 주변, 즉 차이나타운과 신포국제시장이 있는 중구는 오래도록 명실상부한 인천의 중심지였다. 1980년대 중반, 인천시청이 남동구로 옮겨가면서 상권도 함께 이동한 탓에 예전 같은 활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어졌지만, 40~50대 이상 인천 시민들에게 동인천과 신포동은 여전히 서울의 명동과 맞먹는 이름이자 젊은 날의 추억과 그리움을 묻어놓은 각별한 곳이다.


 

        

인천시 중구청 앞 풍경

 

 

                                    

명월집

                             [위/아래]인천시 중구청 앞 풍경 / 명월집


 

 

  1966년에 개업해 대를 이어 영업 중인 명월집은 50년 가까이 오로지 백반(6,000원) 하나로 사랑받아온 식당이다. 단일 메뉴여서 따로 주문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인원수만 말하고 앉아 있으면 잠시 후 쟁반에 반찬 접시를 가득 담아 가져다준다. 김치, 무생채, 버섯볶음, 달걀말이, 두부조림, 고등어조림까지 마치 집에서 차려 먹는 것 같은 밥상이다. 반찬 종류는 조금씩 바뀌는데, 달걀말이와 생선조림은 늘 빠지지 않는단다. 세어보니 국을 제외하고 반찬이 아홉 가지나 된다. 하지만 양도 알맞고 간도 적당해 남길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명월집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식당 한쪽 구석, 요즘 보기 드문 석유풍로 위에서 하루 종일 보글보글 끓고 있는 김치찌개다. 손님이 직접 떠다 먹는 ‘셀프’ 메뉴인데, 먹고 싶은 만큼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숭덩숭덩 썬 두툼한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 한 그릇이면 밥 한 공기가 금세 뚝딱이다. 풍로 옆 선반에 계절 따라 늘 준비해두는 상추, 배추, 풋고추 등 채소류도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명월집은 지난해 농림수산부와 한식재단이 선정, 발표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곳’에도 이름을 올렸다. ‘백반’으로는 명월집과 강화군의 우리옥이 나란히 선정되었다. 간판을 새로 해서 오래된 식당 분위기가 안 나는 건 조금은 섭섭한 대목. 입구에 조그맣게 붙어 있는 ‘Since 1966’이라는 문구를 제외하고는 어디에도 오래된 식당이라는 걸 알아챌 만한 요소가 없다.

 


 

명월집 백반 상차림

 

 

                          

김치찌개는 무한 리필 가능

                                                      명월집 백반 상차림

 

 

                         

김치찌개는 무한 리필 가능

                                               김치찌개는 무한 리필 가능



 

인천의 향토음식, 평양옥 해장국

 

  인천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곳’에 선정된 식당이 하나 더 있다. 평양 순안 출신 고(故) 김석하 씨 부부가 1945년에 개업해 같은 자리에서 3대째 이어오는 ‘평양옥’이다. 행정구역상 명월집과 같은 중구에 속하지만, 명월집이 인천역과 차이나타운에서 걸어갈 만한 위치라면 평양옥은 인천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도원역과 가깝다.

 


  평양옥의 대표 메뉴는 소뼈를 밤새 푹 고아 만든 육수에 된장을 풀고 배추 우거지를 넣어 끓인 해장국(8,000원)이다. 맑은 육수에 구수하고 부드러운 우거지, 연한 갈빗살이 실하게 들어 있어 한 뚝배기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알다시피 인천은 일제강점기 개항장으로서 물자가 흔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다. 당시 백반집이 줄지어 있던 신포동과 답동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해장국집이 많았다 하는데, 지금 남아 있는 집은 없으나 평양옥이 그 시절 해장국 맛을 충실히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장국이 가장 인기이긴 하지만 갈비탕도 그 못지않게 맛있고, 냉면과 불고기도 맛볼 수 있다. 단, 새벽 5시부터 오전 11시까지는 해장국 한 가지만 주문할 수 있다. 작은 한옥이었던 식당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지금의 2층 건물로 바뀌었다. 역대 대통령과 유명 정치인들도 숱하게 찾았다 한다.

 


 

             

평양옥 내부

 

                                         

평양옥의 대표 메뉴인 해장국

                               [위/아래]평양옥 내부 / 평양옥의 대표 메뉴인 해장국



 

술 좀 마신다는 인천 사람치고 모르는 이 없는 다복집

 

  외지인들에겐 ‘신포시장 닭강정’으로만 더러 알려졌지만 신포동은 가볍게 소주잔을 기울일 만한 정겨운 술집이 많은 동네다. 다복집, 마냥집, 염염집, 대전집, 뽀빠이… 상호도 하나같이 예스럽다. 이 술집들의 공통점은 오래됐다는 것, 각종 전과 스지탕을 판다는 것, 그리고 안주 가격이 참 착하다는 것.

  그중에서도 신포동 뒷골목에 자리 잡은 ‘다복집’은 1대 사장 고 한복수 씨의 뒤를 아내와 자녀들이 이어받아 알뜰살뜰 꾸려오고 있는 신포동의 산 역사다. 인천 지역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는데, 그중에서도 인천에서 오래 활동했던 고 최승렬 시인이 대표주자였던 모양이다. 간판 밑에 최 시인의 얼굴 조각이 걸려 있고, 가게 안에도 시 한 수가 붙어 있다. 다복집을 처음 찾은 이에게는 그런 낯선 사연보다는 간판의 형태와 서체, 두 자릿수 전화번호가 더 흥미롭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스지탕. 스지는 소의 사태살에 붙어 있는 힘줄로 쫀득한 식감과 맛이 도가니 비슷하다. 마냥집, 염염집 등 다른 가게의 스지탕은 맑은 국물인 데 비해 다복집은 고춧가루 양념을 해 붉은빛을 띠며 얼큰하다.


 

 

다복집

 

 

                                

군침 도는 다복집 안주 일체

 

                               

1대 사장님과 최 시인의 사진, 차림표, 중구청 기념패

[왼쪽/오른쪽]군침 도는 다복집 안주 일체 / 1대 사장님과 최 시인의 사진, 차림표, 중구청 기념패가 나란히 붙어 있다.

 

여행정보

명월집 : 인천시 중구 신포로23길 43, 032-773-7890
평양옥 : 인천시 중구 도원로 8길, 032-882-4646, korean.visitkorea.or.kr
다복집 : 인천시 중구 우현로39길 8-2, 032-773-2416
마냥집 : 인천시 중구 개항로 20-1, 032-772-3786
염염집 : 인천시 중구 개항로 22, 032-764-6518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제1경인고속도로 → 인천항 → 월미도 방향 → 인천역
제2경인고속도로 → 고속도로 종점 → 월미도 방향 → 인천역


* 대중교통

국철 1호선 도원역, 동인천역, 인천역에서 하차


2.주변 음식점

카페팟알 : 단팥죽, 커피, 카스테라 / 중구 신포로 28 / 032-777-8686
경인식당 : 평양냉면, 녹두부침, 돼지고기편육 / 중구 신포로46길 38 / 032-762-5770
인현통닭삼계탕 : 삼계탕, 통닭 / 중구 참외전로 134 / 032-763-8487


3.숙소

하버파크호텔 : 중구 제물량로 217 / 032-770-9500
파라다이스호텔 : 중구 제물량로 249 / 032-762-5181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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