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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부여 대조사, 드라마 <신의>의 시간터널을 찾아가다

by 혜강(惠江) 2012. 9. 25.

 

 

부여 대조사

 

 드라마 <신의>의 시간터널을 찾아가다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부여는 부소산성, 정림사지, 궁남지 등 백제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그래서인지 부여에서의 여정은 늘 백제의 흔적이 깊이 스며 있는 부여 시내에서만 머물게 된다. 하지만 이제 부여 남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부여군 임천면에 대조사와 가림성(옛 성흥산성)이 있다. 대조사는 드라마 <신의>에서 현재의 시간터널로 나왔고, 가림성은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랑나무로 알려진 느티나무가 서 있는 곳이다. 대조사와 가림성에서 백제의 또 다른 역사와 드라마 속 명장면을 만나보자.

 

 

 * 관촉사의 은진미륵과 많이 닮은 대조사 미륵석불 *


 

  <옥탑방 왕세자>, <닥터 진>을 잇는 또 하나의 타임 슬립 드라마 <신의> 2012년은 타임 슬립 드라마가 대세다. 타임 슬립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다.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인현왕후의 남자>, <닥터 진>에 이어 <신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 드라마는 실제 역사와도 제법 관계가 깊다. <옥탑방 왕세자>의 이각은 조선의 20대 왕인 경종으로, <인현왕후의 남자>는 조선 숙종 때 사람으로 나오고, <닥터 진>에서 주인공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흥선대원군을 만난다.

 

  드라마 <신의>는 그 배경이 고려 말 공민왕 재위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의>에 나오는 인물을 보면 최영과 공민왕, 노국공주, 이성계, 기철 등 역사 교과서에서 숱하게 들었던 이들이다. 공민왕이 즉위 후 원나라로부터 국권을 회복하려는 역사의 현장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된다. 원나라 세력을 배척하려는 공민왕과 원나라와 기황후를 등에 업은 기철의 대립, 고려를 이어가려는 최영과 쓰러뜨리려는 이성계의 대립,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사랑에 이르기까지 고려 말의 혼란스러운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다.


 

                    


   주인공인 최영은 공민왕의 호위부대장으로 첫 화면에 등장한다. 1351년 충정왕이 폐위되고 공민왕이 고려 31대 왕으로 즉위한다. 원나라 연경에서 생활하던 공민왕은 노국공주와 함께 최영의 호위를 받으며 고려로 향하게 된다. 정체 모를 자객들이 일행을 덮치면서 노국공주가 목에 칼을 맞고 목숨을 잃을 처지에 놓인다. 

 

  노국공주가 원나라 공주였으니 만일에 죽기라도 한다면 고려의 운명은 위태로울 터. 하늘로 통하는 문이 있으니 기도를 올려보자는 신하의 제의에 따라 제단을 놓고 기도를 올리자 하늘문이 열린다. 신의를 모셔오라는 어명을 받들어, 최영은 하늘문을 따라 700년 뒤의 미래로 날아간다. 판타지 사극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영이 들어간 하늘문은 부여군 임천면에 자리한 대조사에 있다. 10m에 이르는 거대한 미륵석불입상 앞이 하늘문이다. 참고로 최영이 대조사의 하늘문으로 들어가 시간터널을 빠져나온 곳은 서울의 봉은사다.



2012년 서울로 가는 시간터널, 대조사

 

 

  대조사는 부여 남쪽의 임천면을 휘감고 있는 성흥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성흥산 정상부에는 백제 가림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 석불 앞에서 본 대조사의 전경 *

 

 

  대조사는 백제 성왕 때 승려 겸익이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겸익은 양나라를 거쳐 인도를 다녀온 구법 승려(부처의 진리를 구하는 승려)로, 인도에서 불경을 가져다가 번역함으로써 백제의 불교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대조사 창건 설화에는 겸익의 이야기가 전한다. 겸익의 꿈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더니 큰 새로 변해 날아갔다. 겸익이 큰 새를 좇아 따라가 보니 성흥산 중턱 바위에 앉아 있어, 그곳에 절을 짓고 석불을 세웠다고 한다.


  대조사는 일반적인 가람 배치처럼 일주문이나 사천왕문, 불이문 등을 따로 세우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바로 경내에 이른다. 대웅전,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 등 전각과 삼층석탑이 넓지 않은 언덕 위에 흩어져 있고, 더 높은 언덕 위로 미륵석불이 서 있다. 드라마 <신의>에서 혼란스러운 14세기 고려와 21세기 대한민국을 잇는 시간터널이 바로 이 미륵석불 앞이다.

 

 

* <왼쪽/오른쪽>대조사 미륵석불은 드라마 <신의>에서 고려로 가는 시간터널로 나온다 / 연꽃을 들고 있지만 꽃은 남아 있지 않다 *


 

  미륵석불은 10m에 이르는 거대한 석불 입상이다. 문득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이 떠오른다. 보관을 쓴 모습,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 등 전체적인 모습이 은진미륵과 닮았다. 그러고 보니 논산 관촉사까지는 20km 남짓 될 정도로 가깝다. 미륵석불 위로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마치 우산을 씌워주듯 버티고 서 있는데, 신비롭고 경이로운 느낌마저 든다. 이 소나무는 높이 15m에 수령이 350년이나 된 고목이다.

 

  소나무가 서 있는 곳으로 올라가 보면 미륵석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아래에서 봤을 때는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살짝 다문 입술과 지그시 뜬 눈에서 백제의 미소처럼 온화함이 솟구친다. 더구나 눈에 눈동자를 표현했는데, 그 눈으로 동쪽을 굽어보는 모습에서 자비로움마저 느껴진다. 미륵석불 앞에 세운 용화보전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 미륵석불을 바라보는 벽에 유리창을 내었는데, 그 유리창을 통해 미륵석불의 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보물 제217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조사까지는 승용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왼쪽/오른쪽>용화보전에서 바라본 미륵석불 / 온화한 얼굴의 미륵석불 *



정상에 우뚝 선 사랑나무가 있는 곳, 부여 가림성

 

  성홍산 중턱에 대조사가 있고, 정상에는 가림성이 있다. 성흥산성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가림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대조사에서 오르막 숲길을 따라 1km 정도 가면 된다. 가림성은 웅진성과 사비성을 지키기 위해 사비성 남쪽에 쌓은 산성으로, 백제가 사비로 천도하기 전인 동성왕(501년) 때 쌓은 성이다. 백제가 패망한 뒤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가림성은 산 정상부를 돌아가면서 막아 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돌과 흙으로 쌓았다.

 

 

* 가림성 성벽 흔적 *


 

  백제 동성왕은 위사좌평 백가에게 성을 쌓게 했는데, 백가는 그 일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리하여 마침내 부여로 사냥을 나온 동성왕을 죽이기에 이른다. 결국 백가도 동성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무령왕에게 잡혀 죽고 말았다. 가림성은 백제시대 쌓은 산성 가운데 가장 확실한 역사를 간직한 산성이다.

 

  하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가림성을 찾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산성 정상에 우뚝 서 있는 한 그루 느티나무 때문이다. 이 느티나무는 드라마 <서동요>에서 무왕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약속하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일명 '사랑나무'로 알려졌다. 서동요뿐만 아니라 <대왕 세종>, <뿌리 깊은 나무>, <계백>등 사극에서부터 김선아·이동욱 주연의 <여인의 향기>에 이르기까지 촬영 명소가 되었다.

 

 

 

* <왼쪽/오른쪽>가림성 느티나무 아래서 산 아래 풍경을 즐기는 여행객 / 가림성의 느티나무를 지나 산성을 걷는 여행객들 *


 

  가림성 주차장에서 가파른 계단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가림성에 오르면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느티나무 아래로 숨이 턱턱 막히도록 힘들게 올라온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느티나무는 그들을 포근히 감싸고,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식혀준다. 숨을 고르고 멀리 시선을 던지니, 툭 터진 평야지대와 올망졸망 이어지는 산세가 아름답다.

 

  성흥산에 비해 주변 산세가 낮아 시원스런 풍광이 펼쳐진다. 논산의 강경포구, 익산의 미륵산, 멀리 금강 하구까지도 바라다 보인다. 멀리서 느티나무를 바라보니 나무가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시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가지가 많이 상했다. 지난 8월 태풍 볼라벤에 가지가 꺾여서다. 안타까운 마음에 발걸음이 쉬 떨어지질 않는다. 가림성은 사적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 <왼쪽/오른쪽> 가림성 느티나무는 '사랑나무'로 불린다 / 태풍에 가지가 상했어도 여전히 늠름하다 *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천공주고속도로 부여IC → 부여 방면 우회전 → 라복교차로 우회전 → 라복교 건너 장암, 임천 방면 29번 국도 우회전 → 임천면사무소 → 대조사
※ 가림성 올라가는 입구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임천면사무소에서 대조사나 가림성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지만, 길이 좁고 경사가 급하다. 주말에는 가림성 주차장까지 차로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 대중교통

서울→부여 :
동서울터미널(1688-5979)에서 1일 8회(7:10-17:30) 운행, 2시간 40분 소요.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1일 19회(6:30-18:30) 운행, 2시간 소요.
대전→부여 :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042-584-0012)에서 1일 45회(6:20-21:20) 운행, 1시간 30분 소요. 

 

2.맛집

구드래돌쌈밥 : 부여읍 구아리 / 돌쌈밥 / 041-836-9259
향우정 : 부여읍 구아리 / 불고기정식 / 041-835-0085
산장식당 : 부여읍 동남리 / 장어구이 / 041-835-3039
장원막국수 : 부여읍 구교리 / 막국수 / 041-835-6561 

 

3.숙소

아리랑모텔 : 부여읍 구아리 / 041-832-5656
백제관 : 부여읍 중정리 / 041-832-2722
롯데부여리조트 : 규암면 합정리 / 041-939-1000

 

백제관광호텔 : 부여읍 쌍북리 / 041-835-0870

 

 

<출처> 2012. 9. 19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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