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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충남 서천, 추억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by 혜강(惠江) 2012. 9. 16.

 충남 서천

추억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글, 사진 : 최갑수(여행작가)

 

 

 

* 신성리 갈대밭 *

 

 

  9월의 서천 여행은 신성리 갈대밭에서 시작한다. 안개 속 흔들리는 갈대밭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활처럼 휜 금강 줄기를 따라 아련하게 펼쳐지는 신성리 갈대밭. 드라마 <자이언트>를 비롯해 <추노> <이산> <미안하다 사랑한다>, 영화<공동경비구역 JSA> <쌍화점>등 수많은 작품이 왜 굳이 이곳을 배경으로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개 자욱한 갈대밭의 서정

 

  신성리 갈대밭은 엄청 넓다. 폭 200m나 되는 곳이 1km 넘게 뻗어 있다.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로 꼽힌다. 갈대밭 풍경은 가을이 잘 알려져 있지만 초록이 짙은 여름 풍경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새봄 갈대밭에 불을 놓을 때만 제외하면 사계절 각기 다른 멋을 즐길 수 있다.


  서천군은 갈대밭을 걸어볼 수 있는 걷기길을 만들어두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금강 하굿둑에서 철새탐조대를 거쳐 옥포리 강변마을 완포리 습지와 신성리 갈대밭에 이르는 길엔 '갈대 소리길(1코스)'이란 이름을 붙였다. 2코스는 신성리 갈대밭에서 동자북마을을 지나 한산소곡주 공장, 한산모시관, 달고개 모시마을을 지나 돌아오는 '술익는 마을길'(22km)이다. 3코스는 장항 제련소길. 금강 하굿둑 카페촌을 지나 용당산, 장항항, 장암신성, 장항제련소, 송림산림욕장을 거치는 21km 구간이다.

 


 

갈대밭 걷기길 표지판

 * 갈대밭 걷기길 *


 

  신성리 갈대밭은 언제 가도 좋다. 이른 아침 안개 자욱한 갈대밭은 차분한 느낌을 전해주고, 황혼 무렵 역광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드는 갈대밭은 서정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비가 오면 또 비가 오는 대로 운치 있는 풍경을 펼쳐 보인다.

 

 

 

안개 자욱한 갈대밭 풍경

 * 안개 자욱한 갈대밭 *


 

가슴 따뜻한 서해의 일몰

 

 

  갈대밭에서 초록을 만끽했다면 홍원항과 마량포구로 가보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홍원항은 4월이면 주꾸미를 먹으려는 여행객들로, 10월이면 고소한 가을 전어를 맛보려는 미식가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여름날의 홍원항은 한결 한적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고깃배와 붉은 등대만이 여유로운 풍경을 그려낸다.  

 


 

한적한 홍원항 풍경

 * 한적한 홍원항 *


 

  홍원항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저물 무렵이면 마량포구로 향한다. 서해에서는 드물게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마을로 유명하다. 마량포구가 서해로 활처럼 뻗은 작은 반도이다 보니 일출을 볼 수 있다.  일몰을 보기 가장 좋은 장소는 서천 화력발전소 뒤편 언덕에 자리한 동백정이다. 바다 위 오력도라는 작은 섬이 떠 있는데, 이 섬 주변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해가 진다. 오력도에는 옛날 어느 장수가 바다를 건너다가 빠뜨린 신발 한 짝이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동백정 풍경

 * 동백정 * 

 

동백정에서 바라본 일몰

 * 동백정에서 바라본 일몰 *

 


   서천 바닷가에는 월하성과 선도리, 송석리 등 갯벌 체험장도 많다. 아이와 함께라면 물때를 맞춰 맛조개와 꼬막 등 조개를 잡을 수도 있다. 특히 갯벌 숨구멍에 소금을 뿌려 넣어 잡는 맛조개잡이가 인기다.  여름철 서천이 좋은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춘장해해수욕장이 있기 때문이다. 울창한 송림과 아카시아 숲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경사가 거의 없는 백사장은 물이 빠지면 500m가량의 드넓은 모래밭을 드러낸다. 수심이 얕아 아이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춘장대해수욕장 풍경

 * 춘장대해수욕장 *

 


 

  울창한 해송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과 모래찜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장항송림산림욕장도 찾아볼 만하다.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은 사철 푸른 해송으로 가득한 휴양림이다. 희리산 산책길은 해송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테라핀 등 방향성 물질로 가슴까지 시원하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모래찜질로 유명한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장항읍 송림리의 백사장과 해송 숲 일대를 가리킨다. 1km가 넘는 모래사장 뒤편으로 수만 그루 소나무가 우거진 해송 숲이 자리했다. 숲 속에서는 한여름에도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다. 원두막과 들마루 벤치 등 휴식시설과 운동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이나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고려시대 문신 두영철이 유배를 왔다가 모래찜질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4월 20일이면 '모래의 날'이라 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모래찜질을 한다. 이곳의 모래는 염분, 철분, 우라늄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은 물론 신경통과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 풍경

* 장항송림산림욕장 *


 

빈티지 풍경을 만나다

 

 서천 판교는 최근 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는 곳이다. 마을 전체가 마치 1970년대 세트장 같은 느낌을 준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낡은 집들이 위태롭게 서 있다. 중국집이며 구멍가게, 사진관 등 옛 모습 그대로 남은 건물들이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신기한 모양이다.

 


 

판교마을 풍경

* 판교마을 *

 


   판교에는 서천 사람들에게 꽤 유명한 냉면집도 2개나 있다. 수정식당과 삼성식당이다. 이름도 정겨운 이 두 집은 10여 m 거리를 사이에 두고 사이좋게 서 있다. 서로 원조라고 써놓았지만 원조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떤가. 어차피 판교에 냉면집은 이 두 곳뿐이니 말이다.

 


 

수정식당 냉면와 한산 소곡주

* [왼쪽/오른쪽]수정식당 냉면 / 한산 소곡주 *

 

 

   서천에서 한산 소곡주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 일. 첫 잔을 마시면 그 향기로운 맛에 반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고, 두 번째 잔을 마시면 어느새 손끝, 발끝이 취해 몸을 일으킬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앉은뱅이술'이라 불렀다. 서천으로 떠난 길에 동행과 함께 소곡주 한 잔을 곁들인다면 여행의 풍취가 한결 더해질 것이다.


  한산 소곡주는 지금껏 전해지는 한국 전통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술이다. 백제 왕실에서 즐겨 마셨던 술이라고 한다. 1800년께 주류성 아랫마을인 호암리에서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다가, 1979년 고 김영신 씨가 선조들로부터 비법을 전수 받아 충남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며느리인 우희열 씨가 1997년 충남 무형문화재 제3호로 승계 받아 아들 나장연(한산소곡주 대표) 씨와 함께 소곡주를 빚고 있다. 한산 소곡주 생산량은 연간 130kl. 한산 소곡주 외에 가양주까지 합치면 400kl 정도 된다고 한다.

 

  한산 소곡주는 100일 동안 숙성시켜 만든다. 보통 음력 10월 셋째 주쯤 빚는다. 우리 설에 맞춰 맛있게 숙성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찹쌀과 누룩을 주원료로 들국화, 메주콩, 생강, 엿기름, 홍고추 등을 쓴다. 잔 가까이 코를 가져가면 잘 익은 벼이삭처럼 노릇한 술 향기가 스며든다. 코끝을 맴도는 이 누룩 향의 단내를 맡으며 한 모금 맛보면 입 안에 달콤한 기운이 오래 번진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서천분기점 →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 동서천나들목 삼거리에서 좌회전 → 광암삼거리에서 부여 방면으로 우회전 → 지현삼거리 → 유산사거리에서 우회전 → 구동교삼거리에서 좌회전 → 신성리 갈대밭

* 대중교통

서울→서천 : 남부터미널(02-521-8548)에서 고속버스 1일 4회(07:40, 10:20, 14:00, 16:45) 운행, 2시간 20분 소요

 

2.맛집

장항할매온정집 : 장항읍 창선2리 / 아귀탕 / 041-956-4860
서산회관 : 서면 마량리 / 주꾸미볶음 / 041-951-7677
모시원 : 한산면 지현리 / 손두부 / 041-951-0021
삼성식당 : 판교면 현암리 / 냉면 / 041-951-5578
수정식당 : 판교면 현암리 / 냉면 / 041-951-5573

 

3.숙소

해오름관광농원 : 서면 도둔리 / 041-952-1617

산에바다에펜션 : 서면 도둔리 / 041-951-0023

산호텔 : 종천면 화산리 / 041-952-8012

희리산자연휴양림 : 종천면 산천리 / 041-953-2230
  

<출처> 2012. 8. 23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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