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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섬진강의 진객(하동 섬진갈 재첩)을 만나다

by 혜강(惠江) 2012. 6. 28.

 

 

                                              하동 섬진강 재첩


                            섬진강의 진객을 만나다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섬진강은 전북 진안의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 사이의 광양만으로 빠져나간다. 대한민국 산하를 장장 212km나 휘감으며 흐른다. 강줄기가 바다로 빠져나가며 작별을 고하는 섬진강 하구는 섬진강의 진객, 재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재첩을 채취하는 풍경뿐 아니라 신선한 재첩으로 만든 다양한 재첩요리를 맛볼 수 있다. 재첩이 가장 맛이 좋다는 요즘, 섬진강변을 따라 하동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재첩 채취를 마치고 강변으로 나오는 어민의 모습

          * 재첩 채취를 마치고 강변으로 나오는 어민. 어깨에 둘러맨 것이 거랭이다. *



 

섬진강의 진풍경, 하동 재첩잡이 풍경을 바라보다

 

  재첩은 강조개에서 유래해 하동 사투리로 갱조개, 가막조개라 부른다. 가막조개는 '까만 아기조개'란 뜻으로 재첩의 생김새를 보고 지은 이름이다. 재첩은 모래가 많은 진흙바닥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로 물 맑은 1급수에서 산다.

 

  또 번식력이 왕성해 하룻밤 사이에 3대손을 볼 정도로 첩을 많이 거느린다 하여 재첩이라 불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서식 환경에 따라 색깔이 다른데, 진흙 펄에서 사는 재첩은 검은색을 띠고, 모래에 사는 재첩은 황갈색을 띤다.

 


 

섬진강에서 채취한 재첩

                       * [왼쪽/오른쪽]섬진강 재첩 / 섬진강에서 채취한 재첩 *


 

 

  요즘 섬진강에서는 진기한 풍경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바로 재첩을 채취하는 모습이다. 재첩은 7~8월을 제외한 4월부터 10월까지 채취가 이뤄진다. 재첩을 채취하는 광경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재첩의 채취 시기, 그리고 물때가 맞아야만 볼 수 있다. 재첩을 채취하는 지역은 하동 읍내 북쪽인 두곡리에서 신월리에 이른다.

 

  섬진강에 인접한 마을에서는 대부분 재첩을 채취하는데, 각 마을마다 채취하는 구역이 각각 나뉘어 있다. 하동과 광양으로도 구역이 나뉘고, 하동에서도 각 마을별로 채취 구역이 다르다. 재첩을 채취하는 방법도 다르다. 어선을 이용해 강바닥의 재첩을 긁어 올리는 형망과 사람이 직접 거랭이라 불리는 도구를 이용해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잡는 도수망으로 나뉜다.


 

 

형망을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모습

                                      * 형망을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는 모습 *


 

  형망은 어선을 이용해 강을 맴돌면서 거랭이로 강바닥의 재첩을 긁어 올리는 방법이다. 어선의 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대량 채취가 가능하지만, 강바닥의 돌이나 작은 재첩까지 딸려오기 때문에 두 차례에 걸쳐 돌멩이나 어린 재첩을 걸러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도수망은 사람이 직접 강으로 들어가 재첩을 채취하는 방법이다.

 

  재첩을 채취하려면 물때가 맞아야 하는데, 썰물 때는 강물의 깊이가 사람 허리춤이나 어깨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작업을 할 수 있다. 도수망으로 작업하기 위해서는 거랭이와 큰 통이 필요하다. 거랭이는 바닥을 직접 긁는 도구이고, 큰 통은 채취한 재첩을 담는 데 쓰인다. 줄을 이용해 허리에 묶고 다닌다.

 

  섬진강 물 위에 사람과 빨간 통들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도수망은 많을 때 2,000명도 넘게 작업을 한다고 한다. 강물 위에 사람과 빨간 통이 한데 어울리는 풍경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다. 그렇게 채취한 재첩은 뭍으로 나와 어린 재첩과 돌멩이를 걸러내는 작업을 한 뒤 포대(1말, 30kg)에 담는다.

 


 

도수망으로 재첩을 잡는 어민들과 채취한 재첩을 거르고 있는 어민의 모습

    * [왼쪽/오른쪽]도수망으로 재첩을 잡는 어민들 / 채취한 재첩을 거르고 있는 어민의 모습 *



 

하동의 맛, 재첩을 요리하다

 

  하동은 재첩으로 유명한 고장인 만큼 재첩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재첩을 채취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재첩국을 상에 올리는 과정 또한 매우 복잡하다. 재첩을 가공하는 과정을 잠시 들여다보자. 먼저 재첩을 세척해야 한다. 재첩을 세척하는 과정은 예전보다 손쉬워졌다.

 

  예전에는 두 손으로 비비거나 발로 밟아가며 세척을 했지만, 지금은 전용 전동 기구를 이용한다. 깨끗이 씻은 재첩은 큰 솥에 넣고 삶는다. 주걱으로 10분 정도 저어가며 삶아낸다. 삶아낸 재첩은 채에 받쳐 담고, 그 위에 재첩 삶은 물도 내려 담는다. 재첩 삶아낸 물은 1시간 내로 냉동 보관해야 한다. 금방 쉬면서 맛이 변하기 때문이다.

 


 

재첩을 삶는 모습

       * [왼쪽/오른쪽]재첩을 삶는 모습 / 삶은 재첩을 꺼낸 뒤 재첩 삶은 국물을 담고 있다. *

 


 

  재첩을 삶아냈다고 해서 손질이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니다. 소쿠리에 받아낸 재첩을 껍질과 알맹이로 분리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삶아낸 재첩은 차고 깨끗한 물에 담근다. 재첩이 쫄깃쫄깃해지기 때문인데, 이는 삶은 국수를 찬물에 헹궈내는 이치와 같다. 재첩은 물에 삶는 과정에서 껍질과 알맹이가 거의 분리된다. 찬물에 담가놓은 재첩살은 채에 걸러 10여 번을 더 헹궈내야 음식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모두 끝난다.

 

  이제 재첩요리를 맛볼 차례다. 5월부터 6월까지 나는 재첩은 산란기를 맞아 살이 가득 올라서 맛이 가장 좋다. 특히 '섭'이라 불리는 물질이 나오는데, 이것이 재첩 국물 맛의 비결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자란 재첩은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은데, 섬진강 재첩의 가장 큰 특징이다.

 


 

                                                 * 섬진강 재첩으로 만든 재첩국 *

 

 

해성식당의 재첩회정식

 

    * [왼쪽/오른쪽]재첩정식에 올라온 재첩 삼형제(재첩회무침+재첩국+재첩전) / 해성식당의 재첩회정식


 

  하동읍 신기리 일원에는 재첩특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섬진강 재첩의 명성을 이어가고 재첩을 특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조성된 마을이다. 재첩을 직접 채취해 음식을 만드는 재첩 전문 식당이 밀집해 있어 재첩요리를 믿고 맛볼 수 있다.

 

  재첩으로 만드는 음식은 다양하다. 재첩국을 비롯해 재첩회무침, 재첩전, 재첩수제비 등이 있다. 특히 재첩정식은 재첩국, 재첩회무침, 재첩전 등 재첩음식과 함께 참게장도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재첩은 타우린이 풍부해 해독 작용뿐 아니라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어 속풀이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고, 악성 빈혈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첩특화마을

                             * 하동읍 신기리에 조성된 재첩특화마을 *



 지리산을 알아보자, 지리산생태과학관

 

  하동읍내에서 평사리삼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우측으로 한산사와 고소산성으로 오르는 길을 만난다. 섬진강 물줄기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는 독특한 외관을 지닌 지리산생태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지리산생태과학관은 크게 생명의 역사와 신비한 과학 이야기를 담은 생태과학실, 지리산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생명을 전시한 생태체험실로 구성되어 있다.

 

  두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복도는 수생태 야생화전시실로 꾸몄다.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나비 표본과 야생화 압화뿐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을 직접 만지고 체험해볼 수 있는 수서생물수족관도 만나볼 수 있다. 지리산생태과학관은 2013년 5월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7~8월은 오후 7시까지, 11~2월은 오후 5시까지).

 


 

지리산생태과학관 전경과 섬진강 참게

 * 2012년 5월에 문을 연 지리산생태과학관 전경 / 수서생물수족관에서 만날 수 있는 섬진강 참게 *


 

 

  지리산생태과학관 뒷길은 한산사, 고소산성, 최참판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는 길이다. 지리산생태과학관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는 한산사는 무딤이들이라 불리는 악양들판과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소산성으로 오르는 길목이다.

 

  한산사 앞에는 전망대가 세워졌다. 동정호, 부부송과 함께 너른 악양들판, 섬진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악양들판 뒤로는 듬직한 구제봉이 우뚝 서 있다. 악양 대봉감으로 유명한 대축마을 입구에서 1km 정도 올라가다 보면 우람한 소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축지리 문암송(천연기념물 제491호)으로 불리는 이 소나무는 수령 600년의 고목으로, 마치 거대한 암반에 걸터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소나무치고는 매우 위풍당당하다. 문암송이 깃들어 있는 바위 위에 올라서면 한산사 전망대처럼 악양들판이 내려다보인다. 한산사와 고소산성을 품은 형제봉이 듬직하게 서 있다.

 


 

한산사 앞 전망대에서 본 악양들판과 섬진강 전경

                            * 한산사 앞 전망대에서 본 악양들판과 섬진강 *

 

 

문암송과 문암송 바위 위에서 바라본 악양들판과 형제봉 능선

    *

 암반에 뿌리를 내린 축지리 문암송 / 문암송 바위 위에서 바라본 악양들판과 형제봉 능선 *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화엄사IC → 구례, 하동 방면 19번 국도 우회전 → 냉천교차로 → 19번 국도 하동 방면 → 하동 재첩특화마을

* 대중교통

서울→하동 : 서울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1일 9회(6:30-22:00) 운행, 3시간 50분 소요
대전→하동 : 대전복합터미널(1577-2259)에서 진교시외버스터미널까지 1일 3회(10:00∼16:30) 운행, 2시간 30분 소요(진교터미널에서 하동행 버스 이용)
부산→하동 :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1688-9969)에서 1일(7:00-18:00) 13회 운행, 2시간 20분 소요

 

2.맛집

해성식당 : 하동읍 신기리 / 재첩정식 / 055-883-6635
신방촌횟집 : 고전면 전도리 / 재첩국 / 055-882-3745
여여식당 : 하동읍 광평리 / 재첩국 / 055-884-0080
단야식당 : 화개면 운수리 / 산채비빔밥, 055-883-1667

 

3.숙소

고궁모텔 : 하동읍 읍내리 / 055-884-5100
월드파크모텔 : 하동읍 흥룡리 / 055-883-2022
섬진강플로렌스 : 화개면 덕은리 / 070-8823-8470 
 

 

<출처> 2012. 6. 22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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