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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강원도 ‘단풍여행’ 절정(점봉산 흘림골, 내설악 백담계곡, 오대산 소금강

by 혜강(惠江) 2010. 10. 17.

강원도 ‘단풍여행’ 절정

더딘만큼 고운 단풍… 그 모습에 더 설렌다

 

박 경 일 기자

 

 

 

▲ 남설악 흘림골의 단풍은 수려한 암봉과 함께 어우러져 특히 더 아름답다. 사진은 등선대 정상에서 내려다본 흘림골의 단풍. 지난해의 모습인데 올해는 더 단풍이 곱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설악의 단풍이 이제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올해는 비가 잦은 데다 고온현상으로 예년보다 단풍 소식이 늦게 당도했지만, 더딘 만큼 색은 더 곱고 화려해서 어느 해보다 더 선명한 단풍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워낙 빠른 속도로 남하하는 탓에 자칫하면 시기를 놓치게 되는 가을 단풍. 거칠고 깊은 산중 말고 트레킹 삼아서 이번 주말 절정의 단풍을 만나고 올 수 있는 강원 일원의 여행지를 골라봤다. 

 

 

점봉산 흘림골 = 설악산 대청봉의 남쪽 골짜기이면서, 동시에 점봉산의 북쪽 골짜기를 이루는 흘림골은 남설악 최고의 단풍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흘림골이란 삼림이 빼곡하고 숲이 우거져 늘 흐린 듯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흘림골을 물들이는 단풍의 화려함은 외설악이나 내설악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흘림골의 들머리는 한계령의 7분 능선쯤의 탐방안내소. 안내소를 지나면 곧 원시림과도 같은 짙은 숲이다. 여심폭포를 지나 암봉 등선대까지 오르면, 이후부터는 줄곧 내리막길을 따라 단풍숲이 펼쳐진다. 탐방코스의 길이는 6.2㎞에 달하지만, 전체 코스중 80%이상이 내리막이라 그다지 체력의 부담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흘림골 최고의 단풍조망대는 등선대. 여기 올라서면 기암괴석 사이로 불붙듯이 타오르는 단풍을 내려다볼 수 있다. 등선대에서 오색약수까지의 구간에는 붉은 단풍이 계곡의 물빛과 어우러진다. 특히 등선폭포와 십이폭포 등을 지날 때면 선경을 방불케 한다. 올해 설악산의 단풍 절정 예상일은 16일. 흘림골의 단풍도 이번 주말쯤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설악 백담계곡 = 백담계곡은 뜨겁게 달궈진 단풍잎이 계곡의 차가운 물위로 떨어지는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백담사는 오세암을 거쳐 마등령과 공룡능선을 타고 설악산을 종주하는 코스의 종점이자 종착지다. 등산객들은 백담사 입구 내가평마을에서부터 백담사까지 6.5㎞ 남짓의 흙길을 셔틀버스로 오간다. 백담계곡의 단풍만을 즐기겠다면 이 코스를 자박자박 걸으면 된다.

 

 백담사까지는 편도 1시간 30분거리.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길을 내려다보며 느릿느릿 걷는 길이다. 평지나 다름없는 구간인 데다 걷기 편한 흙길이어서 오히려 풍광을 즐기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 할 정도다. 길 왼편으로 줄곧 계곡이 따라오는데 어찌나 물이 맑은지 연청색 물의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청아하고 힘찬 물소리에 귀도 즐겁다. 이곳의 단풍은 지대가 낮은 탓에 설악산의 다른 곳들에 비해 단풍이 늦은 편. 이제 막 백담계곡의 물길 너머 암벽 사이로 단풍잎들이 제법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백담계곡을 호젓하게 걷겠다면 셔틀버스가 운행되기 전인 이른 아침에 찾는 편이 낫다. 15분 간격으로 다니는 셔틀버스가 피워대는 먼지와 소음이 거슬리는 까닭이다. 

 

 

 오대산 소금 = 오대산 단풍의 시작은 보통 설악산보다 2∼3일 정도 늦지만, 단풍의 절정은 설악산보다 1주일이 늦다. 단풍이 일찍 시작되지만 천천히 옮겨붙는다는 얘기다. 올해 오대산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는 다음 주말 무렵. 그러나 소금강 계곡의 깊은 골에는 단풍이 일찌감치 불붙었다. 오대산 중에서도 서쪽의 상원사 쪽보다는 동쪽의 강릉 연곡 쪽의 소금강 단풍이 하루 이틀 이른 편이라 이번 주말에 가도 온 산이 붉게 물든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대산 단풍의 매력이라면 넘치는 계곡의 물빛과 어우러진다는 점. 붉은 단풍이 계곡물 위에 붉은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은 탄성을 자아낸다. 굳이 단풍이 아니라도 소금강 계곡의 십자소, 명경대, 식당암, 구룡폭포 등의 절경은 마음을 빼앗기에 부족함이 없다. 소금강에서 노인봉을 거쳐 진고개 쪽으로 넘어가는 게 오대산의 등산코스지만, 가파른 등산로를 짚어가자면 줄잡아 5∼6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단풍구경을 목적으로 했다면 소금강 매표소에서 백운대까지의 왕복코스만 봐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태백시 철암동 = 강원 태백시는 인근에 거느리고 있는 깊은 산과 짙은 숲에 비해 단풍으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곳. 그도 그럴 것이 태백산이며 함백산 등 태백 인근의 산들은 대부분 낙엽송이나 소나무 같은 침엽수들이 대부분인 데다, 붉은색의 단풍나무들도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백시 철암동 철암초교 앞 철암천 주변에는 단풍이 유독 선명한 붉은 색으로 물든다. 철암천의 물길을 따라 붉게 물든 단풍이 군락을 이루는데 길이는 100여m로 짧지만 마치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색이 짙어 탄성을 자아낸다.

 차를 도로 옆에 세워두고 편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코스가 워낙 짧은 데다 물 건너편에 단풍숲이 있어 다른 명소와는 달리 단풍나무 숲길을 걷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눈으로만 즐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출처> 2010. 3, 13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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