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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안동 군자마을에서 600년 조상의 숨결을 느끼다

by 혜강(惠江) 2010. 3. 31.
 

안동 군자마을

600년 조상의 숨결을 느끼다

 

위치 : 안동시 와룡면 오천1리 산25-1번지

 

 

비에 젖은 군자마을<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안동시 와룡면 오천1리에 위치한 군자마을은 광산 김씨의 집성촌이다. 광산김씨는 전라남도 광산을 근거로 하는 거족(巨族)으로 영남에 안동권씨가 있다면, 기호에 광산김씨가 있다고 할 만큼 그 세가 대단했던 가문이다. 이는 조선시대 문과급제자 수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광산김씨 중 조선시대 문과에 급제한 이는 모두 265명. '인다안동(人多安東)'이라 불리는 안동 전체에서 배출한 문과급제자 수가 366명이니 한 가문으로써는 대단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좌 : 양남정 뒤로 군자마을이 보인다. 우 : 군자마을 유물전시관 <사진 여행작가 정철훈>  

 

 

   고려후기 서울로 진출했던 광산김씨의 안동 입향은 오천, 구담, 가야 지역으로 이뤄졌다. 그중 김효로(1454~1534)를 입향조로 하는 광산김씨 예안파가 이곳 오천에 자리를 잡았다. 바로 군자마을의 뿌리다. 14세기에 터를 잡았으니 그 역사가 무려 600년에 이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입향 당시의 마을은 지금의 자리가 아니었다. 당시 외내로 불리던 오천은 지금의 자리에서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1974년 안동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 위기에 놓이자 종택과 누정 등 20여 채의 고택만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이다. 현재 군자마을에는 7가구 15명의 주민이 거주하며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오천리가 군자리라 불리게 된 것은 입향조인 김효로의 종손과 외손 7명이 '오천 7군자

'라 불린 데서 그 연유를 찾을 수 있다. 이들 모두는 퇴계의 제자로 한강 정구선생은 오천마을을 두고 '오천 한 마을 군자 아닌 사람이 없다'고 감탄해마지 않았다 한다.

 

 

 

 

 

     좌 : 솔숲에 기대어 있는 후조당 별당. 우 : 후조당 사랑채 <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7군자 가운데 대표적 인물로는 김부필(1516~1577)을 꼽을 수 있다. 호는 후조당(後彫堂), 퇴계가 극진이 아꼈던 수제자로 군자마을 정면에 자리한 고택이 후조당 종택(중요민속자료 제227호)이다. 퇴계 선생은 자신이 아끼는 제자를 위해 손수 현판을 써 주었는데, 별당 대청에는 퇴계의 친필 현판이 당시 모습 그대로 아직껏 걸려있다.

 

 

  큰 방과 작은 방 그리고 대청으로 구성된 후조당 종택의 별당과 사랑채는 현재 고택 체험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숙박도 가능하다. 장판을 깔고 전기를 놓은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어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하루 밤을 보내는 멋진 경험을 해볼 수 있다. 화장실과 세면실은 건물 밖 별도의 공간에 마련돼 있다.

 

 

 

 

      좌 : 후조당 사랑채 대청. 우 : 탁청정과 탁청정 종택 <사진 : 여행
        가 정철훈>

 

 

 

    군자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후조당과 함께 오천 7군자로 불리는 탁청정(濯淸亭) 김유의 종택(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6호)이다. 1541년 세워진 이 건물은 조선후기 화재를 당한 후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까지도 김유의 후손들이 종가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김효로의 둘째 아들인 김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책 '수운잡방'의 저자이기도 하다. 요리비서로 알려진 이 책에는 안동식혜를 비롯해 16세기 안동지방의 다양한 전통 음식에 대한 조리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종택 옆에는 김유의 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탁청정(중요민속자료 제226호)이 자리해 있다. 개인 정자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곳이다. 중후한 멋이 살아있는 팔작지붕과 널찍한 누마루가 인상적인 탁청정에선 봉래 양사언, 추사 김정희와 함께 조선시대 삼대명필로 알려진 석봉 한호가 쓴 현판 글씨도 감상할 수 있다. 후조당과 달리 탁청정 종택과 탁청정에선 숙박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탁청정 누마루나 두 칸짜리 아담한 온돌방은 얼마든지 둘러볼 수 있다. 군자마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처럼 어느 곳에서도 '출입금지'라는 푯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경우에는 가급적 출입을 삼가하는 게 좋다.

 

 

                                                          ▲ 산남정 입구에 놓여 있는 고무신 <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운치있는 정자에서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탁청정 옆 산남정을 권할 만하다. 탁청정만큼 널찍한 누마루는 없지만 한 가족이 함께 하기에 적당한 아담한 방과 방을 감싸듯 'ㄱ'자로 돌아가는 툇마루가 매력적인 공간이다. 군자마을에서는 이외에도 최근 새로 지은 군자고와 등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다. 개량한옥으로 지어진 군자고와는 앞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그릴을 무료로 빌려준다. 물론 이곳 외 다른 공간에서는 그 어떤 취사행위도 불가하다. 식사를 원할 경우 사전에 예약을 하면 군자고와에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좌 :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내부 모습. 우 : 도산서원 <사진 :
               여행작가 정철훈>

 

 

 

   군자마을에서 조상들의 삶을 온몸으로 체험했다면 그 삶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싶다. 군자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유교문화박물관(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 7백원, 관람시간 09:00~17:30, 매주 월요일 휴무)은 그런 의미에서 꼭 한번 찾아봐야 할 곳이다. 국내 유일의 유교 전문 박물관인 유교문화박물관에서는 어렵고 막연하게만 느꼈던 유교를 다양한 체험형 전시물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면 산림의 역사와 산림자원으로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경상북도산림과학관(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1천원, 어린이 500원,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도 놓치기 아깝다. '산림의역사와자원', '경북의산림', '나무의마당', '생명과문화의숲' 등 모두 4개 전시실을 갖추고 있는 경상북도산림과학관은 유교문화박물관과 도산서원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동선의 흔들림 없이 돌아볼 수 있다.

 

 

  이외에 도산서원(입장료 어른 1천5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2천원, 관람시간 09:00~18:00)과 퇴계종택, 퇴계묘소, 이육사문학관(입장료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관람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이 2~4km 간격으로 위치해 있어 함께 돌아보기에 좋다.

 

 

 

            좌 : 유교문화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고서적들. 우 : 이육사문학관
           <사진 : 여행작가 정철훈>

 

 

 

<여행정보>

 

○ 문의전화
- 안동시청 관광산업과 : 054)840-6391 / - 안동관광정보센터 : 054) 856-3013
- 안동 군자마을 : 054)852-5414 / - 유교문화박물관 : 054)851-0800
- 경상북도산림과학박물관 : 054)855-8681 / - 도산서원 : 054)856-1073
- 이육사문학관 : 054)852-7337

○ 대중교통
[열차] 무궁화호 = 청량리→안동 : 1일 8회 운행(06:00 08:00 10:30 13:00 15:00 16:00 19:00 21:00) 4시간 15분 소요
[버스] =  동서울→안동 : 1일 42회 운행, 2시간 50분 소요
[자가용] = 영동고속도로 → 만종IC → 중앙고속도로 → 서안동IC → 안동시내 → 35번 국도(봉화방면)  → 와룡면사무소 → 오천유적지(군자마을)

○ 숙박정보 : 군자마을 고택 체험
- 후조당 : 15만원(큰방, 작은방, 대청마루)

- 후조당 사랑채 : 20만원(큰방, 작은방, 마루)
- 읍청정 : 15만원(큰방, 작은방, 마루)

- 산남정 : 10만원(큰방, 마루)
- 군자고와 : 규수방 12만원, 송죽방 8만원, 군자방 10만원 (식사제공 시 1인 6천원 추가)

○ 식당정보
- 양반밥상 : 상아동, 안동간고등어 054)855-9900 /

 

- 까치구멍집 : 상아동, 헛제사밥 054)821-1056

 

- 안동구이마당 : 천리동, 안동간고등어 054)853-8292
- 안동민속음식의집 : 상아동, 헛제사밥 054)821-2944
- 원조안동찜닭 : 남문동, 안동찜닭 054)855-8903
- 위생안동찜닭 : 남문동, 안동찜닭 054)852-7411
- 옥동손국수 : 옥동, 칼국수 054)855-2308

 - 선미식당 : 삼산동, 칼국수 054)857-8498


○ 주변 볼거리 : 하회마을, 병산서원, 안동한지전시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신세동7층전탑, 안동포전시관

 

 

○축제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0년 9월24일~10월3일), 하회마을선유줄불놀이(탈춤축제 기간), 안동한우불고기축제(탈춤축제 기간), 임산얼음축제(매년 1월중순), 봉정사국화축제(매년 10월말), 안동학가산산약축제(매년 11월중) 

 

 

 

<출처> 2010. 3. 15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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