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17) : 사해 (死海)
사해(Dead Sea)에서의 특별한 체험
글·사진 남상학
* 사해 수면에서 만들어진 소금의 결정체 *
아랍어로 ‘롯의 바다'(Sea of Lot)*라고 불리는 사해는 이스라엘 동남부에 자리잡고 있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동쪽으로 사해 최북단까지 약 35㎞ 떨어져 있으며, 요르단과 국경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남북의 길이 약 75㎞, 폭 6-16㎞, 최대 수심은 약 400m, 표면적 약 9백65㎢ 정도의 거대한 내륙의 호수다.
또 사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물이 흘러들어오기만 하고 유출구(流出口)가 없기 때문에 사해의 염분 함유율은 약 35% 정도로 보통 바다의 염분 함유율이 4-8%인데 비해 훨씬 높다. 또 수면 높이가 지구 평균수면보다 약 400m 아래에 있다. 사해의 물은 주변의 요단강 물이 하루에 약 500만톤씩 계속해서 흘러들어오는데 증발량이 높고, 계속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소금꽃이 핀다’는 말처럼 소금이 결정되면서 결정체가 목화의 하얀 꽃처럼 떠있거나 소금기둥이 자라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모두 자원으로 여겨 수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성서에서는 소금바다 즉 '염해', 아라바 바다, 혹은 동해로 언급된다.(창 14:3, 신 3:17, 슥 14:8)
이토록 염도가 높고 그렇게 많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그 물이 흘러나갈 구멍이 없기 때문이다. 사해는 요단강 등 주변에서 유황과 질산 성분의 물질들이 함유된 물이 약 7백만 톤 정도가 매일 쏟아져 들어온다. 그러나 빠져 나갈 구멍은 없고 연중 섭씨 40도 가까운 뜨거운 날씨에 의해 그 만큼의 물이 수증기로 증발됨으로써 여러 가지 화학물질 등 고체 성분만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소금농도가 30%기 훨씬 넘어 아무것도 살지 못한다. 사해는 말 그대로 죽음의 바다다.
따라서 사람이 사해에 들어가면 손발을 휘젓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둥둥 뜬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사해에 와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물방울이라도 튀어 눈이나 코, 입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이 물이 눈에 들어간다면 눈이 쓰라려서 그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 정도다.
반면 사해에는 수많은 무기질이 있어서 이를 추출하여 자원화함으로써 자원의 보고(寶庫)가 되고 있다. 특히 포타슘의 매장량이 많아 전 세계가 이곳에서 나는 것만 쓰더라도 100년을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포타슘은 비누, 비료들을 만드는데 쓰인다. 사해 주변에는 사해 물을 분석해서 광물질을 추출해 내는 공장 들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머드를 활용한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또 사해는 지중해보다 산소의 농도가 10% 정도 높아서 호흡기 환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건강 휴양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세계인들이 즐기는 건강방법은 사해의 바닷물에서 목욕 하는 것과 사해의 서쪽 둑을 따라 개발된 많은 온천들에서 목욕하는 것, 그래서 사해 남단의 ‘조하르’ 온천과 엔디게의 ‘마조’ 온천은 피부병 환자들과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또 사해에는 바닥에서 나오는 아주 곱고 검은 진흙이 피부에 좋다고 하는데 성지순례를 가면 누구나 잠시라도 사해 물속에 텀벙 들어가 머드팩을 바르고 수영을 한다. 이 지역에서 만의 특별한 진흙 팩 마사지이다. 이 진흙은 많은 광물질과 소금, 그리고 죽은 동식물성 유기물들이 합해져서 피부 미용에 효험이 크다고 한다. 사해 바닥의 진흙을 이용한 머드 팩과 화장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장품으로 팔려나간다. 클레오파트라도 한 때 이곳 사해의 물을 가져다가 피부 미용에 사용했다고 한다.
성서적으로 볼 때에는 예전에 소돔과 고모라, 아드마, 소보임, 소알 등의 도시가 이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해(염해)는 가나안 땅의 경계를 언급할 때도 등장하며,(민34:3, 12), 다윗이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승전한 대목(대상 18:12)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대하20:1~2, 겔 47:18)
우리 일행은 쿰란 성지를 답사한 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성서의 배경이 되고 있는 사해에서 머드 팩과 수영을 즐기며 사해체험을 했다.
<참고> *롯의 바다 : 하란의 아들이며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은 아브라함과 함께 가나안에 가서 소돔 근처에 정착해서 살다가(창14:1~12) 소돔을 떠났다(창19), 그리고 모압과 암몬의 조상이 되었다. 롯이 염해 주변 소돔에서 오래 살았기에 흔히 '롯의 바다'로 불렸다.
* 호숫가에 하얀 소금기를 띠고 있는 사해 모습 *
* 사해 체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입구의 상점에서는 수영복을 대여해 준다. *
* 사해 체험을 위해 탈의하고 해변으로 향하는 순례객 *
* 사해에서는 바닥에 가라앉은 뻘로 머드 체험이 가능(움푹 파인 웅덩이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
* 사해에 만들어지는 소금의 결정체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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