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삼악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중부권 명산
수도권 등산 마니아들이 하루 산행코스로 즐겨찾는
삼악산(三嶽山). 한때 학생들의 수련모임(MT)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강촌마을’ 맞은편에 솟아 있는 산이 바로 삼악산이다.
* 삼악산 정상 뒤편으로 북한강 물줄기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 /사진작가 오세기씨 제공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위치한 삼악산의 높이는 해발 654m. 그다지 큰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 서면 의암호와 호반의 도시 춘천시내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다.
북서쪽으로는 화악산, 그 옆으로 북배산과 계관산의 능선이 이어진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뒤로 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무릉도원으로 들어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삼악산을 다녀온 사람이면 누구나 바위와 어우러진 노송들을 얘기한다. 수령이 수백년은 됨직한 소나무들이 바위 위로 굵은 뿌리를 드러내고 있지만 푸른빛은 건재해 신비함마저 느끼게 한다. 등산로 곳곳에 갖가지 모양을 한 크고 작은 바위들도 기이하다. 산세는 작지만 단조롭지 않아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으로는 제격이다.
삼악산의 또다른 비경은 폭포다. 빙하시대 형성된 협곡은 명산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깊이 패어 마치 동굴 속에 있는 듯한 상상을 하게 한다. 협곡 사이로 흘러 내리는 6개의 폭포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등선·비선·승학·백련·비룡·가폭포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협곡 사이에 자리한 선녀탕은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전해내려 오는 곳이기도 하다.
* 강촌 유원지 맞은편에 우뚝 솟아 있는 삼악산.
이런 이유에서일까. 삼악산은 금강산 또는 설악산의 축소판이란 평도 듣는다. 계절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는 명산들처럼 삼악산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드러낸다. 봄철이면 초입새 강변 산자락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진달래·산수유·목련 등이 등산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여름이면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해 준다. 가을엔 기암 절벽 사이로 곱게 물든 단풍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겨울엔 암벽 곳곳에 얼음이 얼어 빙벽을 오르는 듯한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삼악산에는 금선·신흥·상원·흥국사와 대원암 등 고찰을 비롯해 삼악산성(三嶽山城), 삼악사터 등 유서깊은 명소가 많아 가족들과 함께 등반하는 것도 권할만하다. 춘천과 서울 간의 역로였던 석파령이 내려다 보이는 삼악산성은 천혜의 지형을 이용해 부분 축조된 것으로 폭 1.3m 길이 1.5㎞의 성지로 이어져 있었으나 현재에는 470m 정도만 남아 있다.
* 삼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춘천 시가지 전경.
강원도 지정문화재 자료 제50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이곳은 고대 부족국가인 맥(貊)국의 전설과 후삼국 시대 궁예의 피난처였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는 삼악산이 1000여년 전부터 전략의 요충지로도 중시됐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근처에는 청평댐 건설로 형성된 남이섬 유원지가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삼악산을 비롯한 국내 유명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산림청 산림휴양문화 포털에서 얻을 수 있다.
(사이트 : ‘숲에on(www.foreston.go.kr')
의암호·춘천시 한눈에
삼악산 등반은 왕복 3시간가량 걸린다. 코스별 산행 시간은 별 차이가 없지만 어느 곳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흥은 제각각이다.
삼악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는 삼악산매표소~등선폭포~비선식당~흥국사~정상~상원사~의암댐매표소와 의암댐매표소~상원사~정상~흥국사~비선식당~등선폭포~삼악산매표소 코스다.
초보자들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삼악산매표소~등선폭포~비선식당~흥국사~비선식당~등선폭포~삼악산매표소와 삼악산매표소~등선폭포~흥국사~정상~흥국사~등선폭포~삼악산매표소 코스를 많이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권하는 코스는 의암댐매표소에서 출발하는 코스.
삼악산매표소에서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완만한데 비해 의암댐매표소에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출발할 때 힘들더라도 내려올 때 쉬운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의암댐매표소를 지나 삼악산장~상원사~깔딱고개를 거쳐 삼악산 정상 부근의 암봉(해발 640m)에 서면 의암댐 붕어섬을 비롯, 춘천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아래 펼쳐진 풍광은 그야말로 일품이어서 정상은 꼭 들러야 한다.
산행을 마친 뒤 시간이 남으면 강촌을 찾아 하이킹을 즐기며 다리를 푸는 것도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자녀와 함께라면 삼악산에서 2~3㎞가량 떨어져 있는 고려 개국공신 신숭겸 묘역이나 애니메이션박물관·고슴도치섬·춘천 인형극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춘천댐 아래 매운탕골이나 명동 닭갈비골목 등을 찾아 미각을 충족시키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최승현기자〉
<출처> 2007년 05월 10일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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