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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충남 서산 미식기행, 서해안 '별미 5선'

by 혜강(惠江) 2007. 6. 16.

 

서산 미식기행, 서해안 '별미 5선'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흔히들 충남 서산하면 '광대한 담수호의 겨울 철새', '간월암', '낙조'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주로 겨울 여정의 서정적 테마들이다. 하지만 서산의 여름 또한 겨울 못지않은 매력을 품고 있다. 그중 으뜸이 풍성한 제철 미식거리다.

 

   6월의 중순, 서해의 낭만이 물씬 배어나는 서산에는 우럭젓국, 박속밀국낙지, 꽃게, 선상횟집, 게국지 등 싱싱하고도 맛깔스런 여름 별미가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가로림만 갯벌과 닿아 있는 웅도에서는 귀한 풍광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모습이지만 운이 좋다면 바지락을 가득 싣고 귀환하는 소달구지를 마주할 수 있다.

  초여름의 녹색기운이 가득한 이즈음 툭 트인 개펄과 그윽한 절집이 기다리는 서산땅을 찾아 껄끄러운 여름 입맛을 되돌려 보자.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 거리. 갯마을 서정 속에 즐기는 미식기행은 홀가분한 일상탈출을 담보해준다.                        

 

 

                  음메~바지락 가득 실은 소달구지의 향수
                 우리는 또 '추억을 캐러' 그곳으로 간다.

 

 

 

◆ 사라져 가는 추억의 풍광 하나 '웅도 갯벌 소달구지'

 

  서산시 대산읍 웅도는 가로림만의 기름진 갯벌과 닿아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말이 섬이지 물이 빠지면 연육교(잠수교)를 통해 차량이 드나들 수 있어 반 육지화가 진행된 곳이다. 때문에 밀물썰물 물때를 살펴 찾아야 한다.

  모습이 웅크린 곰을 닮았다는 '웅도' 앞바다 갯벌은 예로부터 가로림만 최고 어장 중 하나로 통하고 있다. 겨울 굴을 필두로 봄이면 바지락, 여름엔 낙지, 가을이면 망둥어 손맛을 보려는 꾼들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곳이다. 또 툭 트인 뻘에는 패류 양식장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곳은 주민 생활의 터전이어서, 아무데나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어촌계의 허가를 얻은 뒤 제한된 지역에서만 뻘밭에 나설 수 있다.

  예로부터 웅도의 대표적 풍광은 '갯벌 소달구지'였다.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이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요즘 소달구지의 모습은 흔치 않다. 어획고의 감소 뿐만아니라 경운기 등 대체 수단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아직도 운수 좋은 날엔 우마차의 귀환 모습을 접할 수 있는데, 여느 갯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다. 우마차는 마을 1km앞까지 나가 채취한 바지락을 운반해오곤 했는데, 질퍽한 뻘밭을 오가는 운반수단으로는 최고였다.
 

 

 초여름 입맛 돋우는 서해안 '별미 5선'

  꼬득꼬득 말린 살찐 우럭을 쌀뜨물을 받아 한소끔 끓여 낸 '우럭젓국', 만선으로 귀환한 배 위에서 싱싱한 횟감을 떠주는 삼길포 '선상횟집', 시원한 박속과 어린 낙지를 함께 넣고 말금하게 끓여낸 '박속밀국낙지', 어리굴젓을 삭혀 만든 간장에 싱싱한 꽃게를 넣어 담근 '꽃게장', 그리고 게장 담갔던 국물에 묵은 김치를 넣어 짭짤하게 끓여낸 '게국지' 등 서산에는 초여름 맛볼 만한 서해 토속 별미가 한 가득이다.

 

◈ 술드셨나요? 속풀이로 그만이죠


 

                   
        
                     ▲  우럭젓국                                                 ▲ 박속밀국낙지      
            
   ☞ 우럭젓국 = 우럭은 서해안 배낚시의 대표 어종이다. 횟감으로도 좋지만 서산 사람들은 시원한 속풀이 '우럭젓국'으로도 곧잘 끓여 먹는다. 우럭젓국은 오뉴월부터 7월중순까지가 제 맛이다.  우럭이 살찌는 시절, 보리가 누릇누릇 익어가는 이즈음이 가장 맛좋다. 우럭을 2일 정도 꼬득 하게 말린 뒤 끓여낸 국물 맛이 북어국 이상으로 시원하다. 특히 북어보다 살이 많고 부드러워 해장은 물론, 식사로도 손색없다.

  쌀뜨물에 소금 간이 밴 우럭 토막을 넣고, 볶은 무, 새우젓, 청양고추, 마늘, 양파, 파, 두부 등을 함께 넣어 맛깔스럽게 끓여낸다. 우럭젓국은 우선 쌀뜨물이 주는 토속미가 구미를 당긴다. 자칫 텁텁할 수도 있겠지만 국물맛은 칼칼 시원하고, 적당히 간이 밴 우럭 육질은 부드러우면서도 감칠 맛 돈다.   서산 토박이들은 음암면 도당리 덕수식당(041-663-2467)을 맛집으로 적극 추천한다. 자연산 우럭만을 쓰는 집이다. 바깥주인 김응재씨는 고기를 잡아 대고, 안주인 이길주씨는 20년째 손맛을 내고 있다.

 
◈ 어선에서 떠주는 횟감의 참맛 즐겨
         
☞ 삼길포 선상횟집촌 = 매머드급 대호방조제가 있는 삼길포가 서산의 새로운 미식촌으로 통하고 있다. 선창가 어선의 선상횟집이 명물로, 포구기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른 새벽 조업에 나섰던 29척의 고깃배가 낮 12시 쯤이면 포구로 돌아와 포구 방파제에 도열해 싱싱한 횟감을 판다.   놀래미(1만5000원), 도다리(2만원), 아나고(1만3000원), 간재미(1만원), 광어(3만원), 우럭(1만3000원) 등 어종도 다양한 데다 값도 저렴한 편이다. 이 중 우럭만 양식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로림만 앞바다에 나가 갓잡아 온 것들이다.

  선주와 아주머니들은 주문을 받은 즉시 펄펄뛰는 생선을 배 어창에서 꺼내 능숙한 솜씨로 횟감을 쳐준다. 하지만 식품위생법상 배위에서는 시식을 할 수 없어 야채와 양념(4000원)을 사서 방파제에 걸터 앉아 먹거나, 횟감을 들고 인근 횟집을 찾으면(1인당 5000원) 매운탕, 공기밥까지 갖춰 먹을 수 있다. 식후경으로 포구 뒤 삼길산에 오르면 멀리 당진과 주변 바다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 어른 엄지손가락만한 애낙지로 끓여            
 
☞ 왕산포 박속밀국낙지 = 가로림만에 접한 중왕리의 왕산포구는 박속밀국낙지탕으로 유명하다. 야채를 우려낸 국물에 박속과 낙지를 넣어 끓인 다음 칼국수를 넣어 먹는 맛이 시원하다.   박속밀국낙지탕은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밀과 보리를 갈아 칼국수와 수제비를 뜨고, 낙지 몇 마리를 넣어 먹던 것을 상품화 한 경우로, 박속의 깔끔한 맛과 낙지의 구수함이 일품이다. 

  제철은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 8월까지. 맑은 물에 박속과 대파, 마늘, 양파 등을 넣고 소금간을 해 끓인 국물에 가로림만 갯벌에서 잡은 산 낙지를 통째로 넣는다. 


  서산에서 박속밀국낙지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는 지곡면 중왕리 왕산포 일대를 꼽을 수 있다. 본래 왕산포는 일조량 많은 남향 뻘을 형성해 진상품 뻘낙지가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왕산포에서는 이즈음 유다른 맛을 볼 수 있다. 보통 크기의 낙지가 아닌 어른 엄지 손가락만한 애낙지(새끼낙지)를 넣고 끓여 주는 게 이곳만의 별미다. 우선 어린 낙지이다보니 부드럽고, 한입에 오물거리기도 편하다. 뻘낙지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입속에서 낙지발이 쉽게 뚝뚝 끊긴다.  연중 6월~7월 중순 사이에만 맛볼 수 있는 데다 물량도 달려 마리당 2400원 선(6월14일 현재)을 웃돈다. 항상 시세변동이 있으며, 큰 낙지로 끓인 것은 3만~5만원선(2~5인용). 지곡면 중왕리 우정횟집(041-662-0763)이 맛집으로 통한다.
 

 
◈ 게장 담갔던 국물에 묵은김치 넣어
 

 

           

     

 

 

 

☞ 게국지 = 서산의 대표적 토속 별미다. 서산사람들은 흔히 '게꾹지'라고 부르는데, 게장을 담갔던 국물에 묵은김치를 넣어 끓여먹던 이 지역의 소박한 음식이다.   서산시 읍내동 진국집(041-665-7091)이 유명 맛집으로 통한다. 조이순(74) 할머니가 오랜 동안 구수하고 짭짤한 옛 맛을 재현해내고 있다. 게국지와 김치찌개, 시래기장, 호박찌개 등 4가지 찌개류와 감태김, 게장, 어리굴젓 등 여나문 가지 반찬이 상에 오른다.

 
◈ 3년 삭힌 어리굴젓으로 꽃게장 담가
 
☞ 꽃게장 = 6월 중순 충남 서해안의 별미로 꽃게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올해는 '금게'라는 말이 따를 정도로 꽃게가 귀하다. 서산 미식가들은 꽃게장을 곧잘 하는 집으로 동문동 삼기꽃게장(삼기식당 041-665-5392)을 꼽는다. 이 집의 꽃게장은 좀 색다르다. 3년 삭힌 어리굴젓 장으로 꽃게장을 담근다. 여타 한약재나 양념 등을 섞지 않는 것도 특징,  꽃게탕은 대파, 미나리, 호박, 마늘, 팽이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여 내는데, 시원 칼칼한 국물맛에 부드러운 육질이 '금게' 이름값을 하고도 남는다. 게장백반, 꽃게탕 각 1만7000원(1인 기준). 

 
<여/행/메/모>

▶가는 길 
◇ 웅도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 서산시 ~ 29번 국도 ~ 대산읍 ~ 오지리 방향 3km 지점 웅도
  이정표 ~ 좌회전 후 3km 직진 웅도 방면 ~ 웅도
◇ 삼길포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 ~ 29번 국도 ~ 대산방면 ~ 대호방조제 방향 ~ 삼길포
◇ 왕산포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 ~ 29번 국도 ~ 지곡면 ~ 왕산

▶ 서산 6쪽마늘축제

  제2회 서산6쪽마늘축제(www.ssgarlic.co.kr)가 15~17일 3일간 서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서산6쪽마늘캐기 체험장에서는 시중가 2만5000원에 해당하는 서산6쪽마늘 1접(100개)을 40% 할인 가격(1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600인분 마늘 비빔밥 만들기 등 재미난 체험거리도 가득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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