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미식기행, 서해안 '별미 5선'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흔히들 충남 서산하면 '광대한 담수호의 겨울 철새', '간월암', '낙조' 등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주로 겨울 여정의 서정적 테마들이다. 하지만 서산의 여름 또한 겨울 못지않은 매력을 품고 있다. 그중 으뜸이 풍성한 제철 미식거리다.
6월의 중순, 서해의 낭만이 물씬 배어나는 서산에는 우럭젓국, 박속밀국낙지, 꽃게, 선상횟집, 게국지 등 싱싱하고도 맛깔스런 여름 별미가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가로림만 갯벌과 닿아 있는 웅도에서는 귀한 풍광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모습이지만 운이 좋다면 바지락을 가득 싣고 귀환하는 소달구지를 마주할 수 있다.
초여름의 녹색기운이 가득한 이즈음 툭 트인 개펄과 그윽한 절집이 기다리는 서산땅을 찾아 껄끄러운 여름 입맛을 되돌려 보자.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 거리. 갯마을 서정 속에 즐기는 미식기행은 홀가분한 일상탈출을 담보해준다.
음메~바지락 가득 실은 소달구지의 향수
우리는 또 '추억을 캐러' 그곳으로 간다.
◆ 사라져 가는 추억의 풍광 하나 '웅도 갯벌 소달구지'
서산시 대산읍 웅도는 가로림만의 기름진 갯벌과 닿아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말이 섬이지 물이 빠지면 연육교(잠수교)를 통해 차량이 드나들 수 있어 반 육지화가 진행된 곳이다. 때문에 밀물썰물 물때를 살펴 찾아야 한다.
모습이 웅크린 곰을 닮았다는 '웅도' 앞바다 갯벌은 예로부터 가로림만 최고 어장 중 하나로 통하고 있다. 겨울 굴을 필두로 봄이면 바지락, 여름엔 낙지, 가을이면 망둥어 손맛을 보려는 꾼들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곳이다. 또 툭 트인 뻘에는 패류 양식장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곳은 주민 생활의 터전이어서, 아무데나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어촌계의 허가를 얻은 뒤 제한된 지역에서만 뻘밭에 나설 수 있다.
예로부터 웅도의 대표적 풍광은 '갯벌 소달구지'였다.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이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요즘 소달구지의 모습은 흔치 않다. 어획고의 감소 뿐만아니라 경운기 등 대체 수단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아직도 운수 좋은 날엔 우마차의 귀환 모습을 접할 수 있는데, 여느 갯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다. 우마차는 마을 1km앞까지 나가 채취한 바지락을 운반해오곤 했는데, 질퍽한 뻘밭을 오가는 운반수단으로는 최고였다.
초여름 입맛 돋우는 서해안 '별미 5선'
꼬득꼬득 말린 살찐 우럭을 쌀뜨물을 받아 한소끔 끓여 낸 '우럭젓국', 만선으로 귀환한 배 위에서 싱싱한 횟감을 떠주는 삼길포 '선상횟집', 시원한 박속과 어린 낙지를 함께 넣고 말금하게 끓여낸 '박속밀국낙지', 어리굴젓을 삭혀 만든 간장에 싱싱한 꽃게를 넣어 담근 '꽃게장', 그리고 게장 담갔던 국물에 묵은 김치를 넣어 짭짤하게 끓여낸 '게국지' 등 서산에는 초여름 맛볼 만한 서해 토속 별미가 한 가득이다.
◈ 술드셨나요? 속풀이로 그만이죠


쌀뜨물에 소금 간이 밴 우럭 토막을 넣고, 볶은 무, 새우젓, 청양고추, 마늘, 양파, 파, 두부 등을 함께 넣어 맛깔스럽게 끓여낸다. 우럭젓국은 우선 쌀뜨물이 주는 토속미가 구미를 당긴다. 자칫 텁텁할 수도 있겠지만 국물맛은 칼칼 시원하고, 적당히 간이 밴 우럭 육질은 부드러우면서도 감칠 맛 돈다. 서산 토박이들은 음암면 도당리 덕수식당(041-663-2467)을 맛집으로 적극 추천한다. 자연산 우럭만을 쓰는 집이다. 바깥주인 김응재씨는 고기를 잡아 대고, 안주인 이길주씨는 20년째 손맛을 내고 있다.
선주와 아주머니들은 주문을 받은 즉시 펄펄뛰는 생선을 배 어창에서 꺼내 능숙한 솜씨로 횟감을 쳐준다. 하지만 식품위생법상 배위에서는 시식을 할 수 없어 야채와 양념(4000원)을 사서 방파제에 걸터 앉아 먹거나, 횟감을 들고 인근 횟집을 찾으면(1인당 5000원) 매운탕, 공기밥까지 갖춰 먹을 수 있다. 식후경으로 포구 뒤 삼길산에 오르면 멀리 당진과 주변 바다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제철은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 8월까지. 맑은 물에 박속과 대파, 마늘, 양파 등을 넣고 소금간을 해 끓인 국물에 가로림만 갯벌에서 잡은 산 낙지를 통째로 넣는다.
서산에서 박속밀국낙지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는 지곡면 중왕리 왕산포 일대를 꼽을 수 있다. 본래 왕산포는 일조량 많은 남향 뻘을 형성해 진상품 뻘낙지가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왕산포에서는 이즈음 유다른 맛을 볼 수 있다. 보통 크기의 낙지가 아닌 어른 엄지 손가락만한 애낙지(새끼낙지)를 넣고 끓여 주는 게 이곳만의 별미다. 우선 어린 낙지이다보니 부드럽고, 한입에 오물거리기도 편하다. 뻘낙지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입속에서 낙지발이 쉽게 뚝뚝 끊긴다. 연중 6월~7월 중순 사이에만 맛볼 수 있는 데다 물량도 달려 마리당 2400원 선(6월14일 현재)을 웃돈다. 항상 시세변동이 있으며, 큰 낙지로 끓인 것은 3만~5만원선(2~5인용). 지곡면 중왕리 우정횟집(041-662-0763)이 맛집으로 통한다.
◈ 게장 담갔던 국물에 묵은김치 넣어
▶가는 길
◇ 웅도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 서산시 ~ 29번 국도 ~ 대산읍 ~ 오지리 방향 3km 지점 웅도 이정표 ~ 좌회전 후 3km 직진 웅도 방면 ~ 웅도
◇ 삼길포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 ~ 29번 국도 ~ 대산방면 ~ 대호방조제 방향 ~ 삼길포
◇ 왕산포 :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 ~ 29번 국도 ~ 지곡면 ~ 왕산
제2회 서산6쪽마늘축제(www.ssgarlic.co.kr)가 15~17일 3일간 서산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서산6쪽마늘캐기 체험장에서는 시중가 2만5000원에 해당하는 서산6쪽마늘 1접(100개)을 40% 할인 가격(1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600인분 마늘 비빔밥 만들기 등 재미난 체험거리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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