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실로1 나의 침실로 / 이상화 나의 침실로 - 이상화(李相和)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寢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국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마음의 촛불을 봐라. 양털같은 바람.. 2020. 2.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