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그릇1 (수필) 깨어진 그릇 / 이항녕 깨어진 그릇 이항녕(李恒寧) 광복(光復) 전에, 나는 경남(慶南)에서 군수(郡守) 노릇을 한 일이 있다. 광복이 되자 나는 그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소나마 속죄(贖罪)가 될까 하여 교육계(敎育界)에 투신(投身)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교육에 종사한다는 것이 전비(前非)에 대한 속죄가 되는지에 관해선 지금도 의심을 가지고 있다. 교육은 가장 신성한 사업이다. 그런 사업에 죄(罪) 있는 사람이 참여(參與)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지금, 내가 속죄를 한답시고 교육계에 들어온 것이 교육에 대한 모독이 아니었나 하고 반성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때의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속죄의 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국민학교 평교사가 되기를 바랐다. 기왕 교육계에 투신하기고 결심한 이.. 2014. 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