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 벽화(金堂壁畵)1 (수필) 금당벽화 / 정한숙 금당벽화(金堂壁畵) 정한숙 (鄭漢淑) 목탁 소리가, 비늘진 금빛 낙조 속에 여운을 끌며 울창한 수림을 헤치고 구릉의 기복을 따라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무성한 숲과 숲, 스며드는 습기로 바위의 이끼는 변함 없이 푸른데, 암수 서로 짝지어 어르는 사슴의 울음은, 남국적인 정서로 이국의 애수를 돕는 듯했다. 바위에 앉은 채 움직이려 하질 않았다. 서녘 하늘은 젖빛 구름 속에 붉은 빛을 머금는가 하면, 자줏빛 구름이 솟구쳐 흐르고, 그것이 퍼져 다시 푸른 바탕으로 변하면, 하늘은 자기 재주에 겨워 회색빛으로 아련히 어두워 갔다. 바위에 기대앉은 담징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녘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동광은 하늘 빛을 닮은 듯, 담뿍 부풀어올랐던 희열의 빛이 잦아들며, 몽롱한 꿈 속에 잠기듯이 흐려졌다... 2014. 1.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