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1 '그림자'와 '만찬' / 함민복 A. 그림자 - 함민복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 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뜻했으면 좋겠다. 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 - 시집 《말랑말랑한 힘》(2005) 수록 ▲이해와 감상 2005년 발표작인 이 시는 자신의 ‘그림자’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고 있는 지상의 모든 존재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 고통 없는 세상이 펼쳐질 것을 염원하는 시인의 열망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의 중심적인 제재는 ‘그림자’이다. 그림자란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가 지니기 마련인 분신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햇빛이 비치는 반대쪽에 형성된다는 점에서 밝음과 대비되는 어둠을 내포하며, 모든 존재가 지니는 아픔과 상처 같은 .. 2020. 1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