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살고 싶네1 (시) 남해 금산 / 남상학 시(詩) 남해 금산 -그곳에 살고 싶네 남상학 남해 금산에 오르니 산줄기가 뚜벅뚜벅 바다로 걸어 들어가네 한 줄기 바람이 말갛게 얼굴 씻고 하얀 비단 한 자락 끌고 와서 맨발로 달려가고 아늑한 물안개 살금살금 발목에 차오르면 홀로 고고한 바위섬은 지상에서 영원히 함몰하듯 순간 자취를 감춘다. 구름 속에 아득히 묻히는 이 현기증, 먼 우주로의 유영(遊泳) 모든 것 쓸어간 자리에 난생처음 경험하는 무중력 상태 낯선 나라의 백성이 된 듯 스멀거리는 안개 떼 속에서의 이 신묘한 변신(變身) 영혼마저 투명해지는 것일까? 나이대로 청청한 나무에 기대어 금산에 묻혀 영원히 살고 싶네 안개처럼 바람처럼 2020. 1.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