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반자리1 (시) 가을 빈자리 / 남상학 (시) 가을 빈자리 남상학 갈대숲이 머리 풀고 흐느낀다 바람 부는 황량한 들길 뭉게구름 피어오르던 여름 그 날의 향연은 끝나고 가을이 빈 수레를 끌고 온다 텅 빈 자리 모두가 낯설고 두렵다 이웃들은 모두 떠나고 또 친구들은 어디 갔는가 벌판에는 홀로 허수아비만이 지키고 있다 허공을 가르는 한 떼의 기러기 아득히 사라지는 세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뜨락에서 이마에 주름진 나이만큼 홀로 깊은 고독에 잠긴다 쓸쓸히 참새 떼 흩어져 날아간 아스라한 언덕 위 오늘따라 십자가 없는 교회당은 왜 이리 초라하고 쓸쓸한가 먼 나라로 떠난 종소리 쉴 곳 없어 떠도는 영혼을 찾아 다소곳이 기도의 손을 모은다 가을 텅 빈자리 채워야 할 양식을 위해 …. 2020. 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