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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포도원의 노래 -나의 사랑, 나의 여인

by 혜강(惠江) 2020. 1. 18.




포도원의 노래
- 나의 사랑, 나의 여인
 
                             

                                                       남상학

 

햇빛 따사로운
은혜의 텃밭에서
척박한 땅 일궈
포도나무를 가꾸는 여인아

상큼한 바람으로
맑은 눈을 가꾸고
가장 깊은 곳에서 퍼 올린
정한 샘물로 진액(津液)을 빚어
우리 뜨락에 초롱초롱
푸른 별눈을 키웠구나

심장의 힘찬 박동(搏動)
날마다 기도는 생명의 젖줄이어니
그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귀여운 것들아
하늘의 푸른 정기, 해맑은 미소를
가슴 가득 안아라

쏟아지는 빗줄기
천둥 치는 여름을 지나
영근 포도송이 단맛을 풍길 때 
그대 고운 손으로
깊은 잠에 혼곤히 취해도 좋을
진한 포도주를 빚어라.

그 빛깔과 향기를
빈 항아리에 가득 담아
가나 혼인 잔치에서 기쁨을 퍼내듯
길어도 길어도 마르지 않을
행복을 길어

언제나
우리 즐거운 향연에
포도나무 무성한 잎새로
그늘을 드리우는
넉넉한 손길

내 작은 포도원을
평생 풍요롭게 가꾸는
나의 사랑
나의 여인아
                                               

 

*결혼 30주년 기념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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