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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여행 종합

걷기 좋은 길, 가는 여름 아쉬워… 그냥 걸었어

by 혜강(惠江) 2018. 9. 4.

 

걷기 좋은 길

 

가는 여름 아쉬워… 그냥 걸었어

 

이귀전 기자

 

 

 말이 안 될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마침내 한풀 꺾였다. 이제야 익숙한 여름 날씨 같다. ‘홈케이션(Home+vac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무더위 탓에 실내에서 머무는 것이 차라리 나은 기간이었지만, 이젠 슬슬 돌아다닐 만한 기온이다.

 

 산이나 바다 어디를 찾아도 덥긴 해도 견딜 만한 정도는 됐다. 그동안 너무 더워 눈에 들어오지 않은 여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을 듯싶다. 한국관광공사가 더위가 한풀 꺾인 이맘때 걸을 만한 길을 추천했다.

◆ 다양한 풍경 품은 물길

 

  다랭이마을 출발 남해 한바퀴 '남해바래길'

 

 경남 남해 바래길은 거대한 섬인 남해를 한 바퀴 도는 걷기 길로 ‘바래’는 옛날 남해의 어머니들이 가족 생계를 위해 바다가 열리는 물때에 맞춰 갯벌과 갯바위 등에서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토속어다.

 

 총 10개 코스로 이루어진 남해바래길 중 앵강만을 따라 걷는 2코스 앵강다숲길은 14.6㎞로 남해바래길 안내 소책자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을 정도로 남해바래길의 대표 코스다. 바다를 마주한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가천 다랭이마을을 출발해 홍현마을과 미국마을, 앵강다숲마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남해 바다와 그림 같은 해안 절벽은 물론 방풍림으로 빼곡한 소나무 숲과 남해의 청정 갯벌까지 만날 수 있다.

 
 

 

세가지 보물 찾아 둘레둘레 '삽시도둘레길'

 

 

 충남 보령 삽시도는 대천항에서 40분 걸리는 섬으로, 섬 모양이 화살을 물린 활을 닮아 이름 붙었다. 섬 서쪽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남쪽의 밤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5㎞의 숲길이 삽시도둘레길이다. 섬 서남쪽의 붕굿댕이 사면 숲 속을 걷는 길이다. 거리가 비교적 짧고, 급한 오르내림이 없어 걷기 편하다.

 

 길을 걷는 도중 삽시도가 자랑하는 세 가지 보물인 면삽지와 물망터, 황금곰솔을 찾는 재미도 있어서 흥미진진하다. 진너머해수욕장이나 거멀너머해수욕장에서 보는 일몰이 장관이고, 물때를 맞춰 즐기는 요강수에서의 해루질(주로 밤에 횃불을 밝혀 물 빠진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는 행위)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수타계곡~천녀고찰 잇는 '수타사산소길'

 강원 홍천 수타사 산소길은 수타계곡과 천년고찰 수타사를 잇는 4∼6㎞의 계곡 물길이다. 거리도 짧은 편이고, 길도 평탄한 편이어서 가족 나들이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여름이면 수타사 연못의 연꽃이 관람객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길 옆을 흐르는 수타계곡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물색을 간직한 소(沼)가 줄줄이 이어지며 감탄을 자아낸다. 계곡 중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 사색 즐길 수 있는 산길
 

 

 

 

 
 강원 속초 설악누리길은 척산족욕공원을 시작점으로 하는 약 6㎞의 순환탐방로다. 코스는 달마봉에서 발원한 청초천 상류지역을 통과해 피톤치드 가득한 초록 숲으로 이어진다. 희귀 자생식물을 포함한 다양한 나무와 식물이 한껏 여름의 푸름을 뽐내고 있는 설악자생식물원을 살피고, 바람꽃마을의 풍요로운 논밭 사이를 지나 척산족욕공원으로 돌아온다. 설악누리길은 걷는 즐거움은 물로 다양한 자연생태를 둘러보고 족욕체험으로 피로까지 풀 수 있는 최상의 휴양산책로다.
 
 

 

역사의 뒷이야기 따라 떠나는 '인현왕후길'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가 폐위당했을 당시 기도하며 복위를 꿈꾸었던 곳인 경북 김천의 청암사다. 청암사가 있는 수도산을 중심으로 9㎞ 남짓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장희빈, 서인과 남인 사이에 얽힌 이야기부터 인현왕후가 백성들을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까지 인현왕후의 숨은 뒷이야기를 지르밟으며 인현왕후길을 거닐어보자.

 

걷는 내내 평탄한 지형과 고즈넉한 분위기에 푹 빠져들 수 있다. 무흘구곡에서 백미로 손꼽히는 용추폭포는 무더위를 씻어내 주기에 충분하다

 

 

 

 

▲ 가볍게 걷는 산책로 '칠선~용성간 숲길' 

 

 

 경북 성주 초전면 칠선리에서 출발해 용성리까지 이어지는 칠선~용성 간 숲길은 약 3.4㎞ 거리의 완만한 길로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초전면 칠선리와 용성리, 금산리 등으로 뻗어나가는 길을 걸으며 능선 위에서 주변 경치도 감상할 수 있다. 아직 유명하지 않은 길이라 많은 이들이 찾지 않아 고즈넉이 사색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출처> 2018. 8. 26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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