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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태백산 눈꽃 일출산행, 눈꽃 핀 주목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네!

by 혜강(惠江) 2014. 1. 25.

 

 

태백산 눈꽃 일출산행

눈꽃 핀 주목 사이로 태양이 떠오르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소원 취재기자 

 

 

 

 

◎코스 : 당골광장-반재-천제단-장군봉-문수봉-당골광장, 총 12km 5~6시간 소요

 

 

   한민족의 시원을 품은 태백산(太白山, 1567m), 단군신화의 무대를 품은 신령스러운 산으로 이름이 높다. 뿐만 아니라 겨울이면 눈꽃과 일출산행지로도 인기다. 여기에 태백산 눈꽃축제까지 더해지니 어찌 놓칠 수 있을까? 헤드랜턴을 밝히고 일출산행에 나선 이유다. 

 

  새벽이라기보다는 깊은 밤 같은 한 겨울의 04시30분. 당골광장의 어둠을 가르며 태백산 일출 산행에 나섰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천제단을 지나 장군봉까지 올라야 한다. 왜, 이 새벽에 길을 나섰느냐. 앞서 설명했듯 태백산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분수령을 품은 태백은 전국의 산악인들에게 인기 있는 몸. 특히 겨울 태백산은 눈꽃산행과 더불어 일출산행까지 겸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 인기 비결을 하나 더 더하자면 천제단(天祭壇․국가중요민속자료 제228호)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천제단. 말 그대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뭔가 신령스러운 기운이 전해지는가. 천제단에는 '한배검'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한배검은 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태백시청 신동일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보태자면 "한배검은 그대로 풀어내면 신령스러운 큰 할아버지"다. 이는 곧 단군을 뜻한다. 즉, 태백산 천제단은 하늘에 제를 지내는 제단인 동시에 단군왕검의 신화를 품고 있다는 것. 전국의 무속인들이 치성을 드리러 이곳 태백산 천제단을 찾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단군신화 품은 태백산은 어디일까?

 

                      

아직은 어두운 태백산의 천제단 풍경

 

                      

아직은 어두운 태백산의 천제단 풍경

 *태백산의 신령스러운 기운을 더하는 천제단. 말 그대로 천제를 지내던 제단을 뜻한다. 전국의 무속인들이 치성을 드리러 찾는다. 천제단 안'한배검'이라고 적힌 비석도 놓치지 말자. 한배검은 단군을 뜻한다

 

 

  단군왕검, 그는 누구인가. 한민족 시조로 받드는 고조선의 첫 임금이지 않던가. 한민족의 기원은 태백산과 닿아 있다. 단군신화의 무대가 바로 이곳, 태백산이기 때문이다. 그에 관한 기록은 고려시대 일연의 <삼국유사> 제1권 고조선 조(條)에 실려 있다. 이쯤 고기(古記)의 내용을 살펴보자.

 

  환인의 서자 환웅이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청한다. 환인은 홍익인간(弘益人間․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할 만하다 여겨 그들에게 천부인(天府印) 3개를 주어 다스리게 했다. 천부인은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인간세상에 내려올 때 천제 환인에게 받아온 것으로 <삼국유사>에서는 청동검,청동거울,청동방울이라 전한다. 환웅은 3천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마루 신단수 아래에 신시(神市)를 열고 여러 신들과 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자 청하니 환웅은 쑥과 마늘만으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고 곰만이 견뎌내 사람이 되었으니 이가 웅녀다. 웅녀가 환웅과 결혼해 낳은 아들이 바로 단군이다. 단군은 평양에 도읍해 국호를 조선이라 했고 뒤에 아사달에 천도해 1500년 간 나라를 다스렸다.

 

  단군신화에서 언급된 태백산이 '백두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태백산은 역사․문화적으로 신성한 의미를 지닌 '성스러운 산'에 대한 일반적인 명칭이기도 하다. '太白山'을 풀어내자면 크고 하얀 산이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한뫼'다. 여기서 '한'은 '왕․절대자․진리․크다․하나'를 뜻한다. ''은 '백(白)'으로 표현된다. 흰 것은 광명을 뜻한다. 백두산(白頭山) 역시 '白'을 품고 있다. 백두산은 태백산․도태산․장백산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모두 '크고 흰, 성스러운 산'으로 해석 가능하다. 불리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산을 의미한다. 단군신화의 '태백산'이 '백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달빛 머금은 천제단 아래로 태양이 떠오르다

 

 

                      

장군봉과 천제단 사이를 잇는 랜턴 행렬

 

                      

천제단 아래로 떠오르는 태양

장군봉과 천제단 사이를 잇는 랜턴 행렬이 눈꽃산행을 겸해  일출산행을 하러 태백산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걸 증명한다


 

 

  예상대로라면 2시간 후면 천제단과 직접 마주하게 될 것이다. '태백산 천제단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도 겨울 태백산을 뜨겁게 달구는데 한몫 거든다. 겨울 새벽잠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친 헤드랜턴 불빛이 어둠을 밝힌다.

 

  일정을 잘 맞춰 보름이라면, 또 날씨도 좋다면 달빛만으로도 충분히 산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째 눈바람이 몰아치는 것이 날이 심상치 않다. 새벽부터 부산스레 움직인 산행이니 멈출 수 있을까. 정상에 오르기 전 날이 맑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산행은 당골광장에서 시작해 반재와 천제단을 지나 장군봉까지 갔다 문수봉을 통해 당골로 원점회귀 하는 코스다. 총 12km 정도 되는 거리로 일출 감상시간 까지 포함해 6~7시간 정도 잡으면 넉넉하다.

 

  제법 숨이 차 오를 즈음, 반재를 조금 못가 삼거리를 만난다. 왼쪽으로 가면 문수봉,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반재로 향한다. 가파른 오르막에 나무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삼거리에서 반재까지 10분 거리로 나와 있건만 오르막 나무는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진다. 드디어 반재다. 정상의 딱 반쯤 자리했다고 '반재'라 이름 붙었다. 이제 반만 가면 천제단이다.

 

  추운 날씨라 물 걱정은 안했건만 목이 마르다. 잠시 목을 축이고 땀이 식기 전 천제단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귀찮다고 옷을 껴입은 채로 올라가면 곤란하다. 올라갈 때는 열이 많이 나므로 최대한 땀을 배출할 수 있게 한다. 방한복과 방풍복은 정상에 올랐을 때 요긴하다. 무겁다고 혹은 귀찮다고 가벼운 차림으로 겨울산을 찾아서는 절대 안 된다. 

 

                      

망경사

* 652년(진덕여왕6) 자장이 창건한 망경사. 단종비각과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에 자리해 태백산 등산객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천제의 제수(祭水)로 사용하는 용정(龍井)이 있다.

 

 

                      

단종비각

 *  숙부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의 혼이 백마를 타고 이곳에 이르러 태백산 산신이 되었다는 전설을 품은 단종비각. 망경사와 천제단 사이에 있다

 

 

  얼마나 걸었을까. 오르막과 능선을 번갈아 걷다 보니 '천제단 0.7km, 망경사 0.3km' 안내판이다. 어디로 가건 망경사를 지나 천제단으로 향한다. 일출시간이 빠듯하다면 바로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왼쪽길로 향하자. 눈가루가 멈출 줄 모른다. 산머루로 동이 터오는 모습은커녕 망경사를 비추는 가로등까지 뿌연 것을 보니 오늘 일출 감상은 어려울 것 같다. 망경사에서는 용정(龍井)을 놓치지 말자. 천제단에서 제를 지낼 때 제수(祭水)로 쓰이는 귀하신 몸이다.

 

  망경사를 지나면 오르막 나무계단이 나온다. 이 길 초입에 단종비각이 자리하고 있다. 태백산 인근의 백성들이 숙부 수양대군(세조)에게 죽임을 당하고 구천을 떠돌던 단종을 태백산 산신으로 모셨다. 뿌옇게 어두운 날에 섞인 단종비각을 뒤로 하고 천제단으로 향한다.

 

 

                      

천제단과 장군봉 사이 주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출

 * 장군봉 근처 주목 사이에서 해가 떠오른다. 천제단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좋지만 천제단과 장군봉 사이 주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출도 일품이다

 

 

천제단에서 장군봉으로 향하는 행렬

 *  해가 다 뜬 다음,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또는 천제단에서 장군봉으로 향하는 행렬


 

  천제단이다. 아직 푸른 어둠과 헤어지지 못했다. 서서히 푸릇해지는 새벽은 곧 붉은 태양을 선보일게다. 어둠이 물러갈 때마다 장쾌한 산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달빛은 여전히 천제단 위를 밝힌다.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첫발을 디딘 인간세상, 태백산 신단수의 풍경도 이러했을까. 모여드는 바람도 상서로운 기운을 깨우기에는 부족하다.



 

어둠 가르며 올라오는 태양에 장쾌한 능선 펼쳐져

 

 

                    

눈꽃길 풍경

 

                    

태백산 전체를 감싼 눈꽃길

* 일출을 봤으니 이제 눈꽃을 맛볼 순서다. 날이 밝으니 태백산 전체를 감싼 눈꽃길이 한 눈에 펼쳐진다


 

  천제단 지척에 자리한 장군봉(1567m)으로 발길을 돌린다. 강추위에 카메라가 얼어붙어 마음이 급하다. 천제단에서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은 '주목'이 반겨준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 했던가. 태백산의 터줏대감들은 모두 수 천년을 품고 있다. 장군봉은 벌써부터 일출 포인트를 두고 격전(?) 중이다. 이때 잘 버티기 위해서라도 든든한 옷가지는 필수다. 앞으로 해가 뜨려면 30분은 기다려야 한다. 언제 이런 풍경을 보게 될까.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온통 하얗게 뒤덮인 산하가 붉은 태양에 깨어난다. 태백의 우렁찬 기지개와 함께.

 

 

                      

문수봉에서 바라본 태백산 능선

 

                      

문수봉 정상

* 문수봉에서 바라본 태백산 능선. 이제껏 걸어온 망경사~천제단 ~장군봉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날이 밝고 온전히 해가 떴으니 응당 문수봉으로 향할 시간이다. 처음 닿았던 천제단으로 돌아오자 태백산 표지석이 말간 얼굴을 드러내며 기다리고 있다. '문수봉 3.0km, 당골광장 4.4km, 유일사매표소 4.0km, 사길령매표소 4.1km' 표지판을 따라 문수봉으로 향한다. 문수봉에도 가고 싶지만, 따뜻한 곳에 쉬어가고 싶다면 망경사에 들렀다 문수봉으로 향해도 된다. 문수봉까지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오르막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걷기 어렵지 않다. 흰 눈에 폭 안긴 자작나무들이 지나는 이들을 응원한다. 마법의 숲을 지나 문수봉(1517m)에 닿는다. 

 

  정상에 검은 바위들이 무더기다. 곳곳에 쌓인 돌무더기도 눈에 띈다. 귀찮지만 아이젠을 벗어둔다. 천제단은 물론 망경사와 장군봉 등 새벽부터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볼록한 천제단과 장군봉 두 봉우리는 어미의 가슴처럼 부드럽게 이어진다. 봉우리 끝에 쌓아올린 천제단은 영락없는 젖꼭지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백두대간 줄기며 태백에서 발원하는 한강과 낙동강은 어쩌면 태백산 젖을 품고 뻗어가는 것은 아닌지. 문수봉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그만큼 멋지다는 뜻이다. 태백산 일출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당골광장까지 4.3km'를 알리는 표지판이 돌아갈 시간임을 알린다.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당골광장에 도착해서는 태백석탄박물관도 놓치지 말자. 태백산의 기운을 품고 현실로 향한다. 당골광장에 내려오자 '태백산 눈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오는 27일(금)부터 2월5일(일)까지 태백산과 태백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문의 :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5, 태백산도립공원 033-550-2741~4

 

 

여행정보

[태백산 일출산행 길잡이]

 

 

  육산인 태백산은 겨울철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무리없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일출산행의 경우 어두울 때 출발하므로 헤드랜턴은 필수다. 눈길 산행의 필수품 아이젠과 스패츠도 마찬가지다. 헤드랜턴의 경우 태백시내는 물론 당골광장 근처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정상에서의 추위에 대비해 방풍·방한복도 챙겨야 한다. 모자와 장갑도 필수다.

 

  당골광장~반재~천제단~장군봉~당골광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일반적이다. 당골광장에 숙박시설이며 음식점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이번에 걸은 당골광장~반재~천제단~장군봉~문수봉~당골광장 코스는 5~6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일출산행의 경우 넉넉하게 1시간 정도 여유있게 잡는 편이 좋다. 천제단까지 가장 짧은 시간에 닿는 유일사매표소코스도 많이 찾는다. 유일사매표소에서 정상까지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태백산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야 한다. 태백산 눈축제가 열리는 1월 하순의 일출시간은 오전 7시30분에서 40분 사이. 당골광장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늦어도 5시에는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걸음이 느리거나 일출을 여유있게 보고 싶다면 좀더 부지런해도 좋다. *태백산도립공원 033-550-2741~4.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제천IC→38번 국도→제천→영월→정선→사북고한→석항리 삼거리(우회전)→31번 국도→태백산 당골광장 <수도권 기준 4시간~4시간30분 소요>

 

* 대중교통

서울→태백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매일 34회(06:00~23:00) 운행. 3시간10분 소요.대전→태백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매일 2회(10:10, 16:25) 운행. 4시간 소요부산→태백 동부시외버스터미널(1688-9969)에서 매일 6회(07:28, 09:28, 11:52, 15:31, 16:51, 18:41) 운행. 5시간20분 소요광주→대구 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에서 매일 24회(06:00~22:40) 운행. 3시간30분 소요대구→태백 북부시외버스정류장(1666-1851)에서 매일 7회(07:00, 09:00, 11:00, 14:00, 14:40, 17:10, 19:30) 운행. 5시간 소요태백→당골(석탄박물관) 시외버스터미널로 들어가 오른쪽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매일 24회(07:38~22:20) 운행, 20분 소요

 

2.주변 음식점

  태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로 첫손에 꼽히는 건 바로 한우. 태백시내의 태성실비식당(033-52-5287) 등 태백 한우를 맛볼 식당이 많다. 생등심과 육회 1인분 2만5000원. 강원도 산채정식으로 유명한 너와집(033-553-4669)도 빼놓을 수 없다. 너와정식 1만9000~2만8000원. 산채비빔밥 7000원. 육수가 들어간 태백식 닭갈비도 얼큰한 국물맛에 찾는 이들이 많다. 태백닭갈비(033-553-8119), 김서방네닭갈비(033-553-6378) 등이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3.숙소

 태백 시내에 호텔 메르디앙(033-553-1266), 이화모텔(033-552-2116) 등 숙박시설이 많다. 가족과 함께라면 당골광장에 태백산민박촌(033-553-7440)이나 철암동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도 괜찮다.

 

▶참조

태백시청 관광문화관 033-550-2081태백산도립공원 033-550-2741~4태백석탄박물관 033-550-2743

 

 

 

<출처> 2013. 12. 13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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